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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파워', 산업 지형도 바꾸나

채성오 기자VIEW 2,7112020.02.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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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소비재시장까지 '기생충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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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인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A.M.P.A.S.®,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 처음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발돋움했다. 미국에서 상영한 영화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 축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미국이 전세계 영화시장 1위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차지하는 만큼 세계적인 권위가 부여된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가 탄생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그 주인공이다. 


기생충은 시상식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총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했다. 봉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CJ ENM의 전폭적인 투자 및 바른손이앤에이의 제작 역량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쾌거다.

오스카 4관왕에 빛난 성과는 CJ ENM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이익증대를 넘어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촉매제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 소품, 음악, 문화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국내 전산업에도 ‘기생충 신드롬’이 확산될 전망이다.

◆영화산업 커진다

기생충 오스카 수상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분야는 영화산업이다. 지난 11일 현재 기생충은 202개국에 수출한 상태로 개봉국가만 62개에 달한다. 북미에서 거둔 3547만달러를 포함해 전세계 31개국 박스오피스에서 올린 매출만 1억6536만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은 그 파급력과 입소문에 힘입어 단기 매출이 급등하는 ‘오스카 범프’를 받는다. 영화 ‘그린북’도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후 1500만달러를 더 벌어들였다. 기생충의 경우 수상 직후 북미 1000여개 스크린 수준의 상영규모를 두배 가까이 늘린 한편 영국과 노르웨이 등 유럽에서 추가 개봉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생충에 투자를 지원한 기업도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배급과 투자를 맡은 CJ ENM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는 물론 우정사업본부, KDB산은캐피탈, 효성캐피탈, 하나금융투자, 아주캐피탈, 예스코홀딩스,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조합, kth 등의 기업도 기생충에 투자한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전역에서 올리는 매출은 투자지분에 따라 분배된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도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으로 한국영화 수출가격이 20~30%가량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콘텐츠제작사와의 협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킹덤’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 등 국내 제작사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생충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했다는 것은 한국콘텐츠의 유효시장이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류, 문화산업으로 확대

싸이의 ‘강남스타일’, 방탄소년단(BTS), 토트넘 핫스퍼의 손흥민 등 기존의 신한류를 이끈 주역처럼 기생충도 문화산업 전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

봉 감독은 시상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BTS의 힘과 영향력이 나보다 3000배쯤 될 것”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생충을 통한 신 문화한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영국 BBC는 기생충 수상에 대해 “한류의 물결은 글로벌 영화산업 메카인 할리우드마저 무너뜨리며 문화적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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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머니S
한류콘텐츠 전반에 대한 소비도 증가하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9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해당기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8억8000만달러 적자다. 특히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역대 가장 적은 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기생충이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인 만큼 ‘킹덤’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콘텐츠 규모에 따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 BTS가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을 때 외국인관광객과 소비재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BTS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생산유발효과 41조8600억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14조3000억원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재시장도 덩달아 들썩

소비재시장도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봉 감독이 직접 쓴 각본, 스토리보드, 인터뷰가 담긴 ‘기생충 각본집 & 스토리북 세트’는 수상소식이 전해진 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예스24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에만 1110권이 판매됐고 알라딘에서도 각본상 수상 후 6시간만에 350권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출판업계에 이어 식품업계와 골목상권도 기생충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영화 속 빈부격차의 아이러니를 표현했던 ‘채끝살 짜파구리’의 영향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판매하는 농심의 판매고가 예상된다. 농심도 ‘물 들어 올 때 노 젓자’는 분위기에 편승해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짜파구리 레시피를 공개했다. 한편 극중 ‘충숙’이 마시는 필라이트 맥주로 하이트진로의 주류 판매도 급증할 전망이다.

영화속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이 부업으로 접는 피자박스로 이름을 알린 ‘스카이피자’도 동네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스카이피자는 기생충 촬영 당시 봉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방문해 피자를 먹고 인증샷을 남긴 데다 오스카 4관왕 직후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상쇄되는 부분은 있겠으나 관광, 서비스업, 의류, 가전 소비재산업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해외시장 진출 시 국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관광 및 문화콘텐츠 개발도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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