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5억짜리 집 4억 '영끌'했다가 금리 1% 오르면 연이자만 '2800만원'

[머니S리포트-대출절벽에 금리인상]④ 집값 안오르면 하우스푸어 어쩌나?

김노향 기자VIEW 13,9122021.01.1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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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 새해 시작과 동시에 대출시장이 얼어붙었다. ‘빚으로 버텨야 하는’ 서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금융·부동산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금융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빚을 갚으려 다시 빚을 내는 ‘빚의 굴레’로 빠질 수 있어서다. 새해 달라지는 대출제도와 현실로 다가온 ‘부채폭탄’ 우려를 진단해봤다.
현실적으로 빚을 내야 집을 살 수 있는 환경에서 금리 인상 리스크는 하우스푸어의 또 다른 고통이 될 전망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현실적으로 빚을 내야 집을 살 수 있는 환경에서 금리 인상 리스크는 하우스푸어의 또 다른 고통이 될 전망이다. /사진=장동규 기자


# 두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직장인 A씨는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와 경기 분당신도시 빌라 등 두 채를 보유했다. 현재 사는 곳은 분당의 빌라 1층. 보육환경이나 직장과의 거리를 고려해 사는 곳을 선택했고 서울 아파트는 자녀 진학시기에 맞춰 이주할 계획이다. A씨는 2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 500만원의 대출 원리금을 갚고 있다. 고액 연봉을 받아도 매달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금리가 낮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만이 아니라 신용대출과 보험대출을 비롯해 고금리의 P2P 대출까지 안고 있다. 그럼에도 집을 팔지 않는 이유는 몇 년 후 서울로 이주할 때 지금보다 더 오른 집값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 때문이다. 그는 “올해부터 2주택자 보유세까지 더하면 무리라는 걸 알지만 집값이 그만큼 오를 것을 믿고 버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30일 서울 5억원대 분양가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DMC파인시티자이’ 잔여세대 무순위청약. 29만80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1순위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이 커졌다. 무순위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1가구 분양에 30만명 가까이 몰린 건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절반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1순위 당첨자 김모씨는 계약금 약 1억519만원을 마련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다 보니 ‘로또 분양’이라는 허황된 꿈을 꾼 ‘묻지마 청약’이 잇따랐지만 실제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대박은커녕 쪽박이라는 경고도 울린다. 이번 무순위청약을 신청한 B씨는 “대출 규제로 신용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한 달 이자가 월급 수준”이라며 “아파트값이 안 오르면 로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값, 안 오르면 어떡하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0.3%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 4040만원을 기록했다. 84㎡ 기준 아파트값 평균이 10억2836만원이 됐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조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5%다. 최저임금 상승률은 2020년 2.9%에 이어 2021년 1.5% 인상됐다. 물가나 임금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폭등 수준’이어서 올해는 지난해만큼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힘들다는 전망이 점점 늘고 있다. 올해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가 한꺼번에 오르는 것 역시 집값 상승을 막는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이용자 323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59%로 절반을 넘었지만 ‘하락’이라고 답한 사람 역시 29%로 3분의1에 달했고 12%는 ‘보합’을 예상했다.

머니S가 지난달 부동산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집값 전망은 ▲10% 이하 상승(12명·60%) ▲보합(4명·20%) ▲10% 이하 하락(2명·10%) ▲10% 이상 상승(2명·10%)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0년처럼 매매와 전세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일은 극히 드문 사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기가 나쁜 상황에 세금 부담이 커지고 장기간 집값 상승에 대한 부담도 커 과도한 빚 때문에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옥 디자인 기자
김은옥 디자인 기자




금리 1% 높아지면 하우스푸어 이자는?




현실적으로 빚을 내야 집을 살 수 있는 환경에서 금리 인상 리스크는 하우스푸어의 또 다른 고통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될 경우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다고 해도 국내 시중은행은 대출 규제로 자금조달금리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리가 높은 P2P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시중은행 대비 두 배 높은 80% 수준으로 규제가 낮아 현금이 부족한 젊은 층의 ‘영끌 대출’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P2P에서 각각 40%씩 총 80%(4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한 달 이자는 KB국민은행 신규 코픽스 12개월 기준 3.34%(55만7000원)와 8퍼센트(P2P업체) 기준 약 8.5%(141만7000원) 등 총 197만4000원이다. 만약 금리가 0.5%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한 달 이자는 214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가 1.0% 오를 경우 한 달 이자가 230만6000원으로 늘어나 1년이면 2800만원 가까이 더 내게 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선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과거 정부의 하우스푸어 사태는 대출자뿐 아니라 매매시장 위축으로 전셋값을 급등시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높이는 문제가 컸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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