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행복특별시’ 의정부시에 사는 ‘행복하지 않은’ 시민들

의정부=김동우 기자 | 2018.10.12 11:07
기약 없는 농성…. 의정부시의 발달장애인 문제는 시장과 도지사 중 누가 해결해야 할까. 

지난 10일 의정부 시청에서는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다. 먼 거리도 아닌 지척의 거리에서 30일 동안 만나지 못하다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의정부시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건립을 요구하며 농성 <본보 9월 17일·의정부 발달장애인 부모 농성… 선 대책 vs 선 철수 '팽팽'>을 시작한 후 서로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시간만 보내다가 시청공무원과 발달장애인 부모 간에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마침내 갖게된 만남이다. 

지난달 28일, 2017년 이후 성인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역할을 해오던 아름드리카페 수탁업무가 해지되면서 시와 장애인 단체의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결국 물리적 충돌로 발달장애인 부모 2명이 쓰러져 입원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의정부시는 이일로 관련된 공무원 전원을 문책성 경질하면서 대화 창구가 열렸다.

안병용 시장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만난 자리에서 "어머님들의 요구와 눈물을 이해한다. 제가 우리 어머니 눈물을 평생 봐왔다"며 "장애인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우선적으로 노인장애인과를 만들었고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립 필요성을 도지사에게 여러 번에 걸쳐 직접 보고했다"고 전했다.

또 "공적부조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예산, 설치 장소, 운영주체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고 경기도 9개 시·군에 관련 조례가 있지만 시행된 곳은 현재 한 곳도 없다"며 "시는 먼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립을 위해 조례를 올해 안에 제정하고 두 달 안에 긴급 용역을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부모, 해밀, 꿈이있는땅,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시설대표와 공무원이 함께 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경기도와 중앙정부에도 지속적으로 정책 제안을 할 것임을 약속했다. 특히 현재 부모 연대의 농성으로 시청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시장을 믿고 조속히 농성을 해제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의정부시는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요구사항인 의정부시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 평생교육바우처 제도 도입 등 예산 지원을 위해 지난달 17일 보건복지부, 경기도, 의정부시의회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앞으로 의정부시는 조례 제정을 위해 타 지역 시설 견학과 장애인부모연대 당사자가 함께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올해 말까지 긴급용역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주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시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돌아섰다.

그 동안 안 시장이 해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안 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는 대화는 물론 발달장애 부모들의 요구사안에 필요성에 동감한다는 공식 논평을 냈다.

당시 그는 자신의 리더십 부족과 부덕으로 이번 사태를 원만하고 조기에 수습하지 못해 거듭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시민들께 양해와 협조를 부탁하고 상황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안 시장은 장애인 부모들이 요구하는 정책과 지원, 예산 등은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만큼 정부와 경기도가 결단을 내린다면 의정부시는 정책을 시행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왔었다.

이렇게 중앙정부와 경기도, 의정부시 등이 얽힌 발달장애인 문제를 시장과 도지사 중 과연 누가 해결해야 할까. 이재명 도지사가 직접 해결한 안양 연현마을 아스콘공장 이전 문제처럼 또 나서야 할까.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다. 조례를 먼저 만든 경기도 9개 시·군들이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 모든 시군에 적용돼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운 이유다.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의정부의 자체 예산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위만 바라보고 해주길 기대한다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인 것이다.

이번 문제가 결국 그동안 평탄하게 걸어 온 안 시장의 정치 인생에서 중요한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리더의 덕목을 떠올리게 된다. 리더는 문제해결을 위해 존재한다. 의정부시 사태를 보면 안 시장은 절차에 따라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리더로서 문제 해결책은 딱히 보여 주지 못 하고 있다. 매뉴얼대로 하려고만 하면 리더가 굳이 필요 없다.

시장은 행정가이기 전에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부모들은 안병용 시장이 나서 직접해결보다는 상위기관에 떠넘기려고만 한다며 책임회피로 문제를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런 의심을 거두어들이도록 할 때 비로소 농성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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