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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새바람] 빅테크는 되고 카드사는 안된다고?

[이슈포커스] 핀테크 바람이 분다② ‘동일기능 동일규제’ 형평성 논란

박슬기 기자VIEW 2,3412020.08.0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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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이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네이버와 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기업에도 최대 30만원까지 후불결제가 가능해졌는데 만약 3곳에서 30만원씩 후불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실상 90만원까지 여신이 가능한 겁니다. 1인당 신용카드 월평균 사용액이 60만원인데 업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빅테크에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닙니까.”

“카드사가 종합지급결제업을 할 수 없게 되면 빅테크와 카드사 간 플랫폼 경쟁력 차이는 더 커져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합니다. 빅테크의 후불결제 서비스 허용은 카드사 존폐까지 위협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의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놓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카드사 간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대규모 조직력과 자금력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이 ‘금융혁신’을 명분으로 금융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카드사가 이들에게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으로 출범하는 디지털금융협의회에서 카드사와 빅테크의 역차별 논란이 논의되는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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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결제 30만원까지




금융위원회는 7월26일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9월까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우선 금융위는 빅테크 기업 등 간편결제 업체의 후불결제 한도를 최대 30만원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후불결제 기능이 있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의 한도가 30만원인 점을 감안했다. 다만 현금서비스, 리볼링, 할부서비스는 금지된다. 기존에 간편결제 업체는 선불충전금이나 등록된 카드 등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카드사는 간편결제 업체가 건전성 규제를 받지도 않는데 사실상 신용카드처럼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일에 이를 지불받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다. 카드사는 영업 시 전체 자산이 자본의 8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레버리지(부채) 배율 등 건전성 규제를 받지만 간편결제 업체는 이같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카드사와 간편결제 업체 간 가맹점 수수료율 등 규제 형평성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간편결제 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수수료율 규제가 없다.

특히 카드업계는 후불결제에 대한 빗장이 한번 풀린 만큼 향후 한도액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휴대폰 소액결제 사업은 최대 한도가 2015년 30만원에서 지난해 60만원으로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이미 커졌는데 후불결제도 가능해지면 보급률이 높은 네이버·카카오페이가 카드사 고객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보다 느슨한 규제를 받는 빅테크와 경쟁력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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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급결제사업을 둘러싼 대립각




카드사는 종합지급결제사업 허용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발표에서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 기존 간편결제 업체와 달리 카드사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카드사는 여신 업무를 하기 때문에 사업자 대상으로 포함할 지 여부를 향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서 제외된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불이익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지급결제사업은 고객 결제계좌를 직접 발급·관리하고 결제·이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급여이체, 카드대금·보험료·공과금 납부 등이 가능해진다. 다만 예금, 대출 업무는 제외된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 등 간편결제 업체들도 은행과 같은 금융사와 협업하지 않아도 계좌를 발급해 다양한 금융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카드업계엔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서 제외된다면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간편결제 업체는 현재 선불충전을 하고 결제를 하면 결제액의 2.5%를 적립해주는 포인트 리워드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인 A씨가 네이버 통장으로 급여를 받고 해당 계좌로 네이버쇼핑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급여이체 계좌는 한번 만들면 잘 변경하지 않는 특성상 장기거래가 가능해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강력한 마케팅 비용 규제를 받는 카드사 입장에선 이같은 마케팅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불만을 품고 있다.

또한 네이버가 미래에셋캐피탈과 제휴해 대출 사업에 우회로 진출하는 것 또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종합지급결제업자는 대출 업무를 제외한다는데 네이버가 제휴를 통해 대출 사업에 간접 진출하는 것은 되고 카드사는 여신업무를 직접 하기 때문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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