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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정지·상장폐지·먹튀… 외식 프랜차이즈 상장 그 후

김경은 기자VIEW 4,4192020.09.2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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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 횡령 배임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바닥을 쳤고 2017년부터 3년째 거래 정지상태다. /사진=뉴시스 DB


[주말리뷰]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업계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증권가와 외식업계에서는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 치킨업계 1위를 고수해왔고 매년 1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단 점에서다. 


교촌에프앤비의 이번 도전은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 상장인 데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처음으로 직상장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유행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시장 변동성이 크고 평판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교촌에프앤비에 앞서 상장한 ‘선배’의 어두운 현주소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회상장으로 뒷문 진출… 결과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10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증시에 직상장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앞서 증시에 뛰어든 프랜차이즈 기업은 코스닥 우회상장을 택했다. 주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을 통해서다. 다른 회사와 합병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하는 SPAC은 일정 규모의 공모금액이 확보된 상태라 일반 기업공개(IPO)에 비해 안정적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파로스가 2007년 가장 먼저 우회상장해 증시에 입성했다. 이후 ▲2008년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2009년 MP그룹(미스터피자) ▲2016년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2017년 디딤(신마포갈매기·연안식당) 등이 모두 우회상장했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4567개(2018년 말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전체의 0.001%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중 명맥을 이어가는 상장사는 해마로푸드와 디딤 2개뿐이다. 태창파로스는 2015년 상장 폐지됐고 할리스는 1년여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MP그룹은 3년째 거래정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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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민준 기자






갑질에 무너진 미스터피자의 MP그룹







MP그룹 사례는 프랜차이즈가 상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시장 평가에 힘을 실었다. 창업주의 갑질 논란에 횡령·배임 혐의까지 겹치면서 MP그룹은 2017년 7월25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소비자와 접점이 있어 평판에 민감한 프랜차이즈 업종의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MP그룹은 2016년 4월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위기에 빠졌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어 같은 해 7월 정 전 회장이 150억원 넘는 회사 돈을 빼돌리고 부당 사용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MP그룹은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2018년 12월과 2019년 5월 두 차례 MP그룹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당시 정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경영 포기 각서를 제출하면서 상폐 결정은 유예됐으나 MP그룹 주식은 현재까지 거래 정지상태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입은 손해는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맘스터치 잘 되는데 주가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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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주가는 부진하다. /사진=머니S DB


해마로푸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 2889억원과 영업이익 18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주력 브랜드인 맘스터치의 전국 매장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198개로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2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0월 상장한 이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있다. 이달 들어서도 주가는 거래 첫날 시초가인 2780원을 밑돌고 있다.

증권가에선 해마로푸드의 성장 한계가 주가를 누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맘스터치로 햄버거 시장에서 선방했지만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특성상 한 가지 브랜드만으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해마로푸드도 이를 인지하고 사업 다각화에 나섰으나 성적은 저조하다. 2017년 제2브랜드로 선보인 화덕피자 전문점 ‘붐바타’는 흥행에 실패했고 같은 해 인수한 세제 브랜드 ‘슈가버블’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정현식 전 회장이 상장 당시 공언한 해외사업 확대는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새 주인 찾기 분주한데… 전망은?







업계 기대를 받으며 상장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현실은 초라하다. 결국 해당 기업이 택한 건 매각이다. 이로 인해 상장 후 실적이 떨어지자 오너 지분을 처분한다는 이른바 ‘먹튀’(먹고 튀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 회장은 먹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유 지분 62.71% 중 57.85%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넘기면서 회사를 떠났다. 총 5478만2134주로 매각 금액만 약 1973억원 규모였다.

매각 이슈는 주가에 반짝 호재로 작용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이에 반발한 임직원이 노조를 설립하며 단체 권리 행사에 나섰고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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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민준 기자


MP그룹도 최근 정우현 전 회장이 지분 매각에 나섰다. 전 회장 측 보유 주식 1000만주(12.37%)를 국내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가 150억원에 인수했다. 추가로 신주 발행 방식으로 4000만주를 200억원에 유상증자한다. 증자가 완료되면 티알인베스트먼트는 지분율 41.3%로 1대 주주가 된다. 정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8.92%에서 24.4%로 내려가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만큼 MP그룹의 거래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이미지 쇄신이 녹록지 않은 데다 외식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프랜차이즈 업계는 여전히 상장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으로 업체의 IPO가 활발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자문위원은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불확실성이 없어져 상장 가능성이 높다”며 “프랜차이즈 기업 지배구조나 가맹점 파트너십의 투명성을 재고해 IPO 진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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