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끌·빚투’ 확산되는데… 대출 조일까 말까

[조이면 더 살아나는 ‘대출 딜레마’] ② 코로나 여파’로 대출 규제 망설이는 정부

김정훈 기자VIEW 2,8242020.09.0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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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한 달간 시중은행 신용대출이 4조원 가량 불었다. 정부가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을 내 투자)가 살아나자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더 하락할 것이란 위기감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고삐를 조이면 더 살아나는 대출, 빚투 폭증에도 코로나에 덜미를 잡힌 대출정책을 진단하고 해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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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상인들이 대출을 받는 모습. 빚투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대출규제를 시행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수요층의 목줄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정부도 쉽사리 대출규제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사진=뉴스1 DB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을 내 투자)가 활성화되며 정부가 진화를 위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금융권 대출을 조일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가 더 하락할 것이란 위기감에 정부도 쉽사리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샌드위치와 같은 현재의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방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투기세력 잡으려다 수요층 목줄 잡을라




최근 정부는 대부업권 일부 규제를 변경하며 단계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를 통해 ‘우회대출’을 시도하는 꼼수를 사실상 금지했다. 대부업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제1금융권 대출이 막힌 수요자가 우회대출을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주담대 규제를 발표하며 이달부터 우회대출에도 규제를 적용키로 하는 행정지도에 들어가면서 이런 우회가 불가능해졌다. 부동산시장 안정화 목적과 함께 과도한 부동산 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은행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비율 준수 등을 들여다보겠다며 ‘빚투 잡기용’ 규제를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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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은옥 기자
신용대출은 ‘영끌’과 ‘빚투’의 자금 확보처가 됐다. 신용대출액은 올 6월과 7월 각각 3조7000억원과 4조원 늘었다. 앞서 4월과 5월에 전월대비 각각 6000억원과 1조1000억원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신용대출액이 6~7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주담대 금리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자 수요자가 대거 몰린 영향이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도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를 이유로 대출고객 모시기 경쟁을 한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합세한 모양새다.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DSR 규제 강화다.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규제로 대출수요자가 받는 대출액을 지표로 정해놓고 과도한 ‘빚쟁이’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현재 은행권 DSR은 40%다. 


예컨대 월 소득이 100만원인 대출수요자 A씨의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액(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이 월 40만원을 넘으면 대출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DSR 규제는 개별 차입자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금융회사를 상대로 적용된다. 개인은 얼마든지 금융사만 옮기면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금융사도 DSR비중만 잘 유지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에 DSR비율을 개인 차입자에게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지만 이 경우 소득이 없는 은퇴자는 생계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도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당장 생계가 걸린 대출자 입장을 고려하면 무작정 DSR규제에 나설 수도 없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상황이 예측 불허인 상태에서 신용대출을 조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대출 문턱을 높일 경우 생활자금이 필요한 서민이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미 대출길이 막힌 저소득층의 경우 제2·3금융권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소득(구간 숫자가 낮을수록 저소득) 3~5구간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대출하는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 것에 비해 1~2구간은 저축은행·카드사·대부업체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저소득층일수록 2·3금융권 대출 이용률이 높은 것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구간은 ▲카드사 16.8% ▲저축은행 8.4% ▲대부업체 2.8% 등으로 제2·3금융권 대출비중이 나머지 구간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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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은옥 기자




결국 신용대출 쏠림, “정책 타이밍 중요”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와 신용대출 확산세를 함께 지켜보며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용대출이 주담대의 우회로로 활용되기 시작한다면 당국도 결국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최근 몇 년간 ‘주담대 규제=신용대출 증가’는 수치로 증명돼 왔다.


2017년 6월 주담대 규제 강화 이후 당해 신용대출액이 포함된 기타 대출액이 21조6000억원 급등했다. 기타 대출 증가폭은 ▲2015년 8조원 ▲2016년 13조원 수준이었다. 2018년 9월에도 주담대 규제가 이어지며 기타대출은 지난해 2분기에 약 7조원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빚투’ 현상을 방치하다가는 신용불량자를 대거 양산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서민 자금줄’이기도 한 신용대출을 무작정 규제하는 것도 위험이 크다. 어떤 시점에서 정책을 시행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담대를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던 사람들은 신용대출밖에 방법이 없다”며 “문턱을 높이더라도 신용대출 이용률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당국이 어떤 시점에 신용대출을 조일지 정책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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