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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화웨이, 삼성전자 손익계산서는

반도체 납품 차질 등 일부 피해 예상 속 장기적 수혜 전망

이한듬 기자VIEW 3,2462020.09.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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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손익계산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반도체 주요 고객 중 하나인 화웨이와의 거래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 점유율 등에서는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공존하고 있어서다. 과연 미국의 화웨이 규제는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화웨이와 반도체 거래 중단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설계 등을 사용해 신규 생산하는 반도체를 9월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 수출관리규정(EAR) 개정을 통해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의 생산에만 제약을 가했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기술을 사용해 만든 D램·낸드플래시 등 사실상 모든 반도체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현재 글로벌시장에서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반도체를 설계·생산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획득해야 하지만 미국의 칼끝이 계속해서 화웨이를 향하고 있는 이상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 역시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단순히 개별기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미·중 대립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국내 기업이 미국 정부로부터 거래를 위한 라이센스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업계의 시선은 삼성전자로 향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공급사 중 한 곳으로 알려졌기 때문.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약 7조3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매출 중단에 따른 일시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난해부터 계속됐고 추가적인 제재 강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대체할 수요처를 확보해 손실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등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감소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업체의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워도 다른 시장에서 반등을 노려볼 만 하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오포·비보·샤오미 등 3사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우겠지만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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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5G 장비 수혜 예상






5G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삼성전자가 시장의 대체자로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2.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릭슨(24.5%) ▲노키아(18.3%) ▲삼성전자(16.6%)가 2~4위에 랭크됐다. 올해 1분기에도 화웨이가 35.7%의 점유율로 1위를 수성했고 삼성전자는 13.2%의 점유율로 에릭슨(24.8%)과 노키아(15.8%)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영국·프랑스·인도 등이 잇따라 화웨이 통신장비의 단계적 철수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화웨이의 물량이 다른 사업자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66억4000만달러)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잭팟을 터뜨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추가 사업 수주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영국에서도 5G 장비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영국은 당초 5G 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35%가량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고 다른 사업자를 물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영국 하원 위원회에서 5G 통신망 장비 공급 여부에 대해 “분명히 할 수 있다”며 사업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북미 수주는 버라이즌만 완료됐을 뿐 후속 수주 건이 대기 중”이라며 “미국 빅3 통신사 중 ‘AT&T’와 ‘T-Mobile’(스프린트 합병)도 조만간 5G 장비 발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AT&T와 T-Mobile의 발주 규모는 단일 회사 기준으로는 버라이즌보다 적지만 합산 발주 금액은 버라이즌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인도 통신사의 대규모 수주도 연내 혹은 내년 초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현재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로 반도체산업 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의 소비량은 52.9%지만 국산화율은 15%에 그쳐서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 외에 다른 중국기업으로의 제재를 확대하면 이 계획엔 차질이 불가피하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 중국 규제가 화웨이를 넘어 중국의 기술산업에 대한 규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상 기업에 ‘SMIC’·‘YMTC’ 등 중국의 반도체 제조기업이 포함될 경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원천 봉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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