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OOO 팀장입니다"… 종목 추천 문자, 합법일까

김정훈 기자VIEW 3,3942021.02.20 05:43
0

글자크기

최근 주식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리딩방 가입 권유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주식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리딩방 가입 권유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주식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리딩방 가입 권유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 종목을 추천해주고 주가 상승폭을 확인 시켜준 뒤 정보 제공을 미끼로 회원가입을 권유하는 식이다. 주식투자자들은 이런 유형의 문자를 종일 받으며 고수익 유혹에 흔들린다.


어떤식으로 투자를 해야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들의 경우 이런 유혹에 쉽게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식리딩방의 경우 사실상 불법이다. 또 투자 손실을 보더라도 회비 환불 등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고수익 보장'에 흔들리는 주린이




 "'OOOO' 종목 상한가 보셨죠? 다음 종목은 함께 미리 잡아요." 


#.초보 주식투자자 직장인 정모씨(39)는 올해 초부터 김미영(가명) 팀장 이름으로 발신된 종목 투자 권유 문자를 수십통 받았다. 단순 스팸문자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정씨는 발신인이 추천한 종목이 다음날 실제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본 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상담을 받은 정씨는 "특정 종목을 수천명의 회원이 일정기간 집중 매수한 뒤 특정 시점에 매도해 수익을 내는 방법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그는 '합법적인 방법이라 나중에 문제가 생길 일도 없다'며 회원가입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경험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유혹하는 ‘주식 리딩방’이 부쩍 증가했다. 주식 리딩방은 온라인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리더(leader)나 자칭 주식 전문가 등 투자전문가가 실시간으로 특정 주식을 추천(리딩)하고 매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업체들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휴대폰 문자' 등을 이용해 자칭 ‘주식투자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한다. 이후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회원을 모으는 등 적극적으로 개인 매수세를 모은 뒤 해당 종목 주가를 띄우는 식이다.

최근에는 보다 진화한 방법도 성행하고 있다. 정씨에게 제안을 한 업체는 금융위원회에 유사투자자문업체로 등록된 S사였다.

이 업체는 카카오톡 같은 문자, 그리고 유튜브나 네이버카페 등에서 수천명의 개인 회원을 모은 뒤 2~3주간 순번을 두고 매수를 해 주가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갑자기 급등하면 일반 투자자들이나 금융당국의 의심을 살 수 있어서다.

정씨는 "문자 발신인은 월 100만~150만원의 회비를 내면 종목을 매일 추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은 금융위에 정식 등록된 합법적인 업체라고 강조했다"며 "매달 꾸준히 15~20%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가입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종목 추천 문자에 흔들릴 수 있다. 일부 유사투자자문 업체들의 경우 최근에 주식 계좌를 개설한 '주린이'들을 타깃으로 잡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증권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들의 데이타베이스(DB)를 입수해 문자를 보내는 식"이라며 "수익 내기에 급급한 주린이들이 이런 유혹에 더 잘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종목 추천, 합법일까




이러한 주식 리딩방 업체들은 금융 전문성이 미검증된 유사투자자문업체다. 유사투자자문업은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SNS, 인터넷 방송, 문자 메시지, 블로그 등을 통해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해주는 업종이다.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업을 영위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일대일 투자자문을 하거나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을 위탁받는 행위, 회비 등을 받는 것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또 정식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을 보장 받을 수 없다.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의한 소비자 피해도 증가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투자자문(컨설팅)’관련 피해구제는 2017년 475건에서 2019년 3237건으로 급등했다. 피해유형 95%는 ‘계약해지 거부 및 환급지연’, ‘위약금 과다청구’ 등 회비와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해 증시 호황 속 개인투자자가 대거 늘었나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구제 신청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댓가를 받고 개별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행위는 전문인력 등 요건을 갖춘 ‘투자자문업자’(금융회사)에게만 허용된다"며 "'금융위에 정식 신고된 업체'라는 애기를 들은 초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돈을 내고 종목 추천을 받는 행위가 합법적이라고 혼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딩방 운영자는 전문적인 투자상담 자격을 검증 받지 않아 투자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이런 업체들의 경우 환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손실발생 시에는 손해배상 청구도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정훈 기자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관련기사 보기

오늘의 주요 뉴스에요

증권 한줄뉴스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