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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사모펀드] ② '라임사태' 뒷북 금융당국, 책임은 어디에…

손희연 기자VIEW 3,0492020.05.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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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꽃’ 사모펀드의 인기가 뚝 떨어졌다. 강남부자 등 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히던 사모펀드는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3월 말 개인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1조8659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8345억원(4%) 줄었다. 사모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몸집을 키웠지만 잇따른 사고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가 백조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원인과 이유, 그 해결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천떡구러기 사모펀드②] '라임사태' 재현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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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사옥/사진=뉴스1 DB.
손실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이하 라임사태)로 뒤늦게 사모펀드를 뜯어 고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뒤늦은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반성 없는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상당하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파수꾼’으로서 시장을 감시·감독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성찰 없이 사고 유발 기업 제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4월26일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판매사, 외부평가기관을 통한 사모펀드 ‘감시 방안’을 확정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담기지 않아 제2의 라임사태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 ‘뒷북 정책’… 책임자 없는 조직개편 두고 ‘책임론’




금융당국은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의 금융시장 진입 문턱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했다.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 사모펀드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당시 시장에서조차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사모펀드 설정액은 규제완화 시점인 2015년 200조원에서 지난해 말 4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 사모펀드 정책이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찾아보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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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S


이후 지난해 라임사태가 터졌다. 금감원은 시장에 곧바로 이를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이 검사 결과를 공개한 것은 올 2월이다. 지난해 7월 라임사태 의혹 등이 제기된 지 7개월 만이란 점에서 ‘뒷북 공개’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 사이 1조원이 넘는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재진행형인 라임사태는 금융감독당국의 조직개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해온 금감원은 지난 1월 조직개편 인사에서 아예 소비자 피해예방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산하 부원장보도 증원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산하에 신속민원처리센터와 민원분쟁조사실이 신설되면서 부서명이 소비자권익보호로 바뀌었고 ‘소비자 피해예방’ 부서가 부원장보 증원과 함께 새로 생겼다. 라임사태로 은행·증권·운용사의 금융상품 제조 및 판매 전반에서 부실이 드러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라임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금융소비자보호’라는 명분만 내세워 조직개편만 단행했다는 점은 책임회피가 아니냐는 책임론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사모펀드 특성상 감독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보다 시장 이해관계인 간 자율적인 처리를 유도했으나 조속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사모펀드시장 규제를 완화한 만큼 이에 대한 사후 조치에 대해 허술한 점이 있었다”며 “향후라도 모니터링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감시·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금융당국이 라임사태 사례처럼 사모펀드시장의 관리와 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며 “반성하지 않는다면 제2의 라임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 실효성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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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S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은 제2의 라임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운용사 내부 규제와 함께 판매사, 수탁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 등에 각각의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고 복잡한 투자구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판매사는 판매 전 투자설명자료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판매 후 펀드가 투자설명자료상 나타난 투자전략, 자산운용방법에 맞게 운용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수탁사와 PBS 증권사는 운용상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시기능도 부여됐다. PBS 증권사는 사모펀드에 제공한 총수익스와프(TRS) 등 레버리지 수준을 평가하고 리스크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 판매사는 문제 발견시 운용사에 시정을 요구하고 운용사 불응 시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이번 개선안에는 판매사에 운용사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의무만 부여돼 있어 펀드 운용 내역, 기한, 투자자산, 운용전략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판매사를 통한 사모펀드 관리 방안은 판매사가 어느 정도까지 운용사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볼 수 있는지 명확하지도 않아 혼선이 일 수도 있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투자 포트폴리오를 판매사에 모두 공개해야 하는지와 감시체계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PBS증권사의 경우 TRS 등 레버리지 수준을 평가해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것은 펀드 상품마다 특성이 다르고 리스크도 천차만별이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책”이라고 질타했다.


이번 방안이 시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사모펀드 외부감사나 자전거래(펀드재산간 거래) 때 비시장성 자산을 회계법인이 평가해야 하는 의무 등은 도입되더라도 제2의 라임사태를 걸러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국은 모험자본*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강하게 규제하기보다는 문제가 된 부분만 손보겠다는 것”이라며 “판매사나 수탁사가 사모펀드 기본정보를 수집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당국이 레버리지, 위험 노출액, 비유동성자산 현황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잘 아는 소위 ‘선수’끼리 해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규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핵심 논거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모펀드 최종안을 보면 감시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투자자들만 더 혼란스러워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업계와 수렴을 거쳐 이번 사모펀드 제도개선 최종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사모펀드 제도 개선방향 초안이 나온 이후 업계, 전문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금융투자협회와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반영했다”고 밝혔다.


▶ 용어설명 *모험자본 : 위험 부담은 있지만 일반 평균 이익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기업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로 하는 자금의 중요한 원천이 되는 자금.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손희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증권팀 손희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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