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골드러시①] 결혼반지 대신 골드바, 폐금니 팔아 쌈짓돈

[이슈포커스] 코로나에 주목받은 안전자산… 금값, 역대 최고가 근접

이남의 기자VIEW 3,8442020.07.2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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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26.50달러) 오른 184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9월 이후 8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진=뉴시스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권민정씨(가명)는 명품 결혼반지 대신 820만원이 넘는 골드바 100g을 사들였다. 권씨가 평소 거래하던 은행에서 국제금값과 환율을 이용해 골드바 가격을 매긴 후 출금 일주일 만에 골드바를 수령했다. 권 씨는 “비싼 명품 결혼반지를 집에 모셔둘 바에 골드바를 사는 게 낫다”며 “앞으로 꾸준히 금을 매입해 골드바를 금고에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종로 금은방 거리에서 ‘금니대장’으로 불리는 김용식씨(가명)는 최근 폐금니를 팔겠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몇 년 전만 해도 버려졌던 폐금니는 금값이 한 돈에 25만원을 넘어서자 개당 시세가 3만~4만원에 형성됐다. 김 씨는 “임플란트를 하고 뺀 금니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금값이 오르자 폐금니로 쌈짓돈을 버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안전자산인 금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금 투자행렬이 이어진다. 7월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26.50달러) 오른 184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9월 이후 8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의 금값은 해외보다 더 올랐다. 금값 상승에 환율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7월22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79%(1260원) 오른 7만1530원에 거래됐다.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설된 이후 장중 기준 최고가다.

코로나19에 세계 각국의 재정지출이 증가하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에 시중 유동자금이 늘면서 금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금테크 바람, 포인트 소액투자에 신탁까지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 안전한 금 현물 투자인 골드바가 인기를 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10그램, 100그램짜리 골드바는 동이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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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올 6월 골드바 월간판매량은 21억15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32억1422만원어치 팔렸던 골드바는 올 1월 5억9218억원으로 급감했고 이후 2월에도 5억5272만원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3월 35억607만원이 판매되며 전달보다 30억원 가량이 대폭 늘었다. 4월에는 골드바가 20억9122만원, 5월 20억440만원, 6월 21억154만원이 팔렸다.

골드바는 은행 영업점에서 실물 금을 직접 사고파는 상품이다. 10그램, 100그램, 1킬로그램 단위로 살 수 있다. 1그램 당 국내 금값 시세에 부가세 10% 비용이 든다.

안은영 신한은행 PB팀장은 “자산가들은 금 통장(골드뱅킹)보다 장기 보관할 수 있는 골드바 투자를 선호한다”며 “골드바는 부가가치세 10%에 수수료 4~5%를 더해 15%에 가까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적은 돈을 금에 투자하는 골드뱅킹도 인기다. KB국민은행이 KB국민카드와 제공하는 ‘포인트리 골드전환서비스’는 카드 포인트로 골드뱅킹(통장)에 투자할 수 있다. 잔여 포인트리는 1점당 1원으로 국민은행에서 고시하는 최초 금 가격 기준으로 환산해 KB골드투자통장에 금으로 입금해준다. 거래단위는 최소 금 0.01그램이다.

한국에서 생소한 금 신탁도 새로운 금테크로 떠올랐다. 금신탁은 이자배당소득을 내지 않고 상속·증여로 활용할 수 있어 노후준비와 자녀 세대를 위한 상품으로 주목받는다.

기업은행은 금 현물에 투자하는 ‘IBK 골드모아 신탁’을 올해 초부터 7월22일까지 112억원을 팔았다. 최소 가입금액은 10만원이고 횟수 제한 없이 추가 입금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은 5년, 만기 전 중도해지할 수 있다.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해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한국거래소(KRX)의 골드바를 매입하는 ‘골드바신탁’에 유언·상속 기능을 더했다. 본인이 증여·상속하길 원하는 시점에 금 실물과 현금 중 선택해 인출할 수 있다. 이 신탁은 지난 6월말 기준 300억원 팔렸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금값… 1900달러 간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9% 상승했다. 주식과 달리 변동성이 적고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으로 금값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달러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로 하락세다. 7월2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0.65% 하락한 95.21을 기록했다. 3월9일(94.89) 이후 최저치다.

외환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이어져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금값 상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금값은 역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18개월 전망치를 2000달러에서 3000달러로 높였다.

2011년 8월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로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97% 오르며 역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전문가의 예측대로 금값이 1900달러를 돌파하면 10년 만에 새 기록을 쓰게 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와 함께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며 “하반기 금값은 19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에 대비한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전체 금융자산의 10% 이내 범위에서 금 투자를 권장한다. 지정학적 우려와 디플레이션 등 돌발 변수가 남은 만큼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거나 너무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안은영 신한은행 PB팀장은 “전체 금융자산의 10% 이내에서 금 등 실물 자산을 편입하면 자산 분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금값 상승을 기대해 비중을 더 늘릴 수 있지만 최근 금 가격을 고려할 때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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