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퇴근길] "경주 가지 맙시다!"… '보이콧'에 불붙인 경주시장

강소현 기자VIEW 3,1872020.05.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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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원? 누구 돈인가요" 


경주시가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22일 경주시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는 "일본 지원이 사실이냐" "우리나라도 힘든데 일본을 도와준다고요?" 등 일본에 방역물품 지원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경주시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주지진 당시 도움을 받았던 것과 같이 이번 지원 역시 '인도적 차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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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가와 겐 일본 나라시장이 경주시가 보내 준 방역복 등 보호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뒤늦게 알려진 '일본 지원'… 분노한 경주시민  





경주시는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를 보냈다. 경주시는 또 이달 말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와 우호도시인 우사시, 닛코시 등 3개 도시에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경주시 홈페이지에는 비난글이 빗발쳤다. 


한 경주시민은 이날 경주시 홈페이지 소통24시 게시판을 통해 "(경주에서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한다는) 뉴스를 보고 분노와 놀람을 주체하지 못하고 글을 쓴다"며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이 우리의 지원 내역을 무시했던 과거는 싹 다 잊었냐. 지난해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제재를 가했던 과거는 싹 다 잊었냐"고 반문했다.

이 시민은 또 "부끄러운줄 아시라"며 "일본이 그렇게 좋으면 경주 '현'으로 분리독립해라"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경주 시민은 "정부도 외국 정부 요청 없이 방역물자 지원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 독단으로 일본에 지원하다니, 장난하냐"라며 "일본 나라시 명예시민 됐다는데 아예 일본 국적으로 바꿔 나라를 떠나시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는 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이 지난해 일본 나라시 특별명예시민이 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타지역 시민들도 "경주 관광 절대 안간다. 쪽바리동네" "경주관광 가지 않겠다" 등의 글을 잇달아 게재하며 경주시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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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경주시장이 경주시가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해 시민들의 공분을 산 것과 관련 "이번 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경주지진 잊지말자"… '인도적 지원' 주장한 경주시장




주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게재했다.


주 시장은 "우리 경주시가 자매·우호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며 "'토착왜구다' '쪽바리다'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 먹은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 시장은 이어 "지금 일본은 비닐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검사를 제때 못하는 상황인데 이럴 때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주 시장은 2016년 경주 지진 당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 도시들로부터 도움받은 일화를 상기시키면서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관계"라며 "과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300년 동안 한반도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넓은 포용력과 개방성에 있었고, 지금의 경주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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