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머니S리포트] 日 수출규제 1년… "아베, 전향적 자세 기대 어렵다"

이한듬 기자VIEW 1,3802020.06.22 06:20
0

글자크기

[日 수출규제 1년 - 韓 불매운동 1년 (1부)] “땡큐 아베!” 경쟁력 커진 한국산업 ①
기사 이미지
/그래픽=김은옥 기자




눈·귀 닫은 ‘아베’… ‘한국 탓’만 되풀이하며 균열 야기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가 좀처럼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린다. 한국의 적극적인 대화 제의와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도 아베가 시종일관 모호한 태도를 고수해서다.

한국 정부가 마지막 카드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절차를 재개하기로 하자 아베 정부는 되려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 1년간의 수출규제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눈과 귀를 닫은 채 여전히 ‘한국 탓’만을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갈수록 꼬이는 ‘한·일관계’




정부는 최근 2019년 11월 일시 중단했던 일본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아베 정권이 수출규제와 관련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 또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일본은 2019년 7월4일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제한했다. 일본은 수출규제의 명분으로 전략물자가 제3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국가안보상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일제의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반발한 보복조치이자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정략적인 판단이란 게 중론이다.

이후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아예 배제했고 한국 정부도 일본에 대한 수출관리 강화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카드로 맞섰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는 2019년 11월22일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국장급 협상을 개최하는 대신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고 WTO 제소 절차를 중단하는데 합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WTO 제소 중단은 일시적인 조치이며 일본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제대로 임하지 않고 시간끌기로 나올 경우 언제든지 이를 재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후 양국은 상대국을 오가며 수차례 수출규제 협상을 벌였다. 한국은 수출관리지원조직인 전략물자관리원 인력 14명(25%)을 증원하는 등 수출관리체계가 강화된 점을 적극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일본 측이 제기한 ‘전략물자가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우려’가 해소된 만큼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아베 정권은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전개되자 한국 정부는 결국 5월12일 “5월 말까지 수출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한국 정부는 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

기사 이미지
/그래픽=김은옥 기자






아베 입장 변화 가능성 희박




외교부 역시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정부와는 별개로 한국 법원도 신일철주금 주식회사에 국내 자산 강제매각을 위한 공시송달을 결정하며 전범기업들의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은 크게 반발했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에 대한 ‘두자릿수의 보복’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보복 방안은 공개된 게 없으나 일본 내 한국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수입 관세 인상, 금융 제재, 추가적인 수출규제 등의 조치가 거론된다.

한국 사법부의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현금화가 가능한 시점은 올해 8월이다. 관련 업계에선 아베 정권이 해당 시점에 맞춰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 한국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규제조치를 비롯해 즉각적인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한·일 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셈이다.

현재로선 아베 정권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경제적 득실을 떠나 아베 정권의 정치적 약점을 덮으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정책”이라며 “애초부터 정략적인 목적으로 실행된 만큼 수출규제로 인한 일본기업들의 피해가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아베 정권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지속적으로 수출규제 철회를 요청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한국의 경제가 일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오만한 판단아래 벌어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엔 한국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소재나 부품 등의 일본에 대한 의존구조는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전제 아래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육성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관련기사 보기

오늘의 주요 뉴스에요

산업 한줄뉴스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