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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체제 시동… 정의선 회장 ‘미래 모빌리티’ 승부수

박찬규 기자VIEW 1,4332020.10.19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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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선임되며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선임되며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신속히 극복하고 확고한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0년 동안 그룹을 이끌던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1개월 만이다.





젊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 선임을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왔다. 그는 경직된 문화를 가진 전통적 제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했다. 체질개선도 진행해 수평적 조직문화가 점차 자리잡아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바꿨다는 평을 받는다.

직급 개편으로 고위직 임원을 줄이고 전체 임원을 늘려 의사결정능력을 강화했다. 특히 여성·40대·외국인 임원이 크게 늘어난 점은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차 2020년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6월 말 기준 초고위직 임원은 줄어든 반면 사장은 늘었다. 2년 전 정의선·윤여철·김용환·양우철·권문식 등 5명이던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과 윤여철 부회장 2명뿐이었지만 이제는 윤 부회장만 남게 됐다. 6월 기준 현대차 사장은 이원희, 알버트 비어만, 하언태, 피터슈라이어, 한성권, 김걸, 서보신, 공영운, 지영조, 호세무뇨스, 이광국 등 11명으로 2년 전 5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 본부장,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 권역 담당 사장 등 외국인 사장이 3명으로 증가한 점도 특징 중 하나다.


11명의 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호흡을 맞춰온 만큼 앞으로 그룹 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그는 수석부회장 재임 기간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단행했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 미래 분야 인재 영입 등에도 직접 나서 그룹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독자 연구개발에서 이종산업은 물론 스타트업 및 학계와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미래 기술 개발 방향을 전환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투자 행보를 보면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이 자연스레 떠오르기 때문이다. 완성차 메이커 및 자율주행 기업과의 단순 협업 틀을 넘어선 합작법인 설립 결정은 최적의 공동 개발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 회장은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래차 분야에 20조원 이상의 투자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 취임 후 2년간 현대·기아차가 신규 설립한 법인(유동화전문회사·투자사 제외)은 총 13개사다. 이중 절반이 넘는 7개가 모빌리티 전문기업이며 나머지는 제네시스의 국외 법인(4개)과 인도네시아 법인(2개)이다. 인도네시아엔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를 세우고 주문형 생산이 가능한 전기차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3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정도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그가 진두지휘해온 결과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브랜드 ‘N’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6060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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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CES 2020' 현대차 전시관에서 실물 크기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를 전시하고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후 정 회장의 광폭 행보는 더욱 거침없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및 IT전시회 ‘CES 2020’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승 거점(HUB)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이후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만나 미래 모빌리티 사업 관련 협력을 모색했다.






수소경제 밑거름, 현대가 뿌린다






정 회장은 14일 취임후 첫 공식 일정으로 15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민간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현대차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과 손잡고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특수목적법인인 ‘코하이젠’(Kohygen)을 세워 상용차 수소 인프라 구축에 앞장설 계획을 밝혔다.


‘코하이젠’은 내년 2월 전 공식 출범해 이후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 충전소 10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2023년에는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를 25개 이상 추가 설치해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수소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게 목표다. 

‘코하이젠’이 구축할 액화 수소 방식의 충전소는 기체 방식 충전소와 비교해 수소 연료의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저장 효율도 뛰어나 도심 내 주유소와 같은 작은 부지에서도 대용량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럭 등 상용차는 일정 구간을 오가는 만큼 주요 거점에 충전소를 설치하면 그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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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옥이자 시민에게 개방하는 서울 랜드마크빌딩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남은 과제, 어떻게 해결할까






꾸준히 경영 보폭을 늘려온 정 회장이 해결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점을 극복해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과 숙원 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성공적으로 완공해야 한다.

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전세계 사업장 임직원 한 분 한 분 모두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1970년 10월18일생으로 만 50세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부사장과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현대차 부회장을 맡았다. 2005~2009년 기아자동차 대표이사(사장)를 지내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혔던 피터 슈라이어 영입으로 디자인경영을 선보인 것도 그의 결정이었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박찬규 기자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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