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 ‘DNA로 개체식별’ 어때요?

이학범 수의사(데일리벳 발행인) | 2017.10.29 07:05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의무 적용했다. 3개월령 이상 된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동물등록률은 답보상태다. 지금까지 등록된 총 개체는 107만7000마리에 불과하다.

현행 동물등록제의 문제는 ▲등록대상 동물수를 정확하게 모르는 점 ▲등록 후 사망개체 파악이 안되는 점 ▲외장형 동물등록을 여전히 허용하는 점 등이다. 특히 외장형은 임의로 제거하기 쉽고 분실될 확률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내장형 마이크로 칩이 현재 유일하게 실효성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내장형 등록방법도 만족스럽지 않다.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커서다. 이런 인식 때문에 ‘비침습적인 새로운 동물등록방법’을 분석해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산업 육성 세부대책’을 발표하면서 비문인식, 홍채인식, DNA 등 개체인식 신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화된 방법은 없다.

다만 DNA 개체식별의 경우 민간업체 4~5곳이 기술개발을 끝내고 상용화한 상태다. 주로 유전질환검사나 친자확인을 위해 DNA검사를 하는데 가격이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으로 비싸다. 그러나 업체 측에 따르면 단순히 개체식별을 위해 반려견의 고유 DNA만 검사할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동물등록제 홍보를 위해 매년 수억원이 쓰이지만 지난해 유실·유기된 반려견은 무려 6만3602마리에 달한다. 따라서 등록대상동물이 분양·판매될 때 DNA검사를 의무화하고 그 개체가 가진 유전질병에 대한 정보와 개체 고유의 DNA번호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개체 고유의 DNA번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뀔 일이 없고 손상되거나 변경될 일도 없다. 분실될 가능성도 당연히 없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서 DNA번호를 관리하면 별도 동물등록 없이 자동으로 동물 개체구별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동물을 등록할 때 소요되는 비용(등록수수료·등록대행수수료)도 절약된다.

이와 함께 유전병 검사도 이뤄지므로 분양 후 분쟁을 줄일 수 있고 해당 질병에 대한 예방도 가능하다. 물론 DNA검사가 만능이라는 것은 아니다. 검사 비용이 적지 않고 2~3일이 소요되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내장형 마이크로칩 일원화’가 가장 중요하다. 부작용 우려가 있지만 동물등록제 홍보를 위해 매년 수억원을 써야 한다면 이미 상용화된 DNA 개체식별 방법을 이용해보자는 말이다. 최소한 DNA 개체식별 방법이 실용적인지 혹은 비용 대비 효율적인지에 대한 연구라도 해보면 어떨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511호(2017년 10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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