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쇄신' 밑그림 나왔다… 연말 파격인사 예고

이한듬 기자 | 2018.11.09 14:58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12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오른쪽)과 담당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쇄신을 택했다. LG화학의 사령탑에 '혁신코드' 인물을 앉히며 연말 정기인사에서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한 것이다.

LG화학은 9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은 신 부회장 영입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혁신 기업인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고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돼 영입하게 됐다”며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이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2012년부터 6년간 회사를 이끌던 박진수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박 부회장은 77년 당시 럭키로 입사해 지금까지 42년간 근무하며 LG화학은 물론 대한민국 화학·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LG의 상징적인 경영자이다. 2012년 말부터 LG화학 CEO로 재직하며 회사를 매출액 28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며 글로벌 톱10 화학기업으로 발전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박진수 부회장의 교체를 시작으로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CEO도 줄줄이 교체될 가능성을 점친다. LG그룹은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인의 CEO가 고 구본무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을 이끄는 체제였다.

당초 구 회장이 조직의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부회장 6인의 유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실제 선택은 변화였다. 특히 LG화학 출범 이후 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예기치 못한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수혈한 점은 구 회장의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번 정기인사에서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닌 LG그룹에 변화를 일으킬만한 과감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구 회장의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도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한 전례가 있다. 구 전 회장은 취임 첫해인 1995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3명을 포함해 총 354명에 달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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