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 고래처럼 강아지도 춤추게 하는 것

이학범 수의사(데일리벳 발행인) | 2017.08.27 07:20

/사진=이미지투데이

반려동물을 교육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힘든 게 처벌이다. 처벌은 혼내는 방식에 따라 효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여러모로 주의하고 신경써야 할 점이 많다. 따라서 웬만하면 처벌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반려동물에 대한 처벌이 좋은 효과를 내려면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매번 동일한 강도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가능한 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설프게 혼낼 경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처벌은 반드시 특정행동을 하는 순간에만 이뤄져야 한다. 이를테면 주인이 외출한 사이 강아지가 침대에 소변을 쌌다고 가정하자. 많은 보호자가 강아지를 침대로 데려가서 소변을 싼 곳을 가리키며 혼을 낸다. 그러면 그 당시에는 강아지가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왜 혼나는지 이유를 모른다. 단지 주인이 화를 내므로 위축된 것뿐이다. 만약 다음에도 똑같은 잘못을 했는데 혼내지 않는다면 교육효과가 반감된다.

반려견의 짖는 행동을 고치고 싶어서 혼냈는데 하필이면 다 짖고 난 뒤였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짖다가 멈춘 행동 때문에 혼난 줄 알고 계속 더 크게 짖을 수도 있다.

또한 처벌은 충분히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 강아지의 짖는 행동을 고치기 위해서 “짖지마”라고 혼냈다면 한번은 멈출 수 있다. 그런데 강아지가 다시 짖기 시작한다면 너무 약한 수준의 처벌을 준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반려동물에게 면역이 생겨서 다음번에는 아무리 “짖지마”라고 혼내도 들을 가능성이 낮다.

처벌의 부작용도 크다. 너무 강한 처벌로 인해 반려동물에게 정신적·육체적 손상을 주는 경우가 있다. 초크체인은 반려견의 짖는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목에 채우는 사슬 목걸이인데 잘못 사용하면 개의 기도와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초크체인을 사용했다가 강아지가 주인을 두려워하게 돼 심하게 혼만 내도 피하거나 꼬리를 내리는 등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심지어 심한 처벌은 동물의 잠재된 공격성을 일깨워 주인을 공격하는 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교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과 보상이다.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나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을 때 간식을 주면서 칭찬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예컨대 반려동물이 주인의 ‘앉아’나 ‘기다려’ 등의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면 간식을 주면서 보상하고 칭찬하는 것이다.

때로는 반려동물의 잘못된 행동을 무시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다. 주인이 집에 들어왔을 때 강아지가 심하게 짖는 행동을 고치고 싶다면 “짖지마”라고 하기보다 아예 그 행동을 무시해버리는 게 좋다. “짖지마”라는 말 자체가 반려견에게는 ‘주인이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인식돼 짖는 행동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반려동물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고 싶다면 그 순간 강한 처벌을 통해 규칙적으로 혼을 내야 하지만 이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기억하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502호(2017년 8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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