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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R&D 투자만 10조”… 이유 있는 항암제 시장 독식

[머니S리포트-항암제 한국은 왜 안될까?①]‘꿈의 혁신신약’ 항암제, 왜 국내 제약사들은 안될까

이상훈 기자VIEW 9,2562021.04.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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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항암제 시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 ‘캄토벨’ ▲동화약품 ‘밀리칸’ ▲한미약품 ‘올리타’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출시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성적은 신통치 않다. 밀리칸은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진취하됐고 올리타는 경쟁 약물보다 상업화 속도가 늦어지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캄토벨 처방 실적은 저조하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항암제 시장 도전은 로슈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기업이 출시한 항암신약이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험로의 연속이었다. 다국적사 제품 일변도인 국내 항암제 시장 한계점과 글로벌 혁신 신약을 꿈꾸고 있는 국내 기업의 미래를 살펴봤다.
글로벌 제약사 “R&D 투자만 10조”… 이유 있는 항암제 시장 독식


글로벌 제약사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국내 항암제 시장에 급격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로슈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는 1세대 항암제부터 2·3세대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단단히 굳히고 있다. 이들의 항암제 시장 독식은 ▲오랜 기간 축적된 신약개발 노하우 ▲전문인력 고도화 ▲혁신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국내 항암 의약품 시장 선도




국내에서 1000억원을 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의약품은 ▲키트루다(한국MSD)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 ▲리피토(비아트리스) ▲아바스틴(한국로슈) ▲휴미라(한국애브비) 등 단 5개 품목뿐이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토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를 제외하곤 모두 항암 분야 치료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가 항암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높은 시장성’에 있다. 최근 5년 기준 가장 돋보이는 약물은 새로운 기전의 항암치료제인 키트루다와 타그리소다. 두 약품은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에서 1~2위 자리를 놓고 다툴 정도이며 최근 5년간 각각 1316%, 454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 속도를 보였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억제제로 불리는 항암제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6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9년부터는 1000억원 이상 팔리는 약품이 됐다. 2020년 실적은 1557억원으로 국내 의약품 시장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매출 상승세를 탔다.


글로벌 제약사 “R&D 투자만 10조”… 이유 있는 항암제 시장 독식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 시장 1위 품목인 타그리소는 2020년 처음으로 1000억원대 매출 대열에 합류했다.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이후 단 5년 만의 일이다. 타그리소 역시 건강보험급여에 포함되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아바스틴’은 스테디셀러 항암제로 통한다. 국내 발매는 2007년으로 14년이 흘렀지만 꾸준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적응증이 다양한 게 꾸준한 인기 비결로 풀이된다. 2016년 600억원대, 지난해 실적은 1040억원으로 최근 5년간 75.2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공세가 예상되지만 당분간 특히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독보적 ‘한국로슈’, 항암제 만으로 매출 3651억원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한국로슈다. 최근 5년간 항암제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로슈의 항암제 부문 5년 성장률은 무려 89.39%에 달했다. 2016년 1972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2배 가까이 성장한 3651억원까지 늘어났다.


글로벌 제약사 “R&D 투자만 10조”… 이유 있는 항암제 시장 독식


로슈는 항바이러스제인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로 유명한 제약사다. 하지만 독감치료제는 로슈의 일부일 뿐이다. 실제로는 국내에 ▲아바스틴 ▲퍼제타 ▲티쎈트릭 ▲타세바 ▲허셉틴 ▲캐싸일라 등을 출시한 항암제 전문기업이다. 항암제 매출만으로도 국내 중견급 제약사의 회사 전체 매출보다 많다.

무엇보다 국내시장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최근 몇 년간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건강보험급여 등재도 순조롭게 진행해 혁신 치료제에 대한 국내 환자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슈의 국내시장 공략은 허셉틴과 아바스틴으로부터 시작됐다.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허셉틴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매출이 1034억원에 달하는 대형 약품이었다. 2019년 특허 만료 후 하향세를 걷긴 했지만 여전히 700억원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R&D 투자만 10조”… 이유 있는 항암제 시장 독식
로슈는 허셉틴 국내 매출 감소를 후발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캐싸일라와 퍼제타 등 차세대 항암제를 내놓으면서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 시장 규모를 크게 키운 것. 캐싸일라는 지난해 434억원, 퍼제타는 74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성장률은 각각 964%와 758%에 달한다. 아바스틴 역시 특허 만료로 경쟁 체제에 돌입했지만 앞서 거론된 것처럼 실적은 오히려 크게 늘어 ‘제2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로슈는 시의 적절하게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항암제 분야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해 왔다. 로슈 측은 한국에서의 성공 원동력으로 ▲고도화된 전문인력 ▲매출의 20%에 달하는 R&D투자 ▲다양한 협력관계 구축 등을 꼽았다. 회사는 매년 120억달러(약 13조원)를 신약개발 R&D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신약개발 투자를 가장 많이 한다는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하는 셈이다.


로슈 관계자는 “(항암제 시장 선도는) 오랜 기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전문 인력과 함께 기존 방식에 머물지 않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방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됐기 때문”이라며 “내·외부로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혁신 신약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로슈의 노력은 항암제 분야 치료 패러다임 선도로 이어졌다. 로슈 관계자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치료제인 허셉틴과 아바스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최근 출시한 암종 불문 항암제 로즐리트렉 등으로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

머니S 산업2팀 제약바이오 담당 이상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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