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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지갑·포도껍질 가죽?… 영역 커지는 비건 시장

홍지현 기자VIEW 3,2742021.02.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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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시장이 식품을 넘어 화장품,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성남점에 마련된 채식주의자를 위한 상품 코너. /사진=홍지현 기자
비건 시장이 식품을 넘어 화장품,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성남점에 마련된 채식주의자를 위한 상품 코너. /사진=홍지현 기자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 등 윤리적 이유로 착한 소비에 동참하는 인구가 늘며 비거노믹스(Vegan+Economics·채식주의자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식품에만 국한됐지만 이제는 비건 화장품, 패션까지 등장하면서 비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채식 인구가 2018년 이후 10년 사이 2~3배(약 150만명) 증가한 것도 각종 비건 제품 출시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비건의 범위는 식습관에 그치지 않고 동물성 제품 사용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이 추가돼 '비건 패션', '비건 화장품'도 생겼다. 이 같은 비건 제품은 MZ세대(1980년대 초~2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를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다.


황혜선 성균관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단순히 기능과 품질, 가격에만 이끌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생산 과정이나 사용·처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들의 이러한 사회책임적 소비성향이 지금의 비건 제품 소비의 증가로 이어진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얼티 프리' 잔혹함 없는 비건 패션… 사회적 가치 추구




비건 패션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를 준수한다. 사진은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가 인조 모피를 사용해 만든 코트. /사진=비건타이거 제공
비건 패션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를 준수한다. 사진은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가 인조 모피를 사용해 만든 코트. /사진=비건타이거 제공
패션 브랜드들도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수용하며 비건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 없는(크루얼티프리, Cruelty-free) 원재료를 이용해 옷을 만드는 비건 패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미 버버리, 구찌, 베르사체 등 해외 유명 브랜드는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퍼 프리, Fur-free) 정책을 선언했다.


국내 브랜드인 비건타이거는 잔혹함 없는 패션인 크루얼티프리를 지향한다. 비건타이거는 실크 대신 식물 소재로 만든 로브, 인조 모피로 만든 옷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비건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양윤지 비건타이거 마케팅 실장은 "(과거에 비해) 인기를 엄청 실감하고 있다. 대중들이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내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가 나를 말해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공급이 엄청난 시대에 '잘'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의 멋진 생각이 시장과 새 트렌드를 만든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비건 패션을 소비하는 이유가 거창하지 않다고 말한다.

뷰티·패션 블로그 운영자 김소라씨(여·36)는 제품 구매 이유에 대해 "비건 제품이라 구매한 것은 아니다. 힙한 느낌의 프린팅도 좋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도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조 모피(에코퍼, Eco-fur)는 촉감과 보온성면에서 진짜 모피와 다르지 않다. 보관의 편리함, 디자인의 다양함, 저렴한 가격, 세탁의 편의성까지 생각하면 굳이 '동물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지 않아도 인조 모피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무섭게 성장하는 비건 화장품… 2025년 23조 시장 예상




비건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고 제품 생산 공정 전후 교차오염이 없어야 한다. 사진은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의 비건 립 버터 제품. /사진=멜릭서 제공
비건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고 제품 생산 공정 전후 교차오염이 없어야 한다. 사진은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의 비건 립 버터 제품. /사진=멜릭서 제공
비건에 걸맞게 동물성 원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 사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제품 생산 공정 전후 교차오염도 없어야 한다.


패션과 함께 국내 비건 화장품 수요 역시 최근 몇년 동안 증가했다. 지난 2018년 글로벌 컨설팅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부터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208억달러(한화 약 23조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비건 화장품 브랜드 멜릭서는 스킨케어는 물론 색조 립밤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내놓으며 관심받고 있다. 용기, 패키지, 협력업체를 정하는 데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지윤 멜릭서 홍보 마케팅 담당자는 "저희 고객 중에는 채식을 실천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비건 화장품으로 시작한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다"며 고객의 제품 구매 이유를 밝혔다.

이어 "브랜드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비건 화장품'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건의 결과만 나올 정도로 비건 화장품은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비건 시장이 무섭게 성장했다"고 짚었다. 이어 "멜릭서의 매출도 2019~2020년 크게 성장했고 팀의 규모도 훨씬 커졌다"며 "비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성장한 것을 실감한다"고 설명했다.

