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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갇힌 200일]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악몽'… 그래도 희망을 본다

[머니S리포트] 계절 타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 매섭다'

한아름 기자, 지용준 기자VIEW 3,8512020.08.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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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된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수출 급감의 어려움 속에 내수마저 살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방역모범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사실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된 성과로 꼽힌다. 속칭 의료선진국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이 한국의 방역정책 전반을 묻고 따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풍경으로 기록됐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진단키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체 개발품이 맹위를 떨친 것도 놀라운 성과다.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소중한 희생을 사태를 정상화하고 활기를 되찾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K-방역’의 성과 속에도 코로나19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200일.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다른 공포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0일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아픔과 함께 꿈꿔볼 수 있는 희망도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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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워킹스루로 검지받고 있는 외국인./사진=김창현 머니투데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2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매섭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첫 국내 감염자는 올해 1월20일 발생했다.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었다. 이후 7월 말까지 국내에선 1만4300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전세계적으론 네덜란드 전체 인구와 맞먹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계절 영향이 클 것이라던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단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신규 확진에 흔들렸다. 앞서 WHO는 가을·겨울엔 공기가 건조해 비말(침방울)이 더 잘 날리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이유로 대유행을 예고했지만 7월29일 “코로나19는 계절성을 띄지 않는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은 한여름임에도 일일 확진자가 6만여명에 달하고 전세계 확진자 수 2위인 브라질의 경우 겨울이지만 매일 4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국 방역당국은 여전히 “올가을부터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면역력이 낮아지고 폐 등을 감싸는 점액 분비도 줄어 코로나19의 새로운 유행 위험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생활도 크게 바뀌었다. 거리는 활기를 빼앗겼다. 전세계 하늘 길은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굳게 닫혔다. 불과 서너달 전까지만 해도 아침 일찍부터 우체국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마스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혹시 확진자가 다녀가진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영화관이나 헬스장엔 여전히 인적이 드물다. 교육과 채용 분야 일정은 사실상 멈췄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무원·공기업·사기업 채용 일정과 전문직·자격시험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해외여행·단체 모임·쇼핑몰 방문·공연 관람·학교 수업 등 대면 활동이 대거 축소된 대신 재택근무·원격진료·화상회의 등 언택트(비대면)로 발빠른 전환이 이뤄졌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국내 발생 200일을 3기로 나눈다. 초기 해외유입 사례 위주의 1기(1월20일~2월17일)에 이어 신천지 등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2기(2월18일~5월5일), 생활 속 거리두기 하에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현 상황을 3기(5월6일~7월19일)로 구분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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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시기별 주요 특징./사진=질병관리본부






2기 ‘신천지’發… ‘사회적 거리두기’ 시작






1기의 시작은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35세 중국인 여성의 확진부터다. 방역당국은 2월4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 입국 검역을 실시했지만 그사이 외국인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확진자가 산별적으로 나타났다. 박광숙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총괄과 보건연구사는 “1기 동안 확진자 수는 총 30명으로 그 중 17명(56.7%)가 해외유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질본은 1월27일 감염병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2기는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유행사례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의료기관, 종교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가장 많은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박 연구사는 “2기 동안 총 확진자 수는 1만774명, 일 평균 확진자 수는 138.13명이었다”며 “신천지 집단감염 사례는 발생 16주차까지 보고됐고 신천지 관련 확진자의 97.4%가 대구·경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급기야 질본은 2월23일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며 방역활동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정책은 ‘공적마스크 5부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다. 질본과 보건복지부 등은 2월2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지만 확산세가 줄지 않자 3월8일에는 공적마스크 5부제에 이어 22일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박옥 질병예방센터장(방대본 환자·접촉자 관리단장)은 “지역사회 대규모 발생이 선제적으로 차단돼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4월부터 미 대륙과 유럽에서 유입되는 감염사례가 늘었다”며 “이에 4월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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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수./사진=질병관리본부






