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리츠'에 쏠린 눈… 소액투자로 건물주 되볼까

류은혁 기자VIEW 5,4442020.01.12 05:33
0

글자크기

기사 이미지
지난해 9월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리얼티 엑스포 코리아 2019'에서 관람객이 부동산 투자 매물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주말리뷰]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가 2020년에도 선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반적으로 투자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리츠는 상장된 리츠의 주가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동시에 부동산 임대수익 등 배당수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과거 수익률이 높은 대체투자(부동산·실물자산) 금융상품들은 사모펀드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했다. 사모펀드는 일정 규모의 자금을 조건으로 투자자를 비공개 모집한다. 따라서 대체투자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싶어도 일반 소액투자자들의 접근이 힘들다.

최근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센터 등 전형적인 부동산 자산은 물론 부동산 관련 재간접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기업공개(IPO)시장에 등장하면서 일반투자자도 소액으로 대체투자 등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알파리츠가 글로벌 리츠지수에 편입되는 경사를 맞은데 이어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 등 주식형 공모리츠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무려 12조5109억원에 달했다. 롯데리츠가 63.28대 1, NH프라임리츠가 317.62대 1이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소액으로 건물주 되볼까”… 리츠 ‘열풍’

글로벌경제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체투자 등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리츠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리츠는 주가가 오르면 주당 배당수익률을 낮추는 기제가 되지만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꾸준한 배당으로 ‘복리’ 효과를 낼 수 있다.

리츠 열풍은 저금리 기조 확대, 부동산시장 경색,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적 환경 요인이 컸다. 국내 단기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하면서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등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저금리 기조도 리츠 열풍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췄고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연 5% 안팎으로 예상되는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을 끌기에 충분하다.

리츠는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방식으로 부동산펀드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한 명목 회사다. 상장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지닌 리츠가 인컴형 자산(안정적인 투자처)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엔 우량 리츠의 상장과 리츠에 대한 수요 확대로 주식시장에서 리츠 주가가 급등하며 주가 차익실현 등 부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책 기대감까지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정부 소유의 우량 자산을 리츠로 공급하고 개인투자자의 세제 혜택 확대를 포함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5000만원 한도로 약 3년 동안 공모리츠나 부동산펀드, 재간접 리츠에 투자해서 얻는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 9%의 분리과세를 부과한다. 국토교통부는 배당소득세 9%의 저율 분리과세 적용 시 일반과세 대비 약 0.4%포인트, 종합과세 대비 2%포인트 정도 세후 수익률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국민들이 주택일변도의 투자에서 탈피해 다양한 부동산 투자 기회를 만들기를 원해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며 “기업은 자산 유동화의 도구로서 다양한 형태의 리츠를 설립하고 개인은 저금리 환경에서 고배당이 확정되는 리츠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빌딩 이어 주유소·해외부동산 등장, 리츠 저변 넓어질까


기사 이미지
서울 시내의 한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에서 고객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뉴스1 DB


올해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가 첫선을 보인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이 함께 매입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담은 공모리츠가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지난해 10월 매물로 나온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314개에 대해 약 1조30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 권리를 확보했다.

이 중 일부를 현대오일뱅크가 임대하기 때문에 193개만 리츠에 담길 예정이다. 이들은 올 상반기까지 거래를 완료한 뒤 해당 주유소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코람코 에너지플러스 리츠’를 만들어 상장한다는 구상이다.

총 4000억원을 공모리츠로 조달할 예정이지만 상장되는 규모는 이보다 작다. 프리IPO를 통해 먼저 기관투자가들의 지분 투자를 받고 남은 부분을 상장시키기 때문이다.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 기관은 수요예측을 통해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고 개인투자자는 공모주 청약을 하면 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리츠시장에서 주유소 리츠는 안정적 고배당과 우량 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이라며 “주유소 리츠 상장은 국내 리츠상품의 다변화와 시장 확대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준비 중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프랑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독일 등 서유럽 4개 국가의 오피스빌딩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리츠를 2020년 상반기에 상장할 계획이다. 제이알투자운용도 올해 상반기 벨기에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상장 리츠와 비교해 여전히 국내 상장 리츠는 규모, 개수 등에서 작은 편인데 정부의 규제완화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저금리 시대 높은 수익성을 비롯해 정부의 세제혜택, 리츠 규제 완화 등 건설사·신탁사의 리츠 사업 참여 증가로 인해 리츠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은혁 기자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상단으로 가기
하단 띠배너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