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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중국발 리스크에 혼란 가중

채성오 기자VIEW 2,8402020.02.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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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PC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밀폐된 공간을 꺼리는 탓에 PC방을 찾는 빈도도 낮아졌다. /사진=채성오 기자


# 오후 6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평소 손님들로 북적였던 서울시내 PC방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식사시간을 넘긴 오후 8시가 돼서야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정초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밀폐된 공간을 꺼리는 탓에 PC방을 찾는 빈도도 낮아진 모습이다. 최근 PC방 손님이 줄었냐는 질문에 점주 A씨는 “신종 코로나 때문인지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긴 했다”며 “자주 보이던 단골손님도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난다”고 말했다.



중국발 리스크에 국내 게임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까지 퍼지면서 동네 상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각종 e스포츠 등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며 국내 게임업계의 해외시장 공략 계획도 차질이 빚어졌다. 2017년 3월 이후 국내 기업에 내주지 않는 판호(게임 유통 허가권)도 또 하나의 리스크로 부상했다.

◆신종코로나 확산, 영향은



신종 코로나가 무서운 기세로 퍼지면서 게임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바이러스 확산 및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기존 진행될 예정이던 행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달 6일 대만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타이베이 게임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연기됐다. 주최 측인 타이페이컴퓨터협회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올 여름으로 연기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내며 행사 연기를 알렸다.

타이페이 게임쇼는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게임 전시회로 모바일, 온라인, 콘솔, 웹, PC 패키지 등 다양한 게임이 전시된다. 미국 E3,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3대 행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중화권 게임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라비티,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기업 및 관계자들이 참가해 대만 등 중화권 시장공략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일정변경으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국내외 e스포츠 대회도 잠정 연기되거나 관중없이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달말 중국 쿤밍에서 열 예정이던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CFPL)를 잠정 연기했다. CFPL 시즌15와 CFML 시즌7 결승전도 모두 미뤄진 상태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5일 열린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을 무관중 형태로 진행했다. 펍지주식회사도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 국가대표 선발전’을 관객없이 치르기로 결정한 상태다.

e스포츠의 경우 티켓파워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만큼 무관중 행사로 진행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음달 이후 행사를 준비중인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여파가 업계의 수익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게임에 몰두하는 수요가 높아진다는 의견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해소하는 사람도 급증할 것으로 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출을 줄이고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게임을 하는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게임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당분간 PC방이나 e스포츠에 대한 수익은 줄겠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의 수익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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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안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판호 재개, 올해 넘길까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국내 기업의 중국시장 진입도 늦춰질 전망이다.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 이후 한국 게임은 중국의 외자판호(해외 기업에 내주는 유통 허가권)을 1건도 받지 못했다. 일부 게임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판호를 발급받은 사례도 있지만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계획이 알려지면서 해빙기를 기대했지만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는 시 주석 방한 후 외자판호 발급이 재개될 것을 기대했지만 신종 코로나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현지기업의 국내 진출도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 내수기업의 수익활동이 둔화되면서 해외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릴리스게임즈, 요스타, 넷이즈 등 중국 게임기업들은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거둬들였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 ‘기적의 검’, ‘명일방주’ 등 매출 톱10의 절반가량이 중국게임이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에 별도 지사 등을 설립하지 않은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만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검열과 통제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상황에서 매일 수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벌어들였다.

특히 일부게임은 SNS를 통한 저질광고로 게임산업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중국의 37게임즈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왕비의 맛’은 일본 AV배우 미카미 유아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미카미 유아의 맛을 느껴봐라’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령제한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의 특성상 과도한 마케팅을 제한해야 하지만 해외사업자로 분류돼 처벌기준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시장을 바라만 보는 한편 중국기업의 공세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판호 발급을 통해 전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산업 규모는 2308억8000만위안(약 38조원)으로 전년대비 7.7% 성장했다.

위 교수는 “신종 코로나 확산은 올 봄으로 예정된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을 지연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시킬 수 있다”며 “판호의 경우 중국 정부 상위기관인 공산당 선전국이 관할하는 상태에서 중국 최고지도자의 의지 없이 재개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1호(2019년 2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기자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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