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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주인은 ‘나야 나’, 금융생활이 달라진다

[머니S리포트-마이데이터 시대]① 금융 경계 허문다… 데이터 주권 이동

이남의 기자VIEW 4,7242021.01.06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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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대가 열린다. 마이데이터 성패는 시장을 선점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보이느냐에 달렸다. 개막을 앞둔 마이데이터 시장의 면면을 살펴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축년 한국 금융시장에 마이데이터 사업 빅뱅이 일어난다.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을 담은 ‘데이터 3법’이 지난해 8월 시행됨에 따라 올 2월부터 개인이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가 신용정보나 금융상품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포켓 금융’(Pocket Finance)이다. 금융회사는 은행·보험·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한 데 모으고 개인은 신용관리나 자산관리 등 개인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주권’이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에게 있는 셈이다.

금융정보뿐 아니라 공공요금 납부와 온라인 쇼핑 같은 비금융 데이터의 결합도 가능하다. 미래의 먹거리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금융회사와 정보통신기술업체(ICT)들이 몰리는 이유다. ‘금융판 넷플릭스’ 불리는 마이데이터 금융생활을 알아보자.





맞춤형 자산관리, 금융·쇼핑 한 번에




데이터 3법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규정한 건 개인정보보호법이다. 개인정보에서 민감성 정보를 뺀 데이터를 ‘가명정보’란 이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디자인=김민준 기자
/디자인=김민준 기자
개인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휴대폰번호·이메일 주소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다. 여기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빼거나 주소 일부를 없애는 등 일부 정보만 남기면 가명정보가 된다. 이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가명정보로 모든 데이터를 ‘통합조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 입출금 계좌 잔액 ▲B카드사에 지불해야 할 결제대금 ▲C증권사에 보유한 금융상품 현재 가치 등을 한 번에 조회하고 은행 입출금 계좌의 잔액으로 신용카드 결제대금 지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돈이 모자랄 경우 C증권 계좌에서 어떤 금융상품을 환매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하면 된다. 소비자는 통합 조회만으로 당장 신용카드 연체나 리볼빙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자산관리 통합플랫폼인 ‘신한플러스’와 ‘우리WON투게더’를 선보인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은행·증권·카드·보험회사의 상품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좌별 입출금과 결제 내역을 나열하면 재무 위험을 측정하거나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금융거래 내역을 비교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금관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정보뿐 아니라 통신·생활·유통·엔터테인먼트·쇼핑 등 다양한 생활 밀접형 데이터도 관리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ICT업체와 손을 잡고 통신·금융·유통 분야 데이터 결합에 나선 이유다.

신한은행이 준비 중인 ‘마이데이터 공동 프로젝트’는 LG유플러스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데이터를 융합해 고객의 생활 패턴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 계열사의 통합 멤버십 CJ원(ONE)을 통해 2700만명의 유통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2500만명)과 LG유플러스(1600만명) 회원 수를 더하면 데이터는 총 6800만명에 달한다. 소비자는 은행 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생활용품을 쇼핑하고 통신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커피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할인 쿠폰을 주는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통신사 요금 납부 내역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산정해 대출해주는 등 소비자 혜택을 키울 수 있는 청사진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연관성 있는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구상 중인 마이데이터는 식당에서 결제한 카드 결제 내용이 네이버의 영수증 리뷰와 연결돼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부동산 서비스와 지도를 활용해 교통과 지역에 따른 매물을 찾고 부동산 계약도 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재무상태를 고려한 세무상담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턱 낮춘 미국, 비식별정보 규제 관건




해외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은 정보주체인 개인에게 정보 계좌를 제공하고 금전 보상에 기반한 개인데이터 유통·활용 플랫폼으로 정착했다.

/디자인=김민준 기자
/디자인=김민준 기자


20만건 이상의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는 미국은 데이터경제 발전을 위해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지 않았다.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규제하는 금융기관 수가 5000여개에 달해 모든 금융기관에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데이터를 활용한 핀테크업체의 사업도 활발하다. 미국 스타트업인 ‘플레이스미터’는 뉴욕시 방범 카메라 영상 데이터를 해석해 거리 교통량을 분석하고 날씨와 연결해 도시 설계에 참여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 ‘몇 시간 후 어디에 사람들이 집중되는지’ 예측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는 뉴욕시 주민이 민원을 넣기 전에 미리 트럭을 보내 재설제를 뿌리는 등의 사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일본 미쓰비시의 ‘UFJ신탁은행’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개인에게 데이터 기업이 직접 돈을 주기도 한다. 개인은 데이터를 이용하는 기업으로부터 월 500~1000엔(약 5000~1만원)의 현금이나 서비스 이용권을 받는다. 개인이 가진 데이터를 기업에 팔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며 기업은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반면 한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정보 개방 의무가 없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은 전자상거래업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 데이터인 네이버쇼핑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 금융사는 고객 금융정보 대부분을 공유하지만 네이버 고객의 주문내역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비식별 정보를 민간 자율규제 체제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은 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통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시행하며 EU시민의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고 개인정보를 가명정보와 익명정보로 분리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데이터경제는 산업 자체로 부가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혁신 산업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제는 어떻게 해야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활용하고 정보 주체의 통제권을 효과적으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옮겨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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