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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뒷거래 전문… 물밑작업으로 갈등 풀어라”

[머니S리포트-열강에 둘러쌓인 한반도의 운명은③] 스가의 두 마리 토끼, 아베 정권의 계승과 새로운 주도권 확보

박찬규 기자VIEW 1,7882020.10.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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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피치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수년째 안정적이라고 평가해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한국의 경제에 큰 위기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정학(북한) 리스크’라는 불확실성 탓에 국가 신용등급을 제약한다는 공통된 평가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북한 위협을 해소해야 국가 신용도가 향상되고 해외 자본이 관심을 가지며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쟁 70년이자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 남·북의 사정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미묘하게 유지되며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열강의 영향력을 재구성하기 위해선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머니S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한반도를 둘러싼 현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진단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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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사진제공=호사카 유지 교수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인 스가 요시히데가 9월16일 일본의 99대 총리에 올랐다. 만 7년 9개월의 아베 신조 집권 기간 내내 2인자로 지낸 그의 등장으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한국 입장에선 기존 정권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가의 강경한 태도와 어조 탓에 아베를 능가하는 우익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하지만 일본 정·관계 사정에 밝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오히려 스가가 한국에 유리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념보다 실용을 앞세우는 인물이란 점에서다. 스가는 아베 정권의 계승과 자신의 정치적 주도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를 통해 스가 체제에서 한·일 관계와 남·북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법을 찾아봤다.





Q. 스가 체제에서의 한·일 관계 전망은.






A.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당장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스가는 한·일 관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당분간 외교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를 ‘1강’으로 만든 건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 외 50여명의 지원이다. 이들이 먼저 스가를 지지한다고 밝혔기에 다른 파벌이 합류한 것이다. 스가는 니카이파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며 니카이파는 친한·친중파다. 아무리 아베를 계승했더라도 지지세력의 성향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일본에선 현재 총선거 얘기가 나온다. 스가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총리가 됐지만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단지 아베가 물려줬다는 굴레를 벗을 수 있고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이후에야 자신만의 색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현 중의원(미국의 하원과 같은 개념. 중의원은 임기 중이라도 내각이 해산시킬 수 있다)을 비교적 일찍 해산해서 총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가는 실용적인 사람이다. 아베처럼 이념을 앞세우지 않는다. 아베는 극우 이념이 있었고 경제보복도 이에 따른 행동이었다. 특히 아베는 혐한세력의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폈고 수출규제로 이어졌다.

현재까지 스가가 안 좋게 얘기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그가 아베의 입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속마음이 어떤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 스가는 실용적이기에 먼저 수출규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수출규제는 일본에도 피해가 커서 이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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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 지지율이 74%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Q.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은 서로 어떤 것을 양보해야 하나.






A. 사실 일본의 수출규제는 무리수였다. 한국이 필요한 것을 못 사도록 하려는 취지였지만 일본이 팔아야 할 것을 못 팔게 되는 역효과가 났고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의 손해로 이어졌다.

지금 상황에선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한국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취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서로 양보해서 문제를 푼다는 것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곧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하지만 강제징용은 다른 문제다. 스가는 두 문제를 구분해서 나오는 선택지를 충분히 생각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아베는 수출규제와 징용문제를 연결한 게 전략이었기에 스가 체제에선 이런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Q.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일본 움직임은 어떻게 예상하나.






A.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면 트럼프가 최선이다. 일본에겐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위비 증액 등 트럼프의 강한 요구가 있다. 그래도 아베와 트럼프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비롯해 북한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트럼프가 낫다고 본다.

물론 바이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스가는 정당성 있는 총리로서 힘을 얻고 보다 자주적인 입장에서 외교를 펼치기 위해 미 대선 전에 조기 총선거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0월25일 총선거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일단 스가는 일본 내에서 정치적인 입장을 강화해야 한다. 게다가 그는 영어를 전혀 못한다. 아베를 특별 고문으로 지정해 트럼프와의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아베가 국회의원으로 남기 때문에 특별보좌관으로 기용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한국의 문정인 특별보좌관과 비슷한 방식으로 아베가 움직일 수 있다.





Q. 남·북 관계 개선하려면 일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A. 스가가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일본과 협력할수록 북한 리스크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적국의 기지를 공격할 능력을 보유하자며 자위대 규칙을 바꾸려 한다. 그동안 북한 쪽에서 미사일이 날아오면 요격하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공격 미사일을 보유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동안 아베가 추진해오던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 위협이 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북한에게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과 일본이 수교할 수 있도록 한국이 돕는 것도 방법이다. 비밀 접촉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의 협력 의사를 보여준다면 일본은 한국과 깊이 협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악화된 한·일 관계를 다른 부분을 통해서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이며 서로 대립하지 않도록 충분한 물밑작업이 필요하다.


스가는 물밑에서 하는 교섭을 굉장히 잘한다. 일본에서의 교섭 결과가 그의 현재 위치를 만든 셈이다. 스가는 사전교섭의 달인으로 불리는 만큼 외교적으로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이런 성향을 가진 이에게 모든 것을 밝히며 관계를 개선하려 하면 오히려 관계가 더 어색해질 수 있다. 일본은 20세기에 주로 쓰던 물밑외교를 강화할 것인 만큼 한국은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Q. 스가가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을 위해 한국과 협력할 것으로 보이나.






A. 아베는 한국 스타일을 거부했다. 드라이브스루도 거부하고 PCR검사(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가검물에서 리보핵산(RNA)를 채취해 진짜 환자 것과 비교해 일정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하는 검사방법) 진단키트 등을 전혀 도입하지 않았다. 아베의 교만이지만 스가는 벗어날 수 있다. 스가는 검사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입지가 강해지면 한국과 협력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려 할 것이다.

일본은 디지털청(부)을 만들려고 한다. 한국이 코로나 문제를 IT기술로 상당 부분 극복한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한국이 많은 부분에서 도와줄 수 있다. 물론 물밑에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스가의 스타일이고 상대의 자존심도 지켜줄 수 있어서다. 양국 모두 지나치게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호사카 유지 (ほさかゆうじ | Hosaka Yuji) 프로필

▲1956년 2월 26일 일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세종대 교수 ▲2009.05~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박찬규 기자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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