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울며 겨자 먹기로 5G 강매 당한다

[머니S리포트-5G 2년, 불만 2년②]떨어지는 품질, 비싼 요금제… 돌아가고 싶어도 "안돼"

강소현 기자VIEW 5,2482021.03.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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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우리 일상을 크게 바꿔놓은 IT제품을 하나 꼽자면 바로 스마트폰일 것이다. 혁신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어느덧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했다. 스마트폰과 짝을 이루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발전 속도도 눈부셨다. 2G→3G→4G로 이동통신 세대가 올라갈수록 단말기와 요금은 점점 비싸졌지만 그만큼 누리는 것도 많아졌다. 5G는 2018년까지만 해도 그저 꿈같은 단어였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로 다양한 융합산업과 실감콘텐츠가 꽃피울 것으로 들떠있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루면서 우리가 그 약속의 땅에 먼저 깃발을 꽂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2021년의 우리는 여전히 LTE를 오락가락하는 5G 스마트폰을 쓰면서 더 비싼 5G 요금을 내고 있다. 20배 빠른 5G는 없었고 LTE 알뜰폰이 인기를 끈다. 5G 상용화 2주년을 맞아 ‘5G 선진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전시장 인근에 5G 상용화를 알리는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전시장 인근에 5G 상용화를 알리는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뉴스1


‘LTE’(Long Term Evolution) 전환을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다시 5G로 눈을 돌렸다. 최신 단말이 5G 전용으로만 출시되며 선택지가 5G로 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전까지 5G는 커버리지·속도 등 품질 대비 비싼 요금제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던 터다. LTE도 때아닌 망 품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소비자는 최선책 없는 차선책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5G 데이터 사용량 선택지는 단 2개… 10GB 또는 100GB






최근 이통사는 정부의 권고로 다양한 신규 5G 요금제를 선보였지만 소비자의 선택지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들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0GB(기가바이트·데이터 용량 단위)대와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돼 있어서다.


각 사의 구간별 요금제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은 ▲9GB 5만5000원 ▲200GB 7만5000원 ▲무제한 9만9000원 등이다. KT는 ▲10GB 5만5000원 ▲110GB 6만9000원 ▲무제한 8만원 등이고 LG유플러스는 ▲12GB 5만5000원 ▲150GB 7만5000원 ▲무제한 8만5000원 등으로 구성됐다.


5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5GB와 맞아떨어지는 요금제가 없다. 소비자들은 소량의 데이터를 더 쓰기 위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SK텔레콤이 110GB과 250GB 구간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고 LG유플러스와 KT가 각각 월 4만7000원에 6GB, 월 4만5000원에 5GB를 주는 중저가요금제를 내놓았음에도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는 이유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이통사가 25GB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선 현재 중저가요금제 가격이 더 저렴해져야 한다”며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선 소비자가 해당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서 평균수익(ARPU) 극대화를 위해 일부러 높은 데이터와 요금제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가 제공하고 있는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0GB(기가바이트·데이터 용량 단위)대와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돼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통사가 제공하고 있는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0GB(기가바이트·데이터 용량 단위)대와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돼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LTE로 유턴하려니까… 최신 단말은 전부 5G






품질 대비 높은 5G 요금에 대한 불만은 LTE 유턴으로 이어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병)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부터 2020년까지 5G를 사용하다 LTE로 전환한 사용자는 56만3000명에 달한다. 전체 5G 가입자 중 6.5%(8월 말 기준)에 해당한다.


당시 홍 의원은 “5G의 낮은 품질, 충분하지 않은 커버리지, 비싼 요금제에 질린 소비자가 번거로운 절차를 뚫고 LTE로 돌아가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는 5G 품질향상과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많은 소비자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5G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최신형 단말기가 5G 전용으로만 출시되면서다. 5G가 낮은 품질과 고비용 등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최신 고사양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1월29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울트라는 5G 기종으로만 출시됐다.


최신 단말이 5G 전용으로만 출시됨에 따라 자급제 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해 LTE 알뜰폰(MVNO)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들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4년간 내리막길을 걷던 알뜰폰 이용자 수는 2020년을 기점으로 변환점을 맞았다. 2020년 알뜰폰 이용자 수는 119만3017명이었다. 이전까진 ▲2016년 122만7704명 ▲2017년 110만1399건 ▲2018년 99만9917건 ▲2019년 86만5696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터다.


김주호 팀장은 “같은 단말기가 해외에선 LTE와 5G 겸용으로 출시되는 반면 국내에선 5G로만 출시해 (5G)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알뜰폰을 통해 LTE 가입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에 능숙하지 않으신 분들의 경우 쉽지 않다. 소비자에게 단말기와 LTE·5G 서비스 간 자유로운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_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_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_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_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LTE도 품질 논란… 고의? NSA 방식?






최근엔 LTE망마저도 품질 논란에 휩싸이며 이용자의 불신을 키웠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TE 품질을 측정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전년 대비 5Mbps(초당 메가비트·데이터 전송 속도 단위) 줄어든 153Mbps로 조사됐다. 2020년 통신사별 LTE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207.74Mbps(2019년 211.37Mbps) ▲KT 142.09Mbps(2019년 153.59Mbps) ▲LG유플러스 109.47Mbps(2019년 110.62Mbps) 등으로 소폭 줄었다.


LTE 속도 저하의 유력한 요인으론 비단독모드(NSA) 방식이 지목된다. NSA는 5G가 연결되지 않는 곳에선 LTE 망으로 접속되는 방식이다. 5G가 안될 경우 LTE로 트래픽이 쏠리면서 속도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지난해 12월30일 ‘2020년도 통신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 평가’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으로 파악이 필요하지만 도심에서 LTE 속도가 저하된 것은 NSA로 LTE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도 “현재 NSA 방식 5G 서비스는 LTE망 속도 저하에 영향을 준다. 5G가 안 될 때 LTE로 전환되는 만큼 LTE의 트래픽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원격교육 증가로 모바일 트래픽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LTE의 품질을 고의적으로 떨어뜨려 5G 가입자를 늘리고자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과거 3G·LTE망과 달리 5G는 기지국을 늘려가는 동시에 품질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LTE 속도 저하에 관여했는지 정부가 조사해 볼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 같은 소비자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올해 5G와 함께 LTE망 품질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SKT는 당사만의 솔루션을 네트워크에 적용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LTE 품질을 관리 중이다. KT는 5G 가입자가 많은 도심·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5G망을 구축하고 외곽지역으로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LTE의 속도 저하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5G만을 사용하는 단독모드(SA) 시범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엔지니어들이 통화품질 솔루션을 가지고 상시 점검해 보강하고 있으며 특정 위치에 트래픽이 형성될 경우 이를 분산시켜 LTE의 망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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