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천군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불러올 참사

연천=김동우 기자 | 2018.09.30 11:21
세계 평화의 중심,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연천군은 한탄강과 임진강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연천은 DMZ 등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준비된 관광자원이 많다. 또 한반도 평화 지형, 북한 평강에서부터 흘러내린 주상절리, 세종강무 등은 연천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기도 하다.

지금 연천군은 관광자원 활성화를 도모해 지역경제를 살려낼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이렇게 주어진 자원을 잘 활용하려면 중요한 것은 관광콘텐츠 개발이다. 

그러나 연천군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보다 투자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관광 활성화는 펜션이나 음식점을 많이 짓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천 군내는 정확한 수요 예측없이 펜션이 지나치게 많이 건립돼 앞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241회 연천군 행정감사에서 박충식 군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탄강 세계캠핑존 사업, DMZ 연천 율무화 미라클타운 조성사업, 고대산 체험마을, 고대산 자연휴양림, 임진강 평화공원조성 사업 등 군내에 지나치게 많은 펜션을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영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통해 연천군이 성수기에 일일수용가능한 인원은 4800명 정도다. 현재 야영장 유형의 캠핑장 또는 글램핑장으로 등록된 곳만 33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모텔이나 숙박업소는 제외한 숫자다.

연천군에서 운영 중인 것만 해도 한탄강댐 하류공원에 있는 연천재인폭포오토캠핑장, 한탄강 글램핑장·캐빈하우스·캐라반, 고대산 자연휴양림 등과 관내 5개의 체험마을이 있다.

또 앞으로 추가 연천군에서 짓고 있는 펜션 관련 사업은 한탄강 세계캠핑촌에 펜션 10동이 있고 캠핑장은 23동 정도가 계획돼 있다.

구석기체험숲에도 56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 등이 조성됐고 로하스파크에도 벙커형 펜션 8동과 일반 펜션 3동이 있다.

문제는 숙박시설이 이미 포화상태임에도 연천군이 임진강 레저테마파크에 110억원의 민자유치를 통해 호텔을 세울 계획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파악 없이 추진할 경우 ‘로하스파크’, ‘고대산 야구장’, ‘자유로 골프장’ 등처럼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충식 군의원은 “연천은 관광객 유치만이 연천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제안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며 사업의 타당성이 없는 중복투자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연천군은 현재 진행하는 각종 사업들이 이미 중복투자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행감에서 현재 추진 중인 HI-story 캠핑여행사업에 물놀이시설 또는 워터파크 설립이 계획됐는데 새로 추진되는 임진강평화공원 조성사업에도 워터파크 등 비슷하거나 똑같은 시설이 포함돼 행정의 안일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연천군민들은 이 같은 판단의 배경으로 연천군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전반적인 사업 디자인을 설계할 중심축이 없다는 것. 전임 군수가 추진한 사업들이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박충식 군의원은 연천군에서 시행한 대규모 투자가 되는 사업들은 군정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제도에 의해 각종 심의를 받아 적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계속 실패가 반복되는 건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뿌리 깊은 지역 공직문화가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서희정 군의원도 담당 공무원이 경쟁적으로 국비나 도비를 많이 받아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연천에서 연천의 땅과 자원을 이용해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달라는 군민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지역 공직사회는 새겨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이라도 연천군은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펜션형 숙박업소만 늘릴 게 아니라 자연환경과 지역성을 잘 활용해 자연스레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더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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