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텍 고의부도 주장 사채업자 "나도 당했다"

박기영 기자 | 2018.07.23 12:51
사진=머니S DB

신텍은 최종 부도 처리된 이후 상장폐지된 데 이어 법정관리 신청을 놓고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신텍의 채권자이자 주주임을 주장하는 사채업자 A씨와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김유상 대표, 구속된 김명순 대표 측이 부도의 책임과 앞으로의 경영권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사채업자 A씨와의 일문일답이다.

◆김명순 대표와는 어떤 사이인가
-예전부터 알던 사이다. 그와 처음 합의했던 것은 한솔홀딩스로부터 신텍 지분 36%를 인수할 때 FI(재무적 투자자)로 참가했던 아이스파이프와 프라임2호조합이 인수했던 110억원 어치 지분을 내가 인수하고 김명순 대표 인수분 9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했었다. 당시 신텍은 5% 이상 주요 주주가 없었기 때문에 한솔홀딩스로부터 넘겨받는 지분 중 절반은 장내매도해도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이 없었다. 일부 지분을 팔아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 김명순 대표 명의의 지분으로 회사를 꾸려나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김명순 대표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명동 사채 아주머니들 모임(프라임2호 조합) 등에 해당 지분을 넘기더라. 자금은 다 마련해놨는데 완전히 뒤통수 맞은 셈이다. 이 일로 지난 4월 김명수 대표를 고소하기도 했다.

◆김명순의 신텍 지분을 넘겨받아 팔았나
- 김명순 대표가 신텍 지분인수대금 90억원 중 7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나를 다시 찾아왔다. 다시는 배신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고소를 취하하고 함께 일하기로 했다. 여기서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는 김명순 대표에게 70억원을 빌려주면서 주식을 전부 담보로 잡은 것이 아니다. 김명순 대표 지분 중 절반은 매수했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만 담보를 설정한 것이다. 매수했던 신텍 주식 절반은 장내매도한 것이 맞고 차익도 남겼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의 지분은 6월 중순에서야 소유권이 넘어왔고 아직도 보유 중이다. 생각해봐라. 회사 대표(김명순)가 우호 지분이 하나도 없으면 주주총회를 열고 의결권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신텍이 부도가 날 것을 언제 알았나
-끝까지 몰랐다. 나는 부도 당일 오전 8시30분부터 은행에서 IBK은행 수표로 89억원을 가지고 대기하고 있었다. 나머지 26억원도 지인이 가져오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신텍에서 자금 차입에 대해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속이 탔다. 나는 매일 잠자기 전에 금고의 돈을 몇 번이나 세어보고 자는 사람이다. 그런데 부도날 것을 알았다면 부도 전날까지 신텍에 부도를 막으라고 돈을 빌려줬겠는가.

◆신텍에 돈을 얼마나 빌려줬나
-총 70억원 정도 빌려줬고 일부는 상환받아 현재 남은 것은 40억원 정도다. (김명순 대표가)직원 월급이 없다고 해서 빌려주고, 직원 카드값을 결제해야 한다고 해서 4~5차례에 걸쳐 빌려줬다. 부도 전날에도 경남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있다고 해서 10억원을 빌려줬다.

◆대출 금리는 얼마나 받았나
-본업이 돈 장사다 보니 비싸게 빌려줬다. 그러면 뭐하나. 원금도 받지 못했는데.
(취재 결과 A씨는 신텍에 지난 5월24일 40억원을 빌려주면서 기본이자 연 24%(법정 최고금리)에 연체금리 24%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연체 혹은 허위사실로 계약했음이 밝혀질 경우 위약금 30억원을 부담하도록 했다. 또 45억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았다. 다만 담보로 제공된 채권 중 일부는 신텍이 이미 대손 처리한 것(4억원)도 있었다.)

◆담보를 과도하게 잡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양도나 담보 같은 법정용어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 문제없이 처리했다는 말은 들었다. 매출채권의 경우 내가 이를 이용해 돈을 받으려 해도 상대방이 거절하면 끝이다. 더욱이 신텍 경영진에 이 매출 채권 가지고 자금을 구할 수 있으면 자유롭게 써서 구하라고 했다. 또 130% 수준의 담보만 제공해도 매출채권은 돌려준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 매출채권 중 일부는 이미 대손 처리된 것도 있었다. 특히 남부발전으로부터 받을 돈 280억원은 이미 3년째 소송을 벌이고 받지 못하고 있는 돈이다.

◆신텍 회생절차 신청을 반대했다고 하던데
-절대 아니다. 이번 회생절차 신청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다. 회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직원들 문제도 있고. 그러나 채권자들의 권리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해 하청업체, 거래처 등등에게 최소한의 설명만 하고 협의를 거쳤다면 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신텍 '고의부도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신텍이 한솔홀딩스로부터 팔리고 부도가 날 때까지 자금을 댄 사람은 나밖에 없다. 김유상 대표는 돈 한푼 투자하지 않았고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온다면서 돈을 못구해오면 사임하겠다더니 한푼도 못 구해왔고 사임도 안했다. 그와는 예전부터 안면이 있었다. 과거에는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맹탕인 줄은 몰랐다. 돈 한푼 안 댔던 사람이 갑자기 부도 직전에 나타나 회사를 장악했다. 부도 전날 김명순 대표가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려고 했던 것은 알고 있나? 이들이 거부했다고 들었다. 이건 이들이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말밖에 더 되느냐?

◆본인의 문제점은 없다고 보나
-현 경영진은 나를 부도덕한 사채업자라고 말한다. 사채업자는 맞기 때문에 오해를 많이 산다. 하지만 나는 사채업자 이전에 투자자이자 신텍의 주주다. 물론 회사를 직접 경영할 생각은 없다. 전문 경영인을 선임해 회사를 정상화 시키고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부도덕하지도 않다. 내가 권리를 가진 매출채권 중 6000만원 가량 들어온 것이 있었다. 그 돈은 내가 정당하게 권리를 가진 돈이었지만 3500만원으로 직원들 식대와 기름값에 쓰고 나머지 2500만원도 회사 경비로 쓰라고 했다. 이번 신텍 부도 사태로 손해를 입은 것은 8000여명의 소액주주와 나 뿐이다. 현 경영진이 보이는 행태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들의 행태다. 회사에 한푼도 투자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도가 나고 나서 갑자기 주인 행세를 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부도가 난 직후 회생신청을 했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신청 서류는 몇 시간 만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박동민 전 신텍 대표와 5월 중순부터 법정관리를 준비했다는 말도 있다. 이번 부도 사태가 잘 짜인 각본이라는 의심이 든다.

◆앞으로의 계획은
-김유상 대표 측과 원만히 협의가 된다면 좋겠지만 협의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소액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우호지분을 30%가량 확보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전문 경영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그리고 현 경영진의 현재 작태를 보고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회생신청을 철회하고 청산하는 방안도 고려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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