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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서 사라지는 '제조자 표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경은 기자VIEW 6,6552019.12.14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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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주말리뷰] 앞으로 화장품 포장지에서 제조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됩니다. 해외 화장품업체의 무단 표절을 막고 K뷰티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대책인데요.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발표한 ‘K-뷰티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에는 제조자 표기 의무 삭제 방안이 담겼습니다. 국내 제품에 제조자 정보가 노출되는 점을 해외 화장품업체가 악용해 유사품 제조를 의뢰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수출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는 방침입니다. 


화장품 판매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앞서 업계는 제조자 표기 의무 규정의 삭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죠. 해외 경쟁업체에 제조사 정보가 공개된다는 이유입니다. 


“중국에서 한국 브랜드 기술력을 너무 쉽게 카피합니다. 제조사는 1사1처방이라고 주장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공들여 내놓은 제품을 뺏기는 상황이죠. 해외 화장품의 경우 제조사 표기가 없어도 브랜드 자체를 믿고 구매하지 않나요. K뷰티도 브랜드 가치가 우선되길 바랍니다." - 화장품 판매사 관계자


하지만 화장품 제조업계의 입장은 다릅니다. 표기를 없앨 경우 판매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 인증이 되지 않은 작은 제조사에 제품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입니다. 이는 결국 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현재 화장품업계에는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가 의무화되지 않았는데요. 여기에 제조업체명까지 노출되지 않는다면 제조사 역시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유인이 약해져 오히려 K뷰티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국내 2만여개 화장품 브랜드 중 연구 및 생산시설을 갖춘 브랜드는 2000개에 불과합니다. 연구개발과 제조, 판매가 모두 전문화·분업화돼 있죠. 제조사는 이름을 걸고 제조하는데 제조시설이 없는 브랜드가 화장품을 만들 경우 책임질 수 있는지가 의문이네요. 더군다나 제조업체 표기가 삭제된다면 판매사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제조사를 선별할 가능성이 높고요. 이는 현재 수평적인 생태계가 무너지고 갑을관계가 만들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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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해당 청원은 지난 6일 오후 기준 약 4000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에 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를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이 발의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앞으로 제조원이 표시되지 않은 화장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습니다.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있지만 우리는 그 브랜드를 다 알지 못합니다. 반면 제조사가 믿을만하면 제조사를 신뢰하고 작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전한 화장품이라는 믿음으로 제품을 구매하는데 왜 있는 정보마저 삭제해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조회사는 책임있는 제조를 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고 중국산 싼 원료로 제조하거나 외국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제품이 국내 제조 화장품인 것처럼 유통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법안을 멈춰주세요.” - 청원인


하지만 정부는 제조사 표기 의무 규정을 삭제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소비자의 불안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화장품 판매에 따르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현재 판매회사에 있다는 이유죠. 제조사 표기 삭제 방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경은 기자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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