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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암호화폐] '어게인2017' 암호화폐 거래소, 훈풍 이어갈까

이남의 기자VIEW 3,0912020.08.0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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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고객상담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뉴시스
암호화폐 거래소에 훈풍이 분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1400만원을 육박하며 암호화폐 거래소는 또 한번 전성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140여개다. 2017년 비트코인이 2000만원에 거래 올랐을 때 200여개까지 늘었다가 암호화폐 가치 하락과 함께 일부 거래소가 영업 중단 또는 매각되면서 60여개(30%)가 감소했다.

앞으로 암호화폐시장은 4대 거래소 등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된 암호화폐는 2000조원에 달한다. 연 평균 500조원 안팎의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셈이다.





거래소, 특금법 시행 후 대형사 위주 재편




4대 거래소는 최근 시중은행과 실명인증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에 모두 성공하며 암호화폐 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재계약을 완료했다. 실명계좌가 있지만 유일하게 신규계좌 발급이 안 되던 업비트는 기업은행과 계약을 포기하고 케이뱅크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업비트는 케이뱅크에서 실명계좌 발급은 물론 신규 계좌연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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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은행에 대한 행정지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했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 3월부터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직접 관리·감독한다.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는 특금법 시행에 따라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보안 솔루션 구축, 각종 컨설팅과 인력 고용 등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도 필수적이다.

또 FIU 영업신고 후 수리획득 의무화, 실명확인 가능한 입출금 계좌 보유, ISMS 인증 획득 등이 요구된다. FIU에 영업신고를 하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4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특금법 개정으로 법률적 근거를 확보하면서 그동안 각종 범죄와 피해를 연상시키던 암호화폐 산업의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이들은 기존의 ‘암호화폐 거래소’ 대신 ‘가상자산 거래소’로 대외 용어를 통일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암호화폐 대신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다루는 가상화폐 거래소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거래소가 가상자산 시장과 블록체인 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거래차익 20% 과세… 고객이탈 우려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암호화폐 거래소 앞에 넘어야 할 장벽은 과세다. 정부가 내년 10월부터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발생한 소득에 20%의 세금을 물리기로 해서다. 국내 거주자는 물론 비거주자 외국인도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과세해 원천징수한다.

가령 암호화폐 투자자가 국내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인 경우 가상자산 양도대가를 지급하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세액을 원천징수해 과세관청에 납부한다. 원천징수의무자에 해당하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암호화폐 거래소다.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는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곳일 뿐 소득 지급자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암호화폐를 유가증권으로 볼 경우 소득세법상 원천징수의무자인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에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당하지만 이에 대한 법적 근거도 미비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원천징수의무자가 됐다. 세금 부담이 생긴 4대 거래소는 부랴부랴 비거주자 외국인의 계좌 개설을 허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빗썸, 코인원, 코빗은 외국인의 원화출금을 막았고 코빗, 코인원 등은 국내 이동통신 휴대전화를 통한 본인인증을 거쳐야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추가했다. 고팍스는 비거주자 외국인의 접속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과세가 확정돼 신규 외국인 고객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고객의 거래가 늘어야 가격도 오르는 데 세금규제로 암호화폐 가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금법 시대에 암호화폐 거래소가 생존하려면 투자자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 세금을 내면서 사실상 제도권에 진입하지만 여전히 유사수신, 횡령, 배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다양한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소비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암호화폐 관련 범죄는 278건이다. 검찰 수사로 175명이 구속 기소됐고 36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올해의 경우 5월까지 적발된 암호화폐 관련 범죄는 67건이다. 최근 3년간 국내 암호화폐 범죄 피해 규모는 3조 3800억원에 육박한다.

특금법 개정안으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단초가 마련됐지만 소비자 보호는 여전히 부실하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482건의 신고·상담 중 암호화폐 관련 업체가 49.5%(92개사)로 가장 많았다.

유사수신 업체가 최신 유행 기법으로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접목시킨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카지노, 태양광발전 등 고유 사업모델에 이와 연계된 코인을 제작했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방식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령 발표 후 암호화폐 거래소의 대주주 신용, 도덕성, 중대범죄행위 유무 등 대주주 적격심사를 강화할 것”이라며 “정보보안, 자금세탁 등 외부요건을 충족해도 대주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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