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중금리대출'에 인색한 카뱅·케이뱅

이남의 기자 | 2017.09.10 06:46
카카오뱅크/사진=뉴시스DB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빠르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로 흥행돌풍을 이어가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중금리대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당시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 판매 확대를 선포했으나 대출 대다수가 고신용자에 쏠린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1~3등급 신용대출 67%

카카오뱅크의 대출실적을 보면 고신용자의 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8월 기준 고신용자(CB사 신용등급 기준 1~3등급)의 대출 건수는 전체의 66.7%, 금액 기준으로는 89.3%를 차지했다. 중저신용자(4~8등급)의 대출건수와 대출금액 비중은 각각 33.3%, 10.7%에 그쳤다.

케이뱅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8월 기준 케이뱅크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59%로 1~2등급에 3.61%, 3~4등급 5.66%, 5~6등급 7.04%, 7~8등급 8.89%를 적용했다.

중저신용자인 5등급 이하 신용대출 금리가 7% 대로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6.43%), NH농협은행(5.24%), 신한은행(4.58%), 우리은행(6.33%)과 비교해도 최대 연 2%포인트 이상 높다.

정작 낮은금리는 신용등급 1~3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에게 돌아가고 중저신용자에겐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는 매기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할 때 중금리대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저금리로 판매되는 대출을 고신용자에 국한시켰다”며 “영업초기 연체율 관리로 신용등급이 우량한 대출판매에 몰두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나 기존 시중은행과 고신용자 대출시장을 나눠먹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모델 한계, 중신용자 지원 어려울 듯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신용자 고객의 신용을 평가할 자체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이 사용하는 NICE평가정보·KCB 등 개인신용정보조회회사(CB)의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시중은행과 대출판매에 차별화를 두기 어렵다.

케이뱅크는 자체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해 대출판매에 나서고 있으나 모델을 정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동통신회사인 KT가 주요 주주로 자리한 만큼 통신비뿐 아니라 결제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중신용자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신용평가모델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설립 초기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금리와 수수료 조건을 강조하다가 부실대출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과 여신영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빠르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보다 고객들의 부실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신용평가모델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인터넷은행은 IT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기준으로 중금리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혁신적인 대출상품 출시는 물론 중저신용자의 대출지원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2014년 설립한 위뱅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등급을 결정한다. 온라인메신저 QQ와 위챗을 활용해 고객의 로그인 시간, 가상계좌 자산, 온라인 구매내역 등을 확인하고 정교한 여신심사를 거쳐 중저신용자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이 사용 중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같이 사용하지만 앞으로 데이터가 쌓이면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우량 고객 중에서도 등급을 재평가해 우대금리로 대출 받은 차주가 늘어났다”며 “주주로 참여한 KG이니시스, 다날 등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의 인터넷결제 정보도 신용평가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좀 더 정교화된 신용평가모델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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