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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의 공습 '플라스틱 대란 온다'

[머니S리포트-코로나 시대 ‘플라스틱 전쟁’①] 비대면 생활로 포장·배달 늘며 폐플라스틱 배출량 껑충

이한듬 기자VIEW 10,5652020.11.0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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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다. 정부가 비대면·비접촉을 권고함에 따라 포장·배달 중심의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에 따른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개발과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품을 이용해 기존 제품보다 품질이나 가치가 더 높은 새 제품을 만드는 과정)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높이는 국내 화학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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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있다. / 사진=뉴스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가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로 번지고 있다. 개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생필품과 식료품 등의 포장·배달이 늘면서 일회용 보관통·포장비닐 등 플라스틱 폐기물까지 덩달아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8년 발생했던 ‘플라스틱 대란’이 또다시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폐플라스틱 적체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증가하는 폐플라스틱 쓰레기… 사용량 日·佛의 2배





환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848톤으로 전년 동기(733.7톤) 대비 15.6%나 급증했다. 1분기 끝무렵인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의 비대면 생활 권고가 본격화된 이후 배달음식 주문량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월 평균 1조6730억원으로 2018년 여름(4969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한국은 플라스틱 소비량이 많은 국가였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플라스틱 관리 정책의 한계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7년 기준 132.7㎏으로 ▲미국 93.8㎏ ▲일본 65.8㎏ ▲프랑스 65.0㎏ 등을 크게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플라스틱 소비량 중 25~40%는 포장용도로 사용되며 사용 직후 폐기물로 처리된다.

폐플라스틱은 주로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된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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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옥 기자
한국은 2017년까지 주로 중국에 폐플라스틱을 수출했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내 환경오염을 이유로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처리할 곳이 없는 폐플라스틱을 국내에 쌓아두면서 전국 곳곳에서 ‘쓰레기 산’이 생겨난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폐플라스틱을 수출하려 했지만 해당 국가도 처치곤란을 이유로 수입을 거부하면서 처리 방법이 요원해졌다. 특히 적체되는 플라스틱이 늘면서 폐플라스틱 가격이 하락해 수거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결국 정부는 2018년 4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50% 감축하고 재활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플라스틱 관리 및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유통·소비 단계에서 2022년까지 1회용 컵과 비닐봉투 사용량을 35% 줄이기 위해 커피숍 등 매장 내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회용 용기보다는 한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 제공을 다시 허용한 것이다.





전국 지자체 96% 일회용품 사용 전면 허용… 보다 강력한 규제 필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전면 허용한 지자체는 219곳으로 전체의 95.6%에 달한다.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지자체는 10곳에 불과했다.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폐플라스틱 가격도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다는 점이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은 세척 후 파쇄 상태인 플레이크(PE) 기준 지난 3월 전국평균 1㎏당 545원에서 10월 464원으로 15%가량 떨어졌다. 단가가 하락할수록 수거업체 입장에선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2018년 플라스틱 대란 당시처럼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가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 일부 아파트에서는 플라스틱 대란을 우려해 주민들에게 폐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폐비닐류는 종량제 봉투에 따로 담아서 버려줄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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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 단지에 붙음 플라스틱 대란 경고문. / 사진=이한듬 기자
플라스틱 대란을 막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규제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생산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원칙을 세워 생산-소비-수거-처리 전과정에 걸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식품 및 음료 용기·포장지·플라스틱 봉투 등도 생산자가 폐기와 재활용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김이서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시장에 일회용과 다회용 플라스틱을 내놓는 모든 기업을 관리해 애초부터 쓰레기가 덜 나오고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제품 포장재를 고안하고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도입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론 생산-소비 전 과정에 대한 규제를 도입해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의원은 “정부의 정책은 대부분 기업의 자발적 규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쓰레기 감축에는 한계가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율적 협약에 의한 단계적 정책이 아닌 지금 당장 적극적인 일회용 쓰레기 감축을 위한 규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 시 다회용기 사용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제공하고 일회용 용기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 코로나19 배달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을 위한 ‘플라스틱 긴급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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