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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가 분양 분쟁… 계약자 "시공 잘못됐다" vs 시행사 "문제없다"

김노향 기자VIEW 4,2022020.07.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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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포웰시티 C2 블록은 경기 하남시 감이동에 짓는 881가구 아파트단지와 상가다. 준공은 내년 2월. /사진=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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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현장에 있던 아파트단지 및 상가 모형도. 빨간 동그라미 안은 K씨가 분양받은 코너 상가의 측면 부분. /사진=독자 제공
9억원 넘는 가격에 분양받은 신도시 상가가 당초 모형도와 다르게 설계돼 계약자와 대기업 시공업체간 분쟁이 벌어졌다. 이 계약자는 모형도와 같게 설계변경이나 불가할 시엔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건설업체 측은 설계도면대로 시공했고 분양 당시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계약자의 잘못이라고 주장해 법적 분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3일 경기 하남시 감일공공주택지구 C2블록 공사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 제공된 모형도와 다른 시공 문제로 시행사와 계약자간에 분쟁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하남포웰시티'는 현대·포스코·태영·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행·시공하는 881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속 상가다.


문제가 된 C2블록은 포스코건설이 시공하고 시행과 책임 시공사는 시공능력평가 2위(2019년 기준) 현대건설이다. 계약자 K씨는 2018년 하남포웰시티 C2블록의 단지 메인 출입구 쪽 코너 상가를 9억500만원에 분양받았다. 전용면적 50㎡의 긴 직사각형 모양 상가다.


K씨가 분양받은 상가는 같은 라인에 있는 다른 상가보다 분양가가 2억3000만원 비쌌다. 전용면적이 10㎡ 넓은 데다 코너 쪽 상가는 일반적으로 분양가와 임대료가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계약을 컨설팅한 공인중개사 A씨는 "출입문이 한쪽에 있는 것과 가로세로 양쪽에 있는 건 큰 차이가 난다"며 "길이가 긴 방향에 출입문을 추가로 내 유동인구가 많은 길의 손님을 끌 수 있어 분양가가 2억원 이상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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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분양받은 상가 공사현장. 모형도에는 통유리로 설계됐던 상가 측면에 계단 모양 벽돌이 시공돼있다. /사진=김노향 기자








설명 안한 잘못은 없고 확인 안한 계약자 탓이라니…




K씨는 전용면적이 넓고 가로세로 양쪽에 출입문을 낼 수 있는 코너 상가의 특성상 공간을 둘로 나눠 임대할 계획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코너 상가의 적정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바로 옆의 상가는 절반 수준인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만원 수준이다.


K씨는 세입자를 구해 임대차계약을 맺었는데 문제는 이후에 터졌다. 임대차계약을 맺은 세입자 역시 길이가 긴 방향에 출입문을 추가로 낼 계획이었는데 직접 공사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모형도와는 너무 차이가 큰 경사가 발생한 것이다.


모형도를 보면 단지 출입구부터 코너 상가 출입문까지 평평한 부지다. 유동인구가 지나다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1.4m 높이의 경사로여서 출입문 자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했다. 더구나 통유리인 줄 알았던 측면 창의 절반은 계단 모양의 벽돌이 시공돼 가게 내부를 가리고 있었다.


K씨는 "단지 코너 상가는 공인중개사사무소나 편의점으로 임대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렇게 경사인 데다 벽돌까지 있어서 상가로서의 가치가 훼손된다"며 "편의점일 경우 손님이 라면을 먹는 스탠드 테이블이 있어야 할 자리에 유리창 대신 벽돌이 가린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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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당초 조건과 비교해 상가가치가 40% 낮아졌다고 주장, 계약해지와 대출금 법정이자를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시행사 현대건설 측에 수차례 발송했다. 현장 관계자 역시 모형도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명백한 하자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 K씨는 소송 시 제출할 증거자료로 녹취를 확보한 상태다.


해당 녹취를 들어보면 "계약 해지사유가 된다"는 내용이 여러 번 나온다. 시행 및 책임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내용증명이 수차례 발송된 후에야 답변을 보내왔는데 설계도면대로 시공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고 계약해지 시 위약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모형도의 경우 실제 크기와 120배 차이가 나 경사로까지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분양자가 설계도면을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씨는 경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시공업체가 먼저 계약자에게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재산상 피해를 끼쳤다고 반박했다. 한쪽 면을 활용할 수 없으면 2억3000만원이나 높은 분양가에 코너 상가를 분양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민원 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계도면과 동일하게 시공됐다면 건축법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분양자에게 설명 의무를 다했는지, 과장광고 문제가 없는지 등이 사건의 중요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노향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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