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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된 법인보험대리점(GA)]② 그들의 '포상휴가', 보험사가 왜 비용 낼까

김정훈 기자VIEW 2,4522020.05.1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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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법인보험대리점(GA)을 견제하면서도 점점 더 커지는 그들의 영향력을 활용하는 식으로 경영기조를 바꾸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DB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도입하려던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을 일부 철회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가 삼성화재의 수수료 개편안에 반발하며 상품 불매를 선언한 것에 따른 조치다. 삼성화재가 도입할 수수료 개편안이 GA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이유다. 업계에선 ‘손해보험 1위사가 GA에 백기를 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막강해진 GA의 입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A사는 지난해 말 임직원과 설계사 1000여명이 함께 해외 포상여행을 다녀왔다. 우수설계사들에게는 금일봉까지 주어졌다. 대형GA B사도 설계사 1300명과 해외 포상휴가를 갔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 일부는 보험사가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가 바뀌어도 보험사와 GA간 힘의 균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험사는 GA를 견제하면서도 점점 더 커지는 그들의 영향력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전략적으로 손을 잡고 GA의 영향력을 활용하는 보험사도 나온다.





보험사, 왜 GA에 쩔쩔맬까




GA의 성장세는 가히 눈이 부실 정도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장점과 파격적인 설계사 수수료 지급 등을 무기로 단기간에 몸집을 크게 불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0개 중·대형 GA의 소속 설계사 수만 약 18만명에 달했다.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 GA도 50~60개로 늘었다. 설계사 1만명 이상의 초대형 GA도 4개나 등장했다. 국내 생명·손해보험사 중 1만명 이상의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회사는 7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보험 모집액에서 GA는 전체 판매점유율 50%를 돌파했다. 보험업계에서 팔리는 보험상품 절반 이상은 GA에서 판매한 셈이다. GA가 판매한 보험은 국내 보험사들이 만든 상품들이다. 보험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대형GA 휴가비용을 부담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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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는 법인보험대리점(GA)을 견제하면서도 점점 더 커지는 그들의 영향력을 활용하는 식으로 경영기조를 바꾸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DB


GA의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설계사 수와 관련이 있다. GA 소속 설계사는 이미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를 약 5년 전부터 추월했다. GA는 고액 수수료를 무기로 보험사에서 우수 설계사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GA설계사는 약 23만명,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18만명 수준이다. 최근 온라인채널(CM) 강화 움직임이 불지만 여전히 보험사 매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채널은 설계사(대면채널)다.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힘의 추가 이동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GA는 삼성화재의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을 철회시키는 등 막강한 영향력으로 보험사를 쥐락펴락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다루다 보니 특정 보험사에 ‘상품을 더 팔아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대신 거액의 수수료나 해외여행경비를 요구하는 식이다. 제안 거절 시 사실상 GA가 자사 상품 불매운동에 나설 것이 뻔해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고위 임원은 “업계에서 누가 봐도 경쟁 중인 2~3곳의 보험사를 거론하며 제안 거절 시 경쟁사 상품을 더 팔겠다는 압력을 받았다”며 “해당 GA본사에 항의하니 지역지사의 독단적인 행동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것이다. 본사에서도 지사의 업무에 대해 통제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대형 GA 대부분은 보험판매 수수료를 늘리기 위해 각 지사를 합친 연합형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개별 지사는 독립적인 경영체계로 운영되며 조직·인사, 회계 및 자금 관리 등 모든 업무를 본사의 통제 없이 직접 수행한다. 이에 GA 내부통제기능이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A와 손잡는 보험사






GA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하자 아예 전략을 선회한 보험사도 나왔다. 메리츠화재는 3~4년 전부터 GA와 전략적으로 손을 잡고 자사 상품의 GA 판매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GA에 주는 수수료를 대폭 늘리고 판매량에 연계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며 성과를 냈다. 메리츠화재의 GA 판매 비중은 60~70%까지 확대됐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장기 인(人)보험시장에서 삼성화재를 누르고 업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무리한 시책비(판매장려비)를 남발하며 GA와 결탁해 얻은 승리’라며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국 ‘승자가 승자’라는 분위기가 커졌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보험사들도 메리츠화재의 방식을 무조건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보험사는 GA 전용 오더메이드 상품(전용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GA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보험사에게 상품 개발을 요청한 후 해당 보험을 단독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보험사가 성장한 GA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파트너로 보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보험사가 GA채널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와 GA가 장기적으로도 상생할 수 있도록 제판분리(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의 성장은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라며 “GA를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건전한 판매전문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험사도 GA와의 협업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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