3기 해외유입 사례, 2기보다 3배 증가






3기에 접어든 지금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번지고 있다. 당국이 5월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 이후다. 질본에 따르면 사업장, 종교시설, 다중이용시설, 병·의원, 요양시설 등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소규모·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수도권(43.1%)과 대구·경북(31.5%)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마스크 생산량이 증가해 6월 첫 주부터 일주일에 약 1억장 이상의 마스크가 생산됨에 따라 공적 마스크 5부제도 7월11일부로 종료했다. 마스크 수급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최근 계절성 노동자 입국으로 인해 해외유입이 늘었다. 박 센터장은 “3기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 비율은 32.1%로 2기(10.1%)의 3배를 넘었다”며 “해외유입 확진자 2045명 중 31.5%인 634명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해외유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처럼 전세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전세계 확진자 수가 이미 17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66만명에 달한다. 여전히 신규 감염자 최다국은 450만여명의 미국이지만 겨울을 지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확진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브라질(250만명), 인도(154만명) 러시아(83만명) 등의 신규 감염자도 증가세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아프리카 40개국이 국경을 봉쇄했고 34개국이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다.

8월6일이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200일이 된다. 한국은 일찍부터 진단키트를 앞세워 방역에 전력했지만 확산세를 억제할 뿐 종식을 선언할 순 없었다. 단거리인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마라톤이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 활동이 감소해 확산세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여름을 맞은 미국과 겨울인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오히려 거세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절에 상관없이 확산될 수 있어 결국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종식될 수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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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7월10일 안일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코로나19 치료제 · 백신관련 현장방문 일환으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 제넥신을 방문, 백신개발 연구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코로나19 200일, 방역의 주역 ‘진단키트’






전세계 각국으로부터 ‘K-방역’을 인정받은 계기는 무엇보다 ‘진단키트’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3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진단검사 건수는 153만7704건에 이른다.


진단키트가 방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배경에는 확진자 색출에 있다. 조용한 전파라는 특성을 가진 코로나19의 경우 자칫 진단검사가 지연될 경우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진단키트의 활용으로 지역사회 내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으며 빠른 진단으로 치명률(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진단키트가 K-방역의 주역으로 평가받으며 전세계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진단키트 수출액은 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000만달러)보다 13배 늘었다. 수출국도 149개국으로 확대됐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사람 간의 전파를 막는 방법이 최우선”이라며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 무증상·경증환자가 대부분인 코로나19의 확산 시간을 줄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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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현황./사진=식약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어디까지 왔나






진단키트는 방역의 수단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치료제 11건, 백신 2건 등 모두 13건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7월17일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CT-P59’를 추가 승인하면서 1건이 늘었다.


대다수 제약기업은 약물 재창출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특화된 치료제를 개발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약물 재창출은 안전성이 보장된 기존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라 비교적 빠른 시간에 개발할 수 있어서다.


에볼라치료제로 개발하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여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허가받은 것도 약물 재창출의 일환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부광약품, 신풍제약,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약물 재창출을 통해 치료제 임상에 진입했다.


약물 재창출이 아닌 항체치료제, 혈장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인체시험에 나섰다. 이번 임상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GC5131A) 개발을 위해 완치자 혈장을 확보, 제제 생산에 돌입하고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성분) 속에 포함된 다양한 항체를 추출해 만든 혈장치료제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제라는 것만 다를 뿐 기존 혈장치료제와 작용 방식이나 생산 방법이 같아 임상 1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진입한 제넥신은 개발 중인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내년 하반기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 등도 연내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한국의 치료제·백신 개발, 늦었지만 늦은 게 아니다






한국은 주요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개발단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치료제의 경우 렘데시비르가 전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백신은 여러 다국적기업이 상업화 전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해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연구소·모더나·우한연구소 등은 임상 1·2상의 비교적 좋은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경우 올 연말부터 영국과 미국에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백신 성공에 관한 판단은 3상 결과 발표 이후에 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임상 1상의 경우 건강한 성인에게서 약물 안전성을 확인하는 수준이며 임상 2상은 적정 투여량과 용법 평가에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효과에 대한 판단은 수천~수만명에 이르는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 3상부터라는 설명이다.


물론 한국이 개발하는 치료제와 백신도 임상 3상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뒤처졌다고 평가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백신 임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며 “대상자 수가 많은 만큼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개발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국내 기술력이 아직 미국이나 영국 등과는 대등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현재 정부와 제약기업, 연구기관들이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는 만큼 긍정적인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아름 기자, 지용준 기자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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