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과자도 울고 간 '신텍사태'

박기영 기자 | 2018.08.08 15:17
코스닥 상장사였던 신텍이 최종 부도 처리된 지 한달이 지났다. 신텍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라 법정관리인이 선임된 상황이다. 문제가 일단락되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신텍은 부도와 함께 상장폐지 돼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신텍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면서 8000여명의 소액주주가 최소 8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에 대한 책임소재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단순 계산으로 주주 1명당 1000만원씩 잃었다. 이 중에는 신텍을 믿고 평생 모은 소중한 목돈을 투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재무분석을 하지 않고 투자했기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고 판단한다. 옳은 지적이다. 신텍은 지난해 30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결손금도 794억원에 달하는 위기상황이었다. 이 중 지난 4월에 갚아야 할 돈만 243억원이었다. 신텍이 5년간 나눠 갚아야 할 금액이 111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음 결제일이 잔뜩 몰려 있어 어지간한 자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김명순 대표가 신텍을 인수하는 데 자금을 대준 사채업자도 약 40억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고 김 대표와 함께 신텍의 경영진으로 참여한 김유상 대표도 신텍이 사채를 빌리는데 연대보증만 서고 아무런 실익을 얻지 못했다.

김명순 대표는 굵직한 경력은 없지만 나름대로 인수합병(M&A)업계에서 20년을 보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차례의 사기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적도 있을 만큼 산전수전을 겪었다. 이들도 손실을 입었는데 정보가 부족한 소액투자자들이 이들을 믿고 사업 모멘텀을 기대했다고 비판하기는 어렵다.

김 대표는 은행과 FI(재무적 투자자, 프라임2호조합·아이스파이프)가 가혹하게 행동한 것이 부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약정서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서에 명문화된 사항으로 기업을 인수하면서 서류 확인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들의 이력과 상황을 봤을 때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다. 김 대표의 말이 진심이라면 그야말로 소액주주들에게 가혹한 사람인 셈이다.

반면 이번 사태에서 이익을 챙긴 이들도 있다. 주요주주임에도 단기매매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기고 나간 FI들이다. 이들은 8000여명의 소액주주나 신텍 경영진과 달리 운이 좋다거나 올바른 사업적 판단을 내렸다고 봐야 할까.

신텍 부도사태에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여러 취재원의 이야기를 종합해 추측만 할 뿐이다. 다만 신텍 사태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투자자의 피해가 일부라도 구제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속시원한 결말을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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