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제약업계의 '영업 돌파구'

허주열 기자 | 2017.09.03 07:00

리베이트 수사·처벌 강화와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제약사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신약은 거의 없고 제네릭(복제약) 비중이 큰 국내 대다수 제약사는 관행처럼 해왔던 리베이트 영업에 제동이 걸리며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리베이트 영업 제동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판매대행업체)로의 전환 증가다. 특정지역에서 오래 근무하며 확고한 본인만의 영업구좌를 다수 확보한 영업사원의 경우 회사를 나와 영업제약이 덜한 개인사업자인 CSO로 변신해 영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970년대 후반 유럽에서 태동한 CSO는 1990년대 후반까지는 신제품 출시를 대비한 일시적인 영업사원 지원 등 보조적인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이후 대규모 CSO가 출현하면서 영업사원의 수뿐만 아니라 서비스 범위도 넓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규모와 체계를 갖춘 CSO는 유디스인터내셔날, 에스메디 등 손꼽을 정도다. 대부분은 제약사 영업맨 출신이 설립한 1인 사업체들이다.


일부 중소형제약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리베이트 제공 부담이 덜한 CSO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자사 직원을 내보내 CSO사업자로 만든 뒤 자사 제품의 영업을 맡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가 CSO에 지급한 수수료는 영업비밀에 속하는 사항이라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지만 한국콜마, 대웅바이오,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CSO 영업위탁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을 CSO에 맡기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며 “일부 제약사는 리베이트 규제·처벌이 강화되며 CSO나 도매상에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고 우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제약사 영업사원 중에서는 영업환경이 나빠졌음에도 실적 압박은 여전해 견디지 못하고 이직을 선택하거나 1인 CSO를 설립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10여개 이상의 중상위 제약사가 영업사원을 추가로 채용하기도 했다. 

◆“영업 패러다임 바꿔야”

상위제약사 한 경력직 영업사원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CSO로 가는 영업사원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늘었다”며 “다년간 영업사원으로 활동하며 거래처 관리를 탄탄하게 한 이들은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나와 1인 CSO를 설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의 대상인 의·약사들도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되며 아예 만남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신규 판매처 개척은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일부 병·의원에선 CSO를 설립하면 거래를 이어가겠다고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내년 회계연도부터는 제약사가 CSO를 통해 의·약사에게 지급한 경제적 이익도 보고대상으로 의무화돼 CSO 활용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제약사 한 임원은 “리베이트, CSO를 활용한 변칙 영업은 이제 전망이 없다”며 “기존 의사·약사 대면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환자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영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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