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코로나19 혼내주는 우리 호빵맨"… 일본의 기이한 크루즈 승객 응원

강소현 기자VIEW 3,5942020.02.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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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요코하마항에 발이 묶인 가운데 탑승객을 위한 응원가로 호빵맨 주제가가 불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


"용감한 어린이의 친구 우리우리 호빵맨. 세균맨 혼내주는 우리 호빵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요코하마 항에 발이 묶였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대거 확인됐기 때문. 이 가운데 공포로 가득찬 크루즈선 옆에선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크루즈에 격리된 승선자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호빵맨'의 주제가가 크루즈 주변에 울려 퍼지고 있는 것.

일본 크루즈선 내 확진자는 전날(13일) 하루만 44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총 2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체 크루즈선 탑승객의 21%인 700명만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상태로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크루즈에 탑승한 한국인들은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두렵다"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크루즈선이 정박된 요코하마항 앞바다에는 '호빵맨' 주제가가 울려퍼졌다. 또 크루즈선 주위로는 호빵맨을 튼 작은배들이 맴돌았다. 이로써 '악당 세균맨을 물리치는 영웅 호빵맨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식 응원법'이라는 제목으로 확산,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미담'으로 볼 수도 있지만 크루즈선에 격리된 탑승객 주위에서 노래를 틀어주는 행위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는 것. 


실제로 다수의 일본 매체들은 일제히 '아름다운 미담'이라며 소개했다. 하지만 이를 본 국내외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했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조롱받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기공룡둘리 주제가 틀어주면서 힘내라고 응원하는 건가", "개그프로 따로 안봐도 되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일본의 한 누리꾼은 "아침뉴스에서 공개된 영상을 통해 크루즈선을 향해 힘내라고 외치는 아저씨와 호빵맨 노래를 틀어주면서 (크루즈선) 주위를 맴도는 배를 봤다"며 "내가 저 크루즈선에 탄 사람이었다면 짜증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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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편 이날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고령 탑승자에 대한 조기 하선을 시작했다. 고령자들의 건강 악화가 심각해지면서 나온 조치다. 


다만 하선 대상자는 극히 제한됐다. 80세 이상 고령자이면서 지병이 있거나 창문이 없는 선실에서 지내고 있는 경우에만 하선이 가능하다. 이들 중 이날 낮까지 하선을 희망한 사람은 10여명이었다. 이는 지난 3일 해상에 격리된 뒤 11일 만이다. 


이처럼 크루즈선의 격리 조치가 길어지고 확진자는 늘어자나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일본 정부는 ‘선상 격리’만을 고집하다가 지난 13일 크루즈선 확진자 44명이 추가로 확인되고 나서야 '뒷북 대응'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로 추정되는 의사가 사람의 복부가 아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체에 청진기를 들이대는 만평을 게재했으며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공중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적 예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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