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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키워드] “실적 좀 살려주오”… 보험·카드사 CEO교체 ‘분주’

김정훈 기자·진은혜 기자VIEW 5,4432020.03.16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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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분다. 3월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국내 5대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돼 ‘회장님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사도 수장 교체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금융회사의 인사와 조직변화는 한해 경영전략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금융권 CEO의 면면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보험·카드업계가 수장 교체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저금리 기조와 업황 부진까지 겹쳐 순익 감소에 허덕이는 보험사들은 장수 CEO(최고경영자) 퇴진과 함께 ‘젊은 피’ 수혈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카드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새 CEO 선임에 분주하다. 특히 보험·카드사들은 ‘재무통’을 모셔와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끌 방침이다.





실적 부담에 줄줄이 용퇴




지난해 12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환경 조성 차원에서 조기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화생명을 생명보험업계 2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지난 2일에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이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용퇴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현대해상의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의 만류로 퇴진을 미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소속을 떠나 보험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CEO다.

각각 9년, 10년간 회사를 이끈 차남규, 이철영 부회장의 용퇴는 현재 보험업계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험사 순이익이 수년간 감소세를 보이자 CEO들이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146억42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09% 감소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줄었다.

생보업계 ‘맏형’ 삼성생명 수장인 현성철 사장도 스스로 용퇴를 결정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9774억원으로 전년대비 41.3% 감소했다. 2018년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0% 가량 줄었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익률 악화, 회계제도 변화 대응(IFRS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보험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운용자산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고 해외투자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신계약 유치 부진까지 겹칠 수 있어 여러모로 업계가 힘든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주요 보험사 수장들이 모두 ‘용퇴’를 선택할 만큼 실적 압박이 심했다는 얘기”라며 “새로운 CEO들의 임무는 결국 실적회복이지만 업황이 워낙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CEO들은 우선 전사적인 비용절감이나 보험료 인상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압박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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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 이동면 BC카드 대표이사 내정자_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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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조용일 현대해상 각자대표 내정자, 이성재 현대해상 각자대표 내정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 내정자_사진제공=각 사






‘재무통’에 맡기자




삼성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전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삼성그룹 측이 전 내정자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명확하다. 자산운용사 수장 출신으로 삼성생명의 ‘재무 체력’을 높이는 일이다. 특히 전 내정자가 자산운용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삼성생명의 순익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선 올해 전 내정자가 보험료 인상, 공격적인 자산투자 등에서 재무건전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삼성생명은 올 4월 예정이율을 인하해 보장성 보험료 인상을 계획했다. 그동안 보수적으로 운용해온 삼성생명의 투자는 전 내정자 가세로 보다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해 차 부회장과 각자대표체제였던 여승주 사장은 이제 단독으로 한화생명을 이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 내에서 대표적 금융전문가이자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에는 흑자전환을 이끌어 낸 경험도 있다. 최근에는 전사적 비용절감에 본격적으로 나선 분위기다. 그동안 각자대표로 내부 경영에 치중해 온 여 사장이 올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화손보도 무너진 실적을 위해 ‘재무통’을 선임했다. 2013년부터 세차례 연임했던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화손보는 꾸준히 실적이 악화되며 지난해 6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차기 CEO로 낙점된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화손보에서 재무담당 전무를 거쳐 지난해까지 한화 지주경영부문 재무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대해상은 젊은 피를 수혈했다. 지난 2일 이사회에서 차기 CEO로 조용일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조 사장은 영업전략 수립과 채널별 전략기획 등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영업환경 변화에 맞는 전략수립으로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현대해상 내에서 모빌리티·디지털 플랫폼 등 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해외 신사업시장 개척 등에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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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특기’ 살려 위기 극복할까






카드업계에선 삼성카드와 BC카드 수장이 교체됐다. 카드업계 역시 정부의 우대 수수료 적용 가맹점 기준 확대 조치와 대출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수익이 하락세다. 새 수장들은 수익성 악화와 핀테크업계와의 심화되는 경쟁 등 대외여건의 변화 속에서 저마다의 특기를 살려 생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삼성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7년간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원기찬 사장의 후임으로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을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마케팅전략그룹 임원, 경영혁신그룹장 등을 거쳐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재무통’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이기도 하다.

삼성카드 과제는 업계 2위 사수.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41억원으로 전년(3453억원)대비 0.3%(12억원) 감소에 그쳤다. 코스트코 제휴 종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KB국민카드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부담에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삼성카드 입장에선 김 내정자가 재무관리 능력을 발휘해 수익성을 견인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친정인 삼성생명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데이터3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이종 업종 간의 협업도 가능해졌다. 삼성카드는 김 내정자에 대해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인션(업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BC카드도 실적 고민을 해결할 수장을 선임했다. BC카드의 모기업인 KT는 이문환 사장의 후임으로 이동면 전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ICT(정보통신기술)통이다. 최근 BC카드가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인사다.


BC카드는 7개 카드사와 달리 카드 결제 프로세싱(처리) 대행이 주 사업이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 핀테크업체가 경쟁자로 대두되면서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 내정자가 몸담았던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은 에너지,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최신 ICT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총괄하는 곳이다. 업계에선 BC카드의 QR(안심번호)코드를 이용한 무인결제서비스 사업이 현재 걸음마 단계지만 이 내정자가 ICT 전문성을 살려 회사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기자·진은혜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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