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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살릴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민준 기자VIEW 2,2192020.06.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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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고만 하고 진지하게 내려놓지 않는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든다.”

17일 생사기로에 놓인 쌍용자동차를 향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날린 일침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주요이슈 브리핑’에서 “쌍용차와 관련한 대전제는 돈만으로 기업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라며 “기업을 살리기 위해선 자금도 중요하지만 사업성 개선이 급선무인데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15일 열린 ‘상생을 통한 자동차 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통한 쌍용차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주주 마힌드라 희생 없이 우리만 지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쌍용차는 기대했던 기안기금을 받지 못 하게 됐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것인데 쌍용차의 경우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실상은 마힌드라에 굽힐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힌드라와 정부의 신경전을 바라보는 쌍용차는 다급하다. 당장 다음 달 돌아오는 900억원의 산업은행 대출금부터 문제다. 산업은행이 만기 연장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쌍용차의 차입금은 산업은행에서 빌린 1900억원을 포함해 총 4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차입금 900억원 만기를 미뤄도 차선책이 없다는 것이다. 4000억~5000억원을 들여 우여곡절 끝에 신차를 출시해도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 구조와 쌍용차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 입장에선 쌍용차가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주주나 채권단이 지원해야 하지만 대주주는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Golden Time·사고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이대로 가면 쌍용차의 경쟁력마저 흐려질 수 있다.

정부와 채권단이 나서서라도 마힌드라와 하루 빨리 쌍용차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달 안으로 확정되지 않으면 쌍용차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해 진다. 쌍용차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며 고용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더 이상 쌍용차의 구조조정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 주주 또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이후엔 구조조정이다.

정규직 4900여명과 비정규직 1500여명의 생사가 달린 일이다. 쌍용차를 살리려면 자금을 수혈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자동차 시장 침체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투자자 물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쌍용차가 무너지면 고용문제뿐만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이 무너진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길 때다. 


전민준 기자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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