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초고가에 여는 지갑] 한물 갔다더니… 더 잘나가는 ‘프리미엄폰’

[머니S리포트③] 최고급 사양으로 하반기 출시 봇물… 소비자 유혹

박흥순 기자VIEW 2,1882020.08.10 06:30
0

글자크기

‘프리미엄’ 브랜드의 홍수 속에 이를 뛰어넘는 ‘초 프리미엄’을 표방한 제품이 등장했다. 고급 외제차보다 비싼 수억원대 TV가 나오는가 하면 오로지 주문자 취향대로 만든 수십억원짜리 자동차도 모습을 드러냈다. 일종의 액세서리처럼 인식돼 온 스마트폰은 초고가 제품과 보급형으로 양극화됐다. 희소성뿐 아니라 더욱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구매 성향을 만족시키려는 기업의 대응이 관련 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기업은 기존과 다른 차별화 요소를 추가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 과감히 지갑을 열도록 하고 있다. 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며 관심을 모은 가전, 자동차, 스마트폰 시장을 진단했다.
기사 이미지
각종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신 기술과 최고급 사양을 적용한 프리미엄폰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서 갤럭시노트20을 체험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생활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은 ‘프리미엄’이란 단어에 익숙하다. 각종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신 기술과 최고급 사양을 적용한 프리미엄폰은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실제 올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의 출고가는 ▲갤럭시S20 124만8500원 ▲갤럭시S20 플러스 135만3000원 ▲갤럭시S20 울트라 159만5000원이며 지난 5일 공개된 갤럭시노트20은 119만8000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145만2000원의 출고가가 책정됐다.


최근엔 폴더블폰이란 새로운 폼팩터(형태)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가격이 치솟았다. 갤럭시S20 시리즈와 비슷한 시기 등장한 갤럭시Z 플립의 경우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임에도 149만6000원이 책정됐으며 갤럭시폴드의 경우 초기 출고가가 239만8000원에 달했다.


스마트폰은 200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할 때부터 ‘고급제품’으로 분류됐다. 2010년대 초반 제조사들은 고급 모델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최신 하드웨어 경쟁을 벌이며 고가폰 전성시대를 열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재를 만났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종말을 맞고 실속형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위상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CA)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올 1분기 전체 스마트폰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은 22%에 그쳤지만 매출 비중은 5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9년 1분기 7200만대에서 2020년 1분기 5900만대로 1300만대(18%) 감소했다. 다만 평균판매가격(ASP)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저가 단말기 대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선전했음을 나타냈다.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줄지어 시장에 등판할 전망이다.






하반기, 프리미엄폰 잔치 열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프리미엄 단말기의 인기가 시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장은 꾸준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호한다. 불황이란 그늘 속에서도 고가 스마트폰은 꾸준히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기사 이미지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ASP는 292달러(약 34만9000원)로 2014년 2분기 297달러(약 35만5000원)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1분기 기록한 스마트폰 ASP 269달러(약 32만1600원)보다 8.5%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아이폰은 ASP 809달러(96만7000원)로 삼성전자의 약 3배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1분기 돌연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한 LG전자는 스마트폰 ASP가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LG전자는 ASP 감소에 대해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지역을 줄인 데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1000달러(약 119만6000원) 이상의 신형 프리미엄 단말기를 선보여 ASP를 끌어 올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ASP는 제조사가 판매한 스마트폰 가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ASP가 올라가면 고가 단말기가 많이 팔렸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내려가면 고가 단말기가 팔리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20 시리즈, 갤럭시Z 플립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영향이 뚜렷했다. ASP를 끌어올리는 프리미엄 단말기가 ASP를 감소시키는 중저가 단말기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갤럭시S20 시리즈(3종) ▲갤럭시Z 플립(1종) 등 총 4가지다. 이 기간 국내시장에서 출시한 삼성전자의 단말기가 모두 8가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갤럭시노트20 시리즈(2종) ▲갤럭시Z 플립 5G(1종) ▲갤럭시Z 폴드2(1종) 등 4종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모두 8가지의 고가 단말기를 출시하게 된다.


애플도 올 10월을 전후해 4종의 프리미엄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며 LG전자도 하반기 중 새로운 형태의 고가 단말기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한물갔다”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프리미엄폰, 코로나19 영향서 가장 먼저 ‘탈출’




기사 이미지
삼성전자의 세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 . 출시일과 가격 등은 다음달 초 공개된다. /사진=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기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2010년대 초반 시장에서 높은 이윤을 얻기 위해 ASP와 출하량을 증가시켰다. 이들은 2015년 이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정체되자 ASP가 높은 프리미엄 단말기를 앞세워 마진을 추구하는 전략을 펼쳤다. 최근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성능마저 상향 평준화되자 폴더블폰과 5G(5세대 이동통신) 등 이전과 다른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를 프리미엄으로 분류하면서 매출 증가를 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아예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Z’를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프리미엄폰 출시 전략에 돌입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폭발적이다. 지난해 시장에 등장한 갤럭시폴드는 국내시장에서 1·2차 판매물량이 모두 10분 만에 완판됐고 미국과 중국시장에서도 출시 당일 제품이 전량 팔려나갔다.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Z 플립은 출시 두 달 만에 5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고 중국에선 출시 9분 만에 매진되면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윤을 추구하는 제조사와 고성능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코로나19 사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지난달 월간보고서인 마켓펄스를 통해 “프리미엄폰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프리미엄 단말기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현모 코트라 미국실리콘밸리 시장조사과장은 “스마트폰 시장은 소비자의 신뢰와 가처분소득(소비와 저축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소득)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제조사는 수요자의 구매욕을 만족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전략으로 생존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흥순 기자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