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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목표가 뛰어넘은 SK바이오팜…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간다'

윤경진 기자VIEW 2,3102020.07.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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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추신경계 신약 연구개발업체 'SK바이오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조대식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사진=뉴스1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틀 만에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넘어섰다. SK바이오팜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혀 공모주 청약에서도 대박을 쳤다. 높은 청약 경쟁률 탓에 증거금 1억원을 넣고도 평균 13주(공모가 기준 63만7000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전 거래일보다 3만8000원(29.92%) 오른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237%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11만원,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의 가치에 삼성증권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에 투자하는 회사로 바이오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오랜 기간 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며 "SK바이오팜이 이런 기준에 맞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SK바이오팜 목표주가 산정은 경쟁 업체인 벨기에의 다국적 제약회사 UCB의 고성장기 가치를 반영했다"며 "UCB는 2005년부터 순수 제약·바이오 업체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는데 당시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인 PSR(주가매출비율)은 5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현재 2개 시판 약물과 1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매출액이 최소 1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PSR 5배를 적용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9조원, 한 주당 11만원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 신약인 솔리암페톨 등 파이프라인에 대한 미국, 유럽 등에서의 매출 추정을 기반으로 목표주가를 산정했다"고 목표주가 10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2일 SK바이오팜은 공모가 4만9000원의 두 배인 9만8000원에 시초가를 결정한 뒤 개장 직후 12만7000원으로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약 159.1%다. SK바이오팜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공모가 4만9000원의 90∼200% 사이인 4만4100~9만8000원에서 호가를 접수해 시초가를 결정했다. 매매는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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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명동 NH투자증권 WM센터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을 하고있다./사진=뉴스1




코스피200 편입 전망으로 전망 밝네




기관투자자도 SK바이오팜의 IPO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6월17~18일에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835.66대1의 경쟁률을 보여 공모 밴드(3만9000~4만6000원) 최상단인 4만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경쟁률 323.02대 1을 기록해 30조9889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인 30조649억원을 앞서는 금액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적은 주식 유통 물량이 앞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전 기준 SK㈜가 지분율 100%를 보유한 SK그룹 계열사다. 상장 이후에도 SK㈜는 SK바이오팜 지분을 75% 가지고 있다. 사전에 배정된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5%를 제외하면 SK바이오팜 주식은 20%만 시장에 풀린다.

그러나 이 물량도 쉽게 유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의 80%(전체의 16%)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다. 기관투자자는 일정 기간 시장에서 공모받은 주식을 팔지 않은 ‘의무보유확약’을 통해 공모 물량을 확보했다. 상장 초기 시장에 물량이 나올 수 없는 이유다. 당분간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공모 물량의 20%(전체의 4%)만 시장에서 유통될 전망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부터 관심을 받는 주식 중 유통 물량이 적은 주식들은 거래량이 부족해서 주가 상승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특히 이는 지주사가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해 상장 후에도 지분 구조가 단순한 대기업 계열 회사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보통주 중 시장대표성과 산업대표성, 유동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200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코스피200은 코스피200선물과 옵션의 기초자산,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벤치마크지수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지수를 따라가며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상위 50위 이내일 경우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 조건을 충족해 오는 9월11일 편입될 수 있다”며 “코스피200지수 추종 자금을 6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SK바이오팜에 유입되는 코스피200 추종 패시브 자금은 9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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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연구소./사진=SK바이오팜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개척하는 SK바이오팜 ‘투자자 몰릴 만하네’





SK바이오팜의 IPO 흥행 성공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제약·바이오기업 수혜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SK바이오팜이 이미 외부 자금 조달 없이 독자개발 신약을 보유하고 미국 판매 준비도 끝내는 등 기업가치를 성과로 증명한 데 있다. 기존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은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IPO를 이용해 외부 자금을 조달받아 성과를 내는 방식을 채택해왔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이미 성과를 내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1993년 SK그룹의 라이프사이언스사업 부문에서 신약 연구를 시작해 2011년 4월 분할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관련 신약 개발 전문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올해 5월부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에 돌입했다. 한국 바이오기업이 신약 물질 발굴부터 임상, 판매 신청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를 통과한 건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전망도 밝다. 기존 부분간질 치료제로 처방됐던 UCB사의 ‘빔팻’이 2018년 기준 13억 달러(약 1조55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임상2b상에서 빔팻보다 우수한 발작억제 효과를 입증했고 임상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장기적으로 약 1조원 규모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3월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도 ‘재즈 파마슈티컬스’사에 기술 수출을 했다. SK바이오팜은 재즈사로부터 판매 매출의 로열티(저작권료)를 받고 아시아 12개국의 판권을 보유한다. 재즈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솔리암페톨을 판매 중이며 2025년 매출 5억 달러(약 5995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종경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신약 가치와 긍정적인 시장 변수를 주목했다. 그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세노바메이트 등 중추신경계 질환에 전문화된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앞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며 “전체 주식 수의 5% 정도로 예상되는 적은 유통 주식 수와 코스피200 편입 기대감 등 시장 변수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경진 기자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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