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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권 바뀌어도 미·중 관계 냉랭… 한국 원칙 세워야”

[머니S리포트-열강에 둘러쌓인 한반도의 운명은①]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 한반도 운명 기로에

이한듬 기자VIEW 2,0422020.10.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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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피치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수년째 안정적이라고 평가해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한국의 경제에 큰 위기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정학(북한) 리스크’라는 불확실성 탓에 국가 신용등급을 제약한다는 공통된 평가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북한 위협을 해소해야 국가 신용도가 향상되고 해외 자본이 관심을 가지며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쟁 70년이자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 남·북의 사정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미묘하게 유지되며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열강의 영향력을 재구성하기 위해선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머니S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한반도를 둘러싼 현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진단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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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사진제공=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보복과 갈등 속 미·중 패권전쟁으로 한반도의 운명도 다시 한 번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 정치·외교·경제 등 다방면에서 양국 모두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선 양국의 대립구도 심화와 통상관계 변화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임박한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불확실성을 더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미국 우선주의가 지속돼 글로벌 통상환경이 경색되고 중국과의 관계 역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국은 두 열강 사이에서 끊임없는 선택을 강요받게 될 공산이 크다.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역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란 우려마저 높다.

트럼프와 대선 경합을 벌이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미국 내 경기와 민심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기 위해선 보호주의 성향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또한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을 만나 미국 대선에 따른 미·중 관계 전망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봤다.





Q. 미국 대선이 코앞이다. 현 상황에서 판세는 어떤가.







A. 지금으로선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미국 대선은 직접 선거와 간접 선거를 혼합한 선거인단 투표 제도로 치러져 유권자 투표에서 다득표를 해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표를 낮게 얻으면 패배하기 때문이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과 경합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 투표에서 압승하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져 백악관 입성에 실패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는 계속해서 말실수를 하고 있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믿고 저지르는 실수로 보인다. 문제는 경합 상대인 바이든이 너무 수세적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실수를 지적하고 미국의 현안에 대해 확실한 얘기를 해야 함에도 수세적 자세를 취하다 보니 유권자 사이에서 미덥지 못하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대조되는 자신만의 정책 등을 강하게 주장해야 표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더 이상 집권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세계를 미국 중심으로 좌지우지하려 했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음에도 트럼프는 지나치게 자국 중심적이며 국제사회의 원칙을 계속 어기려 한다. 과연 트럼프가 연임했을 때 국제사회의 룰을 유지하는 게 가능할까. 오히려 질서를 더욱 어지럽힐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게 맞다.





Q. 한국 입장에선 누구의 당선이 유리한가.







A.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관계 설정에 따른 남·북 관계의 변화다. 그동안 트럼프는 북한과 대화국면으로 들어가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일종의 업적을 남기려 했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북·미 대화는 멈췄고 북한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됐다. 트럼프가 연임하더라도 북한을 설득할 만 한 여지는 많지 않다.

미 민주당은 북핵이슈에 대해선 트럼프만큼의 관심을 갖진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이 실질 핵보유국이 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완성했다. 새로운 접근을 통해 북·미 관계를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북·미 관계는 미·중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북한이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로 북·미 관계를 저울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지금처럼 ‘중국 때리기’를 하면서 북한 문제를 동시에 풀려고 하면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조를 바꿔야 한다. 바이든이 당선돼도 단번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이 남·북 관계의 돌파구 찾기가 어렵다면 미국의 정권교체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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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로이터






Q.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A. 트럼프가 연임하든 바이든이 새로 집권하든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는 유지할 것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중국의 성장과 기술추격을 그대로 놔두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서다. 다만 기본적으로 견제를 유지는 하되 방법론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순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글로벌 서플라이’(Global Supply·세계적 조달)를 깨부수는 게 목표다. 하지만 트럼프는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면이 많아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미국이 중국을 때리더라도 국제사회가 지지할 만 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자극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하면 중국이 더 크게 반발할 것이다.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아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했었고 공화당보다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타협적이어서 경제 분야에선 미·중 관계에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홍콩 인권문제 등의 현안에선 원칙적으로 강하게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경제적인 분야는 지금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되 이념 부분에서 대립적인 구도를 취할 것이다.





Q. 트럼프 체제가 유지될 경우 압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나.







A. 일정 부분은 압박을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대 중국 정책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경제가 더 나빠지면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의 활로를 열어주고 경제를 유화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조금은 느슨하게 할 가능성은 있다.





Q. 미·중 무역합의 깨질 가능성 있나.







A. 미·중 무역합의는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중국이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분야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현재 1단계 합의가 체결돼 중국의 대미 수입확대가 진행 중이며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면 2단계 협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2단계는 기술이전과 지적재산권(IP) 보호에 관한 협의이고 3단계는 궁극적으로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하라는 내용이다. 지재권 보호나 기술이전은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3단계는 협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선 자국 산업 육성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 분야나 중국기업 등 경제적 부분을 압박하다가 시진핑 정권이 계속 버티니 독재와 사회주의 등 가치·이념 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중국 입장에선 양보할 수 없는 분야여서 신냉전 국면으로 치닫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은 양국의 대화 기회를 만들려는 자리다. 하지만 홍콩·위구르·남중국해 등 가치·이념 문제까지 겹치면 중국은 더더욱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지리한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경우에도 비슷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이념 문제를 분리해 경제쪽으로만 중국과의 협상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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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합의 일지. /사진=로이터, 그래픽=김은옥






Q. 한·미동맹은 어떻게 될 것인가.







A. 한·미동맹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흔들릴 수 없는 문제다. 양국이 동맹으로서 기능하고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이유는 중국을 견제해 동아시아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한·미 동맹은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선 가치동맹이다. 한국이 사회주의화되지 않는 한 한·미동맹을 건드리긴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정권이 이어지더라도 한·미 동맹 자체는 큰 문제는 없다. 지난 5월에 나온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국 전략보고서에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한·미동맹은 오히려 강화될 수도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트럼프가 동맹국까지 괴롭히는 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Q. 미·중 분쟁 사이에서 한국의 스탠스는.







A.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했던 시대를 지나 중국이 실체적 강대국으로 커졌다. 초강대국 미국 체제에서 세계 질서가 흘러가던 시스템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 체제에서 움직였던 나라들이 ‘누구 편에 설 것인가’라는 기로에 놓였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어려운 점은 북한이란 요인이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문제는 생긴다. 미·중 양국을 동시에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얘기다.

북한 문제가 변한 게 없기 때문에 ‘한·미 관계는 안보동맹, 한·중 관계는 경제협력’이란 원칙을 세워 기존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밖에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변화하지 않은 이상 한·미동맹은 강화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제적 발전을 위해선 한·중 협력 역시 강화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을 세워 사안별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보 문제는 한·미의 질서로 따르면서 중국의 불만이 생길 경우 ‘생명의 문제엔 타협이 없다’는 원칙을 설명해야 한다.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려야 한다. 기존 질서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기존의 한·미 및 한·중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사안별로 국익에 맞춰서 행동하는 게 맞다.

☞프로필

▲1962년 충남 태생 ▲중국 베이징대학교 객좌교수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객좌교수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한·중 사회과학학회 회장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이한듬 기자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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