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대형 카드가맹점 수수료 올릴 수 있다

서대웅 기자 | 2018.12.03 06:51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우대구간 확대’보다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 인하’다. 사실상 대형가맹점인 500억원 구간까지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금융위의 논리 속에서 재벌기업이 거느린 ‘초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 인상 방안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그 중심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항목 중 하나인 마케팅비용의 산정방식 개선이 있다.

금융위는 내년 1월 새롭게 적용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결과를 발표하며 유독 ‘마케팅비’에 공을 들였다. 수수료 원가를 구성하는 6개 항목 가운데 마케팅비용이 원가에 반영되는 방식, 정확히는 마케팅비가 원가에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을 개선해 일반-대형가맹점 간 수수료율 역진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은 연매출 5억~10억원 가맹점(5억원 이하는 우대대상)엔 0.2%, 10억원 초과 구간엔 0.55%가 적용된다. 예컨대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출에 따라 연매출이 10억원을 초과하는 한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이 2.0%로 계산됐고 이 가운데 마케팅비용에 해당하는 수수료율이 1.0%(카드수수료율 2.0% 전체의 50%)여도 마케팅비용 분은 0.55%까지만 반영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 기준을 연매출 30억~100억원, 100억~500억원, 500억원 초과 등 3개 구간(30억원 이하는 우대대상)으로 세분화했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마케팅 혜택이 초대형가맹점에 집중되는데 일반가맹점과 같은 상한을 두는 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금융위는 설명자료에서 “매출액 규모에 따른 마케팅비용 상한 차등 적용을 통해 연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17%에서 1.95%로 낮아진다.

공교롭게도 이 대목에서 초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인상 방안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적용되는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을 대폭 올리는 것이다. 시장 논리대로라면 대형가맹점일수록 수수료율은 낮아져야 하지만 정치논리로 뒤덮인 현 카드시장에서 초대형가맹점에 적용되는 적격비용에 손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법제화로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일정비율 이하로 낮추지 못하도록 ‘수수료 하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카드노조의 주장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이다. ‘공정’과 ‘합리’는 이번에 금융위가 내건 수수료 개편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융위는 초대형가맹점의 눈치를 보는 듯하다. ‘우대구간 확대’와 더불어 이번 개편방안의 핵심인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 인하’를 설명하는 근거로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 기준 세분화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상한 수치는 자료에서도, 브리핑에서도 밝히지 않았다.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얼마만큼의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이 적용될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9호(2018년 12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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