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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수소전기차’, 독일 잡는다

박찬규 기자VIEW 7,6222020.06.1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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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구축 시 에너지주권 달라져… 각국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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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상용차 시장이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넵튠의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미국의 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인 ‘니콜라’가 화제다. 트럭계의 테슬라라는 평을 받는 이 회사는 6월4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 나스닥에 상장하며 주가가 연일 치솟는 중이다. 4일 종가가 33.75달러였지만 9일엔 79.73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니콜라는 창업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트레버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 이후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한국의 한화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전기트럭(FCEV,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을 개발 중이다.

한국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한화그룹이 2018년 이 회사에 1200억원(1억달러)을 투자했고 이번 상장 이후 그 가치가 2조원(16억275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됐기 때문이다. 10일 한화그룹은 현재 니콜라의 지분 6.13%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각각 5000만달러씩 투자했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덩달아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스위스 수소에너지기업 ‘H2 에너지’와 함께 설립한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2025년까지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수소전기트럭이 뭐길래







수소전기차는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한 최선책이다. 특히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부문에서는 지금까지 힘이 좋은 디젤엔진을 주로 써왔지만 질소산화물(NOx)과 이산화탄소(CO2) 등 배출가스 문제가 세계적인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압축천연가스(CNG) 등의 청정연료 사용을 넘어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당장은 순수전기차(BEV)가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낮은 회전수에서도 큰 힘을 내는 전기모터를 탑재해 여러 사람을 태우거나 많은 짐을 옮길 때도 유리하다.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으니 도심 운행에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짧은 주행거리를 보완하려면 배터리 탑재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 경우 차의 무게가 급격히 늘어나는 게 단점이다. 비슷한 힘을 내는 디젤차보다 무게는 15%쯤 더 나가는데 주행거리는 최대 35% 수준이다. 결정적으로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면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함께 늘어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보다 시간제약을 받는 트럭에 적용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간이 돈’인 트럭 드라이버에게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상용차업계에서는 FCEV에 주목한다. 전기차의 장점을 갖추었면서도 그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럭은 에너지와 운행 측면에서 장점이 분명하다”면서 “장거리운송을 주로 하는 대형트럭의 드라이버 입장에선 운행 시 조용하고 15분 내외로 충전시간이 짧은 점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디젤 트럭과 비슷한 패턴으로 차를 몰 수 있는 데다 운행 시 배출하는 건 수증기(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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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럭-배터리전기트럭-디젤트럭의 특징비교. /그래픽=김민준 기자






시장 선점만이 살 길... 글로벌 상용차회사 큰 관심







한화그룹은 계열사의 미래 성장방향과 맞아 니콜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제작 외에도 수소 인프라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만큼 계열사의 특성에 맞춰 수소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본 것.

전세계의 상용차회사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올해 4월20일 독일의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와 스웨덴 볼보트럭은 대형 수소전기차의 개발과 제조를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두 회사는 세계적인 디젤 상용차 제조사다. 20여년 간 연료전지를 연구한 다임러와 전기트럭과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온 볼보트럭이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화제였다. 2050년까지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적 운송수단을 목표로 2030년 이전에 수소전기트럭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토요타는 6월5일 중국 자동차제조사 5곳과 손잡고 중국 베이징에 ‘FCRD’라는 합작회사를 세웠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수소전기차 굴기’를 발표한 데다 2030년까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내 수소연료전지 상용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이보다 한걸음 앞서있다. 스위스에 세운 합작법인을 통해 수소에너지 기반 사업을 확대하면서 유럽의 대형 상용차 수요처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공개한 수소전기트럭 넵튠 이외에 10종의 상용 라인업도 구축한다. 지금까지는 유럽 상용차시장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지만 ‘수소’로 전세를 뒤집을 기회를 잡은 셈이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2019년 ‘수소경제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5월20일에는 현대차와 환경부가 수소전기트럭의 보급 시범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J대한통운, 쿠팡, 현대글로비스 등 물류회사와 수소전기화물차 관련 협약을 맺고 2022년까지 5대를 시범 운영한 뒤 2023년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수소, 친환경 넘어 ‘에너지 안보’ 무기로







현재 미국-유럽은 물론 한-중-일도 수소전기차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상용시장이 커지면 수소를 만들고 유통하는 인프라 확충도 필수다. 현대차와 니콜라 등 수소전기차시장 업체의 계획이 전방위적인 이유다.

이런 움직임은 친환경사업을 하는 것 외에 ‘에너지 주도권’ 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점차 고갈되는 화석연료 대신 무한한 청정자원으로 평가받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볼 수밖에 없다는 것. 


각국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것도 신산업 육성과 함께 에너지자립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허선경 연구원은 “앞으로 한국도 수소산업 전반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제 막 열리는 시장인 만큼 지금의 준비 여부가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생산단가와 친환경성 측면에서 앞으로는 수소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해진다”며 “한국이 수소경제를 이끌려면 관련 산업의 국산화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정책은 국가안보와 연결된다”면서 “특히 상용시장은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확대될 수 있어 결코 놓쳐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기자

산업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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