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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벌] 당당한 롤스로이스 vs 은밀한 마이바흐

전민준 기자VIEW 2,7332020.06.0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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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50풀만./사진=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BMW는 5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6년 처음으로 벤츠에 1위를 내줬다. 2019년 BMW는 주행 중 화재 이슈로 판매량이 벤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최근 BMW는 화제 이슈를 거의 해결하며 판매량이 느는 추세다.

반면 벤츠는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라는 변수를 맞이했다. 최근 압수수색까지 당한 벤츠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숙명의 라이벌 벤츠와 BMW. ‘머니S’는 벤츠와 BMW의 경쟁 관계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독일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자웅을 겨루고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이 둘은 대당 판매 가격이 4억~6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자동차시장에서도 경쟁한다. BMW그룹의 롤스로이스와 다임러그룹의 마이바흐. 과연 이 두 브랜드는 어떤 전략으로 럭셔리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고 있을까.





“자격 없으면 안 팔아”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수입상이던 찰스 롤스와 엔지니어였던 프레더릭 헨리 로이스가 합작해 만든 브랜드다. 1903년 뛰어난 기술자였던 헨리 로이스는 자신의 첫 차 품질에 실망한 나머지 직접 차량을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가 제작한 차량은 매우 뛰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런던의 부유한 자동차 판매업자 찰스 롤스의 관심을 끌었고 둘은 최고의 차량을 제작하겠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의기투합했다.

1906년 롤스로이스 회사 설립 이후 처음 제작된 ‘20154’ 기반(2007년 당시 37억원에 거래)의 ‘실버고스트’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판매에 뛰어들었다. 롤스로이스의 브랜드 전략은 철저히 ‘최고급’이다. 1980년대까지 롤스로이스는 자격이 안되면 차량 판매를 거부했다.

보유한 총자산이 아닌 실질적으로 구매자가 당장 쓸 수 있는 자산이 최소 3000만달러(한화 약 330억원)가 넘어가야 했다. 3대에 걸친 가문 조사에서 조그만 흠이라도 나오면 무조건 판매를 거절했다. 롤스로이스를 소유하려면 그에 적합한 사회적 지위와 자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970~1980년대에 출시됐던 롤스로이스 팬텀 VI 리무진의 경우 이 차를 사고 싶어도 롤스로이스의 기준에 미달해 구매하지 못한 고객들이 상당했다. 이런 점 때문에 팬텀 리무진은 신차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의 전략은 전세계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 2019년 롤스로이스는 5152대의 차량을 전세계 50개국 이상에 판매하며 116년 역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2018년에 세운 최고 판매량을 1년 만에 다시 경신한 것으로, 2018년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롤스로이스가 한국에 진출한 건 1992년. 당시 영국계 자동차 직판 회사인 인치케이프를 통해 실버 스퍼 모델이 들어왔으나 1998년 인치케이프가 철수해 수입이 잠시 중단됐다. BMW가 롤스로이스를 인수한 후 팬텀을 출시하면서 공식 딜러인 코오롱 모터스를 통해 2003년부터 국내에 다시 유통 중이다. 2015년 53대였던 롤스로이스의 국내 판매량은 2019년 161대까지 늘었다. 올해는 4월까지 42대를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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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넌./사진=BMW그룹코리아






잃어버린 60년의 부활






1921년 첫번째 메르세데스 개발의 주역이던 독일의 유명한 기술자 빌헬름 마이바흐의 아들 카를 마이바흐는 콘스탄스 호수에 위치한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기술적으로 완전한 고급 자동차의 생산을 시작한다.

그것을 기점으로 1930년대 마이바흐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세련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마이바흐가 1921년 고급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해 1941년까지 생산한 차는 고작 1800여대에 불과했다. 전체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마이바흐는 1940년부터 만들던 SW 42의 생산을 중단했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시기엔 약 70%의 건물이 폭탄에 의해 파괴됐고 남아있는 건물마저 프랑스 점령군에 의해 부분적으로 해체됐다. 마이바흐는 전후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럭셔리 브랜드에서 롤스로이스에 밀리며 모든 모델을 단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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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사


2002년 마이바흐는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의해 부활했고 마이바흐 57과 마이바흐 62를 전세계 부호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마이바흐는 S클래스가 BMW 7시리즈보다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다는 것을 활용해 S클래스의 최고급 트림으로 부활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4년 자사의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를 선보였으며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풀만으로 고객들에게 본격 알리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럭셔리 리무진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풀만 가드’, 컨버터블 전기 컨셉트카인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 카브리올레’, SUV와 세단이 가진 DNA를 결합한 초현대적인 컨셉트 SUV인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얼티메이트 럭셔리’ 등 다양한 럭셔리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마이바흐 판매 전략의 특징은 일반인에게 전시하지 않고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이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에 구매를 문의하면 한국 본사의 마이바흐 전담매니저가 구매와 상담 등 전 과정을 컨설팅해주는 시스템이다.

전세계적으로 12명만 존재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 전문가들이 맞춤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첫 진출은 2015년으로 첫해 판매량은 949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매년 감소하며 2018년엔 424대까지 감소했다. 2019년엔 624대를 기록했고 올해 4월까진 171대를 판매했다.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의 이런 움직임은 상반된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량 확대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맥상통한다.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사람들을 끌어모으며 플랫폼을 공유하고 생산 원가를 낮춰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7호(2020년 6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민준 기자

머니S 자동차 철강 조선 담당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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