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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5억원 전셋집 월세로 바꾸면… 은행 대출과 마찬가지?

이남의 기자VIEW 5,3102020.08.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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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에 4억대 전세매물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1일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거나 은행에게 이자 내거나 결국 월 주거비용이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를 내는 것보다 적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윤준병 의원의 글에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억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2억원짜리 월세로 전환하면 1년에 1200만원, 한 달 기준 100만원 정도를 월세로 내야 한다. 현재 기준금리를 토대로 정부가 정한 전·월세 전환율 상한선은 4%다.

반면 현금 2억원에 나머지 3억원을 시중은행에서 대출(금리 2.5% 기준)받아 전세에 살면 주거비는 1년에 750만원, 한 달 62만5000원에 그친다. 전세가 월세보다 약 40% 정도 부담이 적은 셈이다.

가령 세입자가 전세금 3억원을 그동안 모은 돈으로 낼 수 있다면 3억원에 대한 이자는 은행 예금(금리 1.0% 기준) 이자인 1년에 3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댓글에는 “윤 의원이 젊었을 때 전세에 살았으면 저런 소리 쉽게 못할텐데”, “전세는 원금이 까이지 않는다는 면에서 월세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걸 모르나”같은 반응이 나왔다. 윤 의원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159㎡·3억8600만원)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1억 900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세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상품 가운데 하나다. 은행에서 목돈을 싼 이자로 빌려 주거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3법’이 지난달 31일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전세대출을 빌려 쓴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집주인이 대출 연장이나 증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전셋집을 빼야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세대출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세입자를 내쫓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SGI서울보증은 상황에 따라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개인 전세보증의 경우 HUG는 채권양도방식을, 서울보증은 질권설정 방식으로 보증서를 준다. 문제는 전세보증금이 올라 대출을 증액해야 할 때다.

국토부는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HUG는 집주인이 채권양도통지서를 수령하고 유선 통화로 확인 후에 보증서 발급하고 있다. 서울보증도 비슷하다. 집주인이 질권 설정에 동의한다는 확인을 받는다.

은행 관계자는 “집주인이 등기를 직접 수령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게 사실상 동의를 받는 것”이라며 “이런 절차 없이 대출을 진행했다가 사고가 터지면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전세대출 연장 등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보증기관(HUG·SGI)의 내부 규정과 절차를 명확하게 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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