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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맞나' 신한, 외국인이 잠식… '재일 vs 반일' 충돌

[머니S리포트] 금융권 인사태풍, 금융지주 지배구조 어디로

이남의 기자VIEW 3,0872020.11.1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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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회장을 포함해 은행 및 보험·카드사 사장 등 대다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나 대규모 인사교체가 예상된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CEO 교체 시기에 맞물려 부회장직 신설 검토에 나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는 연말 배당시즌에 앞서 지분 확대에 나섰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에 국내 경영진의 독립성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하반기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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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사진=각 사
국내 금융시장이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외국자본에 문을 연 지 20년이 훌쩍 지났다.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배당 규모를 키우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섰고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배당은 주주가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이지만 서민을 상대로 벌인 이자장사 수익을 해외로 유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외국인 주주가 막후에서 국내 금융회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도 우려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를 우려해 경영진과 사외이사 선임에 외국인 주주의 입김이 거세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주주 60%, 신한금융 주주갈등 전조




지난 17일 기준 금융권의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주 수는 2억7371만242주(65.83%)에 달한다.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주 수는 2억9905만2495주(57.90%)다.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이 1억9464만9122주(64.83%)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지주사 해체 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외국인이 투자를 줄여 외국인 보유주 수가 1억8616만6962주(25.78%)로 비중이 가장 낮다.


외국인 주주가 많은 탓에 사외이사 선임을 염두에 둔 주주 간 갈등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신한금융이 1조1582억원(약 3913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신한은행을 설립한 주체인 재일동포 그룹과 반일교포 주주의 보이지 않은 신경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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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어피니티’와 ‘베어링’ 등 글로벌 사모펀드 자본이 지분 7.6%를 가진 대주주로 올라서자 재일교포 주주가 장내 지분을 매입하는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일교포 주주는 BNP파리바(3.55%)와 IMM프라이빗에쿼티(4%)까지 포함하면 재일교포(17%)와 비슷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신한금융의 창립자와 그 가족인 재일교포 주주들은 약 130만주(369억원 규모)를 매수해 1% 이상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재일교포 주주의 집단적인 장내 지분매입은 신한은행 창립 후 처음이다.

재일교포의 위기감은 이사회 내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란 불안감에서 시작한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3.5% 지분율을 유지해야 하는 암묵적 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가 지분을 늘리면서 반일교표들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했다. 내년 3월 ▲박철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등 3명의 사외이사가 6년의 임기를 다 채우기 때문에 어피니티와 베어링 등 2곳이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면 재일교포 주주는 사외이사 1명의 추천권을 쥐게 된다. 1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두고 재일교포 주주가 반일교포 주주와 세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경록 사외이사의 자리도 위태롭다. 최경록 이사는 신한금융 사외이사 활동이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서 신한생명에서 5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등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합산해 9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 따라서 최경록 이사도 1년 연임이 제한적이다. 자칫 재일교포에게 배정된 4명의 사외이사 중 2자리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 과정에 일부 재일교포 주주가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가도 크게 떨어져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을 다시 높여 영향력을 지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본계 주주가 지분을 일부 산다는 얘긴 들었다”면서도 “개별 주주이기 때문에 실제 얼마나 샀는지 또 지분율이 얼마나 됐는지 등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리한 주주친화정책 우려… 고배당 자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가 외국인 주주 눈치를 보느라 무리한 배당정책을 펼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을 우려해 배당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금융지주는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대비 배당액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20%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26.6%로 가장 높았고 ▲KB금융 26.0% ▲하나금융 25.6% ▲신한지주 25.0%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KB금융은 5897억원을, 신한금융은 5731억원을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했다. 하나금융은 4123억원, 우리금융은 1530억원을 배당했다.

금융당국의 배당자제령에도 올해 금융지주는 분기배당과 중간배당을 검토 중이다. 분기 또는 중간배당을 한다고 해서 연간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결산배당으로 한꺼번에 지급해 온 배당금을 나눠 지급하는 의미가 더 강하다. 하지만 일시배당으로 왜곡돼 온 수급이 개선된다는 측면에선 의미가 크다. 주주 입장에선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가정 하에 복리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최근 신한금융은 분기배당을 실행하겠다는 뜻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분기배당을 위해서는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 정관상 중간배당만 가능하도록 명시한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를 목표로 정관 변경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올해 중간배당을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는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배당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3분기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약 3조551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 3조2439억원에 비해 9.4% 늘어난 규모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배당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승 하나금융 재무총괄은 “낮은 수준의 주가를 볼 때 분기배당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코로나19 등 대외경제환경의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어 분기배당을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분기배당을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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