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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아우들의 맹추격… ‘철통 방어’에 나선 형들

[머니S리포트- 리딩금융 전쟁]③ 중견 보험사, 덩치 키워 상위권 도전 vs 대형사, 상품성 키워 방어

전민준 기자VIEW 6,5132021.02.2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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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13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금융투자회사는 코스피 3000에 열광하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거래 수수료가 크게 늘었고 보험사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금융회사는 ‘리딩금융’ 왕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지주는 계열사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초대형IB(투자은행) 진출을 추진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리딩금융 도약에 나선 금융회사의 경영전략을 짚어본다.
보험업계에서 중견사의 약진이 이어지며 대형사가 철통방어에 나섰다./사진=각사
보험업계에서 중견사의 약진이 이어지며 대형사가 철통방어에 나섰다./사진=각사


보험업계에 중견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여전히 대형사가 중견사를 크게 앞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회계연도 연결기준 생명보험 상위 3개사(삼성·한화·교보)의 당기순이익은 1조7530억원으로 4~8위에 랭크된 5개사(미래에셋·신한·오렌지라이프·KB·푸르덴셜)가 기록한 6615억원보다 2.7배 높다. 

손해보험 상위 3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의 경우 올해 당기순이익이 1조6529억만원으로 4~6위(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의 6430억원보다 2.6배 높다. 하지만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디지털화 등으로 중견 보험사가 대형사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대형사도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손해율을 낮추는 형태로 중견사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지주 보험사 매서운 성장… 삼성생명·한화생명 대책은 






보험업은 금융그룹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 금융그룹은 기존 보험사를 인수·합병하는 형태로 보험업에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 성공 사례가 KB금융그룹의 푸르덴셜생명 인수합병이다.

푸르덴셜생명은 2019년 말 기준 총자산 21조790억원 규모의 국내 중위권 생명보험사다. 생명보험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RBC 425%)을 비롯해 안정적 이익 창출과 업계 최고 수준의 우수설계사 등을 바탕으로 손꼽히는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KB금융그룹의 2019년 총자산은 518조5000억원으로 1위인 신한금융지주(552조4000억원)와 6.5%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은 불과 1년 만에 총자산을 610조7000억원까지 불리며 신한금융지주(605조3000억원)를 추월했다. KB금융은 지난해 3조45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금융(3조4146억원)을 근소하게 앞서며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두 그룹의 순이익 차이는 406억원이다.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에 다시 오른 건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KB금융이 리딩금융을 탈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몸집을 키운 데다 대표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사태를 피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은 1450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으로 선두 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의 자산 규모(2019년 말 기준)는 66조9953억원으로 3대 대형사인 삼성생명(287조3579억원)·한화생명(121조7568억원)·교보생명(107조8935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가 된다.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TM(전화판매)·FC(보험설계사) 채널과 건강보험 및 변액보험 등 판매 채널과 주력 판매 상품에서 각각 업계 최고 수준의 강점을 보여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통합법인 초대 수장이자 신한생명 대표이사인 성대규 사장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상당한 신임을 얻은 상태다.

신한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78억원으로 전년(1239억원) 대비 43.6% 급증했으며 위험률차손익(사차익)과 이자율차손익(이차익)이 모두 늘며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손해율은 91.3%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개선됐고 사업비율 역시 0.7%포인트 개선된 8.6%로 나타났다. 이에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은 99.9%를 기록했다. 

금융그룹 보험사의 추격을 뿌리치는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 보험사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전년 대비 30.3% 증가한 1조37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맏형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313.7% 증가한 24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실적 공시 전이지만 업계에선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리 영향을 덜 받는 보장성보험의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까지 보장성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증시 활황과 채권 금리 상승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고액으로 쌓아오던 변액보증 준비금이 대거 환입된 것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상품의 사망보험금이나 연금 등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이다.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험료를 결정하는 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떨어졌을 경우 보험사는 그 차액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 2200억원, 4분기 2500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을 환입했다. 

한화생명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을 택했다. 신설 판매전문회사는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로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설립 방식은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 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다. 오는 3월 중순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출범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 설립되면 약 540여개의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FP만 2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현재 관련 업계에서 설계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1만5000여명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자본금 규모 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신설되는 판매 전문회사의 총자본은 6500억원이다. 

교보생명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생명이 암 보험금 미지급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아 신사업 진출이 어렵다는 게 교보생명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보험사·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와 관공서·병원 등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토대로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추천·개발하는 사업이다. 고객은 본인의 신용도·자산·대출 등과 유사한 소비자가 가입한 금융상품의 조건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본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요구가 큰 보험사 입장에선 마이데이터는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다. 

보험 아우들의 맹추격… ‘철통 방어’에 나선 형들






메리츠화재의 무서운 성장… 빅3, 손해율 낮춰 실적 개선 






손해보험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성장세가 무섭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4334억원으로 전년보다 59.8%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95.3% 증가한 6103억원을, 같은 기간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13.9% 증가한 9조 15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계약기간이 긴 ‘장기 보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손해율 안정화에도 집중하면서 꾸준한 매출·순이익 증대를 이룰 수 있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장기 인보험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분기 기준으로 처음 앞지르기도 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7573억원, 영업이익은 20.6% 증가한 1조44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장기위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85.2%로 전년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것과 사업비 절감을 통해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삼성화재 전체 매출의 29.5%를 차지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4.5%로 전년 대비 5%포인트 낮아진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보험영업이익 증가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 증가한 17조7102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전년 대비 47.5% 급증한 5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3.2% 증가한 732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은 자동차·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효과가 컸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이동량이 줄면서 사고발생건수가 줄었고 속칭 ‘나이롱’(가짜) 환자가 감소하면서 병원비로 지급되는 보험금이 줄었다. 

실제 지난해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자동차보험 평균 누계 손해율은 85.6%로 전년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고객 만족도 향상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양사는 ▲유병자 보험 ▲인터넷 완결형 보험 ▲질병 예방 및 재활 보장 보험 등 고객의 건강과 생활에 필요한 보험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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