멜릭서는 모든 제품에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위험 등급 성분, 인공 향료 등을 배제하고 식물성 원료에 기반해 화장품을 만든다.

뷰티 블로그 운영자 김서현씨(여·23세)는 "화장품으로 비건을 실천함으로써 친환경에 기여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며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구매 이유를 설명했다.





선인장·포도껍질로 비건 제품 생산… 친환경 혁신 소재 눈길





가죽이 식물과 과일 소재로도 만들어지는 등 비건 제품이 패션과 화장품에서 나아가 세제, 치약 등 생활용품 영역까지 확장됐다. 사진은 생활용품 브랜드 낫아워스의 선인장 가죽 카드 홀더. /사진=낫아워스 제공
가죽이 식물과 과일 소재로도 만들어지는 등 비건 제품이 패션과 화장품에서 나아가 세제, 치약 등 생활용품 영역까지 확장됐다. 사진은 생활용품 브랜드 낫아워스의 선인장 가죽 카드 홀더. /사진=낫아워스 제공
식품을 넘어 패션과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힌 비건 제품은 식물 성분으로만 구성된 지갑·신발 등 생활용품 시장에도 발을 뻗었다.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 낫아워스는 선인장 가죽으로 만든 지갑을 선보였으며 비비엘하우스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비건 생활용품을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앤아더스토리즈는 포도 껍질·줄기·씨로 만든 가죽 '비제아'(VEGEA)를 사용해 샌들을 출시한 바 있다.

낫아워스는 지난해 여름 텀블벅(크라우드 펀딩 업체)을 통해 멕시코 데세르토 사의 선인장 가죽으로 만든 카드 홀더 제품 펀딩을 진행했으며 6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낫아워스는 전 제품에 폴리염화비닐(PVC)과 동물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합성피혁으로 흔히 사용되는 PVC는 비건 소재이지만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사람과 환경에 가장 해로운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신하나 낫아워스 공동대표는 "브랜드를 운영한지 3년 정도 돼가는데 대체적으로 제품에 대해 만족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특히 환경 친화적이면서 혁신적인 소재에 대한 관심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인장 가죽 지갑을 구매한 소비자 강혜지씨(여·25세)는 "동물 착취를 통해 얻어진 가죽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지는 가죽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환경오염과 윤리적인 과정을 고심해 제품을 만들어준다면 보다 더 건강한 소비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 성분을 확인하며 비건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만드는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비비엘하우스에 방문한 임은하씨(왼쪽)와 딸의 모습. /사진=비비엘하우스 제공
소비자가 직접 제품 성분을 확인하며 비건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만드는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비비엘하우스에 방문한 임은하씨(왼쪽)와 딸의 모습. /사진=비비엘하우스 제공
비비엘하우스는 스킨·바디 케어 제품뿐만 아니라 세탁세제, 치약, 비누 등 생활용품도 비건 소재로 만든다. 


김희성 비비엘하우스 대표는 "음식과 화장품에 대한 접근이 다르지 않다"며 "라벤더·허브·한약 약재 등 식물 유래 성분으로만 제품을 만든다. 천연 보존재를 사용해 4개월 정도 쓸 수 있다"고 자사의 스스로 만드는(DIY) 화장품을 치켜세웠다.

이곳에서 직접 화장품을 만든 임은하씨(여·51)는 "내가 직접 만들면 (화장품) 성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고 나만을 위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웰빙이 중요한 시대라 음식뿐만 아니라 몸과 얼굴에 사용하는 제품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상품을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식품과 패션, 화장품, 생활용품 등 비건 시장 확대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장기적으로 주목받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교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방향성이 중요해졌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사회적 가치,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기업과 제품에 대해 더 많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따라서 비건 제품들이 주로 추구하는 친환경·건강·윤리적 의미와 가치는 매우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겉으로만 비건을 표방하는 것은 단기적인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비건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방향으로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와 전략을 수립할 때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홍지현 기자

안녕하십니까. 머니S 홍지현기자 입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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