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빚에 고통받아왔다"… 北 피격 공무원, 월북 동기 되나?

김노향 기자VIEW 1,3752020.09.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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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첩보에 따르면 A씨는 북한군과 최초 접촉 시 월북 의사를 밝혔다. A씨가 항해사기 때문에 인근 해역의 조류를 잘 알고 평소 채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한 것도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사진=뉴스1
지난 21일 소연평도 인근 어업지도선에서 실종 후 북한군의 사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가 월북을 시도한 동기를 놓고 의문이 남는다. 국방부는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지만 수천만원의 부채 외엔 특별한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북한의 설명에 월북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26일 경향신문 보도와 군당국에 따르면 A씨가 월북을 시도한 근거는 크게 4개로 추정된다. 신고 있던 신발을 선박에 가지런히 남겼고 평소 배위에서 착용하지 않는 구명조끼를 입었다. 소형 부유물에 의지해 북측으로 접근했다는 사실도 의문점이다.

국방부 첩보에 따르면 A씨는 북한군과 최초 접촉 시 월북 의사를 밝혔다. A씨가 항해사기 때문에 인근 해역의 조류를 잘 알고 평소 채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한 것도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북한군에 의해 발견돼 사망할 때까지 일어난 일을 종합한 결과 군당국은 자진 월북으로 판단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의 월북 의사를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치밀하게 기획된 월북이라는 증거가 없고 국방부의 주장은 과도한 추측”이라고 주장했다. 조류를 잘 아는 A씨가 최단경로를 벗어나 이동한 것이나 부유물에 의지해 바다를 건너려 한 것은 의문이 남는다는 이유. A씨가 가족에게 남긴 편지 등이 없는 점도 의심스럽다.

A씨의 마지막 동선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21일 새벽 1시46분이다. 이날 오전 1시39분부터 오전 7시36분까지는 조류가 북한 육지로 흐르는 만조가 이어졌다. 부유물에 탄 채 뒤에서 밀어주는 파도의 힘을 이용하면 조류를 잘 아는 A씨가 38㎞를 이동하는 건 가능하다.

북한은 이날 보낸 통지문에서 “강령반도 앞 연안에 침입한 A씨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했지만 처음에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 계속 답변하지 않았다. 우리 측 군인의 단속 명령에 함구하고 불응했다”고 밝혔다.

통지문을 보면 A씨가 월북 의사를 표시한 내용은 없다. 다만 오랜 시간 바다 위에 표류한 A씨가 탈진해 북한군과 정상적으로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거나 북한이 주장한 조사 결과 자체가 거짓일 가능성도 있다.

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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