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고도 '끼리끼리' 바람… "MZ세대 모여라"

김설아 기자VIEW 2,4082020.06.30 06:25
0

글자크기

[머니S리포트] ‘중고·리셀’ 빅뱅 ② ‘전문 플랫폼’이 뜬다
# 일식당을 운영하는 손모씨(39)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모으는 게 취미다. 가게에 손님이 뜸해 틈이 날 때마다 스니커즈 거래 앱에서 원하는 신발 매물을 검색해본다. 당초 판매가보다 30~50만원 비싸게 올라왔지만 손씨는 개의치 않고 거래를 요청한다. 한정판, 품절된 제품의 희소성에 대한 가치가 수 십만원을 넘는다고 생각해서다. 손씨는 “과거에는 이것저것 다 판매하는 중고 사이트를 이용했지만 스니커즈 전문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니 신뢰도와 안전성 측면에서 훨씬 만족스럽다”며 “흔치 않은 신발을 모아 나만의 컬렉션을 만든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중고나라에 올라온 반값 사첼백/사진=뉴스1
누구나 한 번쯤 ‘중고 거래’를 찾는다. 단순히 돈을 절약하기 위해 누군가가 쓰던 물건을 싸게 사는 개념이 아니다. 명품부터 미술품, 한정판 굿즈, 공연 티켓, 빈티지 가구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제품을 얻어 ‘개인의 만족감’을 얻는 소비 형태가 점점 늘고 있는 것. ‘가치 소비’가 늘면서 중고 혹은 리셀(re-sell)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더 전문화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주 타깃층은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1995~2004년생 Z세대)다.





‘마니아층’ 안고 전문 분야 ‘화려한 라인업’






지금도 중고·리셀 플랫폼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원조 중고거래 3강 외에도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 중고거래 앱이 마니아층과 함께 탄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나이키 농구화/사진=뉴스1 DB
대표적으로 스니커즈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네이버는 최근 계열사 스노우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크림을 출시,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림은 실시간 시세 그래프를 제공하고 전문 검수팀의 정품 인증을 거치는 것이 특징. 국내외 스니커즈 리뷰 영상을 제공하면서 영상에 익숙한 MZ세대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서울옥션블루의 ‘엑스엑스블루’와 무신사의 ‘솔드아웃’도 크림과 경쟁하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이다.

기프티콘 등 상품권 중고거래 전문앱 ‘팔라고’와 ‘니콘내콘’은 20~40대 여성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팔라고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만855명으로 불과 6개월 만에 1.95배 늘었다. 니콘내콘의 3월 MAU는 2만6230명으로 같은 기간 2.75배 증가했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커피전문점이나 빵집, 외식 상품권 등의 기프티콘이 시중보다 평균 20%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

기사 이미지
루이비통 제품 컷/사진제공=이베이코리아
명품 전문 플랫폼도 있다. 명품 중고거래 사이트 ‘필웨이’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인 스타일쉐어가 4월 론칭한 중고 명품 플랫폼 ‘아워스’와 경쟁한다. 16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명품 사이트인 필웨이에 맞서 아워스가 내놓은 강점은 방문 픽업, 위탁 판매, 업계 최저 수수료. 여세를 몰아 오는 7월 앱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공연, 스포츠 등 티켓 시장에서는 ▲티켓베이 ▲스텁허브, 육아용품에서는 ▲땡큐마켓 ▲당근마켓 ▲아이베이비, 중고거래의 원조 격인 중고책 시장에서는 ▲알라딘 ▲예스24 등의 전문 플랫폼이 치열한 영역 싸움을 벌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변화면서 전문 거래 앱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MZ세대에게 중고·리셀 시장이 큰 인기 누리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검증과 안전거래 도입… 사기발생 0건






업계에선 중고·리셀 시장이 전문화되는 이유에 대해 ‘검증’과 ‘안전거래’를 꼽았다. 기존 중고·리셀 거래 플랫폼의 경우 판매하는 물건이 제대로 된 정품인지 하자가 있는 제품인지 불분명했고, 실제 거래 사기도 많이 발생했다.

기사 이미지
맘카페 분유사기/사진=뉴스1
최근 성장하는 중고·리셀 전문 플랫폼은 이 약점을 보완하면서 시장 점유에 나선다는 게 특징이다. 티켓 중개 플랫폼인 ‘티켓베이’는 선입금 사기 및 범죄가 횡행하던 기존 티켓 리셀 시장에 ‘안전거래’를 도입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약 400억원. 2015년 6월 론칭 이후 현재까지 단 1건의 사기도 발생하지 않았다. 필웨이 역시 10만명의 전문 셀러를 보유하고 전문 감정 시스템을 구축, 가품이 거래될 경우 직접 보상하는 ‘정품 200% 직접보상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

구매자 입장에선 플랫폼을 믿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거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셈이다. 직장인 최보라씨(30)는 “중고 명품 전문몰을 모르던 시절 샤넬 지갑 멀쩡한 걸 말도 안 되게 낮은 가격으로 지역 카페에 판 적이 있었다”며 “구매자가 짝퉁이 아닌지 의심해서 불쾌했는데 전문 플랫폼은 알아서 검증해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송지훈 팀플러스 홍보팀장/사진제공=팀플러스
[INTERVIEW] 송지훈 팀플러스 홍보팀장

‘안전’과 ‘서비스’, 두 마리 토끼 잡아야 ‘롱런’

중고·리셀 시장이 ‘전문 플랫폼’화 되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MZ세대라는 주요 수요층 성향이다. 이들은 유니크하면서 특별한 자신만의 아이템에 열광하고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는 제품을 소유하면서 얻는 자기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특정 아이템의 전문성을 보유한 플랫폼이 생겨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고카페·SNS 등의 거래와 티켓베이 거래의 차이점은?

☞ 기존 티켓 거래는 안전장치가 미비한 중고카페, 커뮤니티 등에서 직거래 방식으로 진행돼 사기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였다. 티켓베이는 에스크로 기반의 중개 플랫폼을 마련해 안전거래를 지원하면서 개인 간 거래의 불투명성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향후 성장하는 중고·리셀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을 꼽자면?

☞ 갈수록 커지는 중고·리셀 시장은 유사한 서비스 플랫폼이 다수 생겨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고객 취향을 반영한 서비스 차별화가 경쟁력 아니겠나. 상품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서비스 제공이 경쟁 우위를 점하는 필수 관건이 될 것이다.

김설아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관련기사 보기

오늘의 주요 뉴스에요

산업 한줄뉴스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