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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연금만들기] ⑧ “공공·민간 큰돈 잡아라” 증권사 OCIO 시장 '기웃 '

손희연 기자VIEW 1,9302020.07.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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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연금만들기⑧]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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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영찬 기자.
증권가 이목이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으로 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OCIO 시장 규모가 10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OCIO시장은 자산운용사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가 OCIO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증권사들은 OCIO 전담 팀을 통해 수주 전략을 구상하는 등 시장 선점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미래 먹거리 OCIO시장 선점 경쟁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가 장악하고 있는 100조원 규모의 OCIO시장에 증권사가 잇따라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OCIO는 자산 규모가 큰 공공·민간기관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외부기관에 자산을 위탁·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100조원 규모의 공적기금 OCIO 중 72조원은 자산운용사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증권사 몫이다. 28조원의 공적기금 OCIO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간운용사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단독으로 2014년 주택도시기금 일부(18조원)와 2015년 고용보험기금(10조원)으로 28조원의 최대 규모 OCIO를 맡았다. 하지만 2018년 NH투자증권에게 주택도시기금 주간운용사 자리를 내줬다.


증권사들은 이를 시작으로 OCIO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6월16일 강원랜드의 OCIO 기관으로 선정됐다. 강원랜드는 두 회사에 각각 750억원, 총 1500억원을 위탁키로 했다. 위탁 기관은 3년이다. 앞서 강원랜드 OCIO 선정을 두고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을 비롯해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올랐다. 운용사로는 한화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3월28일 고용보험기금 OCIO 주간운용사 선정에는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서울대발전기금 위탁운용기관 선정에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이 눈독을 들이며 OCIO 시장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이 급증했다.




“성장 잠재력, 안정적 수익원 확보”




증권사가 OCIO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과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필요해서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퇴직연금제도 개선에 힘입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주택도시기금, 산재보험기금,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등 공적기금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OCIO를 요청해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를 차지하려는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OCIO 사업은 수익성 측면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면 증권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금의 여윳돈을 통째로 맡게 되면 수익과 함께 자본시장에서의 입지도 다질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총 32조원의 공적기금을 관리한다. 운용사 단독으로는 최대 규모다. 5회 연속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자금을 18년 이상 운용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가장 좋은 실적)를 작성했다. 이처럼 트랙 레코드가 높을수록 여타 공공기관의 OCIO 사업을 따올 가능성이 높다. OCIO 시장 선점이 중요한 이유다.


시장에선 자산운용사에 비해 다양한 투자구조와 전략을 제안하기 용이한 증권사가 OCIO시장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본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의 경우 여러 투자 상품을 기획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OCIO의 역할 중 하나인 포괄적인 자문에서 증권사가 운용사에 비해 우위에 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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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영찬 기자.




대형증권사 '출발', 중소형증권사 ‘레디’




이미 공적기금 OCIO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향후 트랙 레코드를 쌓으면서 외연을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사 중 OCIO 강자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은 OCIO운용부와 OCIO컨설팅부를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공적기금 OCIO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민간기관·소규모 일반법인에도 OCIO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소규모 기관은 공공기관에 비해 위탁·운영하는 자금규모는 작지만 수수료가 높다. 따라서 소규모 기관고객으로 고객풀을 확대해 수익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 역시 OCIO 운용 체계를 공고히 하면서 다양한 고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OCIO 수탁고 확대를 견인한 랩운용부를 중심으로 OCIO에 특화된 ETF(상장지수펀드) 기반 모델 포트폴리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관련 인프라 구축을 통해 OCIO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증권은 OCIO전략팀을 신설해 업계 최초로 국내 개인·기관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EMP 솔루션’을 발간, OCIO 기업퇴직연금 등의 포트폴리오를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도  OCIO사업팀을 새로 꾸리면서 준비에 들어갔다.


또한 최근엔 IBK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 중견급 증권사들도 OCIO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서울대학교발전기금 위탁운용사 선정경쟁에 깜짝 등장하며 중견급 증권사의 외부위탁운용시장 진출에 신호탄을 쐈다. 


교보증권도 올해 기금운용 경력을 지닌 인력을 중용하며 역량 강화에 고삐를 조였다. 교보증권은 2월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실장을 지낸 박봉권 부사장을 대표로, 5월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출신 이찬우 전 국민대 특임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OCIO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아직 시행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희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증권팀 손희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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