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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논의, 대립보단 대화가 먼저다

이한듬 기자VIEW 1,3172021.04.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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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논의, 대립보단 대화가 먼저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4월20일 첫 발을 뗐다. 해를 넘어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국내 경제상황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어렵사리 마련된 협상 테이블이다.

엄중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중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자리이지만 벌써부터 인상률을 놓고 으르렁대는 노사의 모습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논의 첫날부터 노동계와 경영계는 인상률에 대한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통상적으로 첫 회의는 상견례 자리인 만큼 노사 모두 구체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제시하진 않는다. 하지만 노동계는 인상을, 경영계는 최소 동결을 관철하기 위해 벌써부터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노동계는 현 정부 초반 2년 동안 인상률이 16.4%, 10.9%였지만 이후 2년 동안 2.9%, 1.5%로 크게 낮아진 점에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인상률마저 5.5%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박근혜 정부 평균 인상률인 7.4%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노동계는 올해 대대적인 인상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결정인 만큼 국민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저임금의 최대 부담 주체인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임금지불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동결이나 삭감 등 강수로 맞설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경영계는 최초 2.1% 삭감안을 제시했으며 공익위원들의 수정 요구에도 또 다시 1.0% 삭감안을 제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충돌은 매년 반복돼 온 일이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무기한 보이콧을 선언하고 이어진 논의에 참석하지 않다가 공익위원들의 중재와 표결로 인상률이 결정되면 이를 맹비난하는 상황이 되풀이돼 왔다. 올해 유례없는 경제위기라는 상황을 놓고도 노사 간 아전인수식 해석과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사의 의견 대립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사업주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렸고 근로자 역시 고용한파의 직격탄을 맞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해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간곡하게 전달하다 보니 극렬 대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논의는 누가 더 힘든지 불행의 우열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 모두가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며 타협해야 하는 자리다. 최임위가 마주 앉은 협의 테이블은 이를 위해 마련된 대화의 장이다.

각 위원들은 현재 한국의 경제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면밀히 진단하고 분석해 최선의 합의점을 찾아야 할 책임이 있다. 상대방의 주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으로 일관하거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이 없도록 노사가 대화의 끈을 이어가길 바란다.

이한듬 기자